일찍이 들으니 월나라 미녀 그 고운 용모로
약야계(若耶溪)의 연꽃 배는 한때를 빛나게 했네
서시가 천하일색이라 말하지만 마시게
서시보다 나은 미인이 또 있다는 걸 알아야 하네
曾聞越女美容姿
蓮舸耶溪耀一時
莫道西施天下色
須知亦有勝西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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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향기 산들산들 꽃이 반짝 나 있는데
우곡과 예상(당 악곡명)을 특별히 자랑하네
광한궁의 맑고 시원한 기운 가까이 얻었으니
그 이름 월중아(月中娥)인 줄 알았네
桂香冉冉賁生華
羽曲霓裳特地姱
逼得廣寒淸爽氣
知渠名是月中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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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향기 물신 가시 달린 가지에 붙었는데
군자의 의란조(猗蘭操-공자가 스스로 때를 만나지 못함을 한탄하며 읊었다는 곡조)로 초사를 노래했네
생각지 못하여 뒷방 애교 있게 질투하는 천성으로
유한한 것 또한 난초보다 나은 이가 있을 줄을
淸香馥馥着荊枝
君子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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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꽃 길가의 버들 역정(驛亭)에 핀 꽃 매화는
송이채로 꺾고 가지 휘어잡기 몇 번이나 하였던가
사람 복 네가 곧잘 말할 수 있어 가상하여
아담한 화장에 새 상투하고 그대를 위해 여기 왔네
墻花路柳驛亭梅
折朶攀條幾度回
嘉爾對人能有語
靚粧新髻爲君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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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많은 점 날려 정녕 사람 근심하게 하고
병이 많다고 술 마심을 싫어하지 마라
소능(少陵)의 좋은 말 없는 걸 내가 꾸짖어서
한번도 곡강(曲江-당나라 장안에 있는 못)의 봄에 상대하질 않았네
風飄萬點政愁人
莫厭傷多酒入唇
我罵少陵無好語
不曾相對曲江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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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집어 들고 바늘로 두 눈썹 다듬는데
반은 질투와 애교요, 반은 어리석음 일세
우연히 한번 찡그린 걸(서시가 가슴이 아파서 가슴을 만지며 찌푸렸더니 더 예뻐 보였다는 고사) 모두들 그걸 본받으려 하니 하물며 베개에 기대어 웃는 서시를 봄이라
針拈鏡釰整雙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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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와 분 안 발라도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데
애교 많아 웃으면서 나무라는 소리 견디어 듣겠는가
가장 사랑스러움은 자다 깨어 시녀(侍女)가 시축할 때라
이제야 아름다운 모습은 하늘이 낸 것을 알겠네.
不施脂粉媚人情
堪聽嬌多笑罵聲
最愛睡覺扶侍女
方知美態自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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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 적삼 바람이 헤쳐 향긋한 살결 드러내고
창 앞에 수놓을 때가 정말 사랑 할 만하네
수놓다가 피곤해 바늘 멈추고 하품 한 뒤
양양 노래하는 이 바로 현산아(峴山兒)일세
羅衫風擺露香肌
堪愛窓前刺繡時
繡倦針停伸欠後
襄陽歌者峴山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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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넋 묘한 뼈대로 새로운 화장 싫어함은
하늘이 준 정신이 혜명(慧命)하고 씩씩하여서라
사람들은 봄바람의 복사꽃 오얏꽃 곱다하지만
하얀 눈 속의 옥매(玉梅)는 향기가 보기 어려워서 일세
淸魂妙骨厭新粧
天與精神慧且莊
人道春風桃李艶
難看冒雪玉梅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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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구름과 저녁 비는 모두 다 상사(相思)의 정
몇 번이나 양왕(襄王)이 꿈 속을 의심했던가
우선 기쁨은 아주 궁색한 이가 이제는 인색하지 않아
인간에게도 우연히 현산아(峴山兒)를 보는 걸세
朝雲暮雨摠相思
幾度襄王夢裏疑
且喜大慳今不悋
人間偶見幌山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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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보고 말없이 금비녀만 다듬는데
애교가 시름에 찡그리듯 질투하며 흐느끼네
말한다. 아가씨야 한 번의 웃음 아끼지 마라
봄빛도 머지않아 티끌과 진흙에 더럽혀지리라
對人無語整金笄
嬌似愁皺妬似啼
報道娘無惜一笑
韶華不久涴塵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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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일찍 떠나 양양에 도착하니
천고의 풍류가 차례로 정이 생기네
꽃 밭 속에 우연히 들어가 한 송이 꽃을 보니
방긋 웃으려 하는데 갖은 아양 생겨나네
江陵朝發到襄陽
千古風流取次情
偶入花叢看一朶
嫣然欲笑百媚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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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의 두견새가 마음을 다해 우는데
밤에 난간에 기대어 대제사(大堤詞-樂府 淸商曲의이름)를 부르네
마루에 비추는 것은 오직 배꽃에 달이 있네
나같이 노는 이 번민토록 혼란스럽네
巫山蜀魄盡情啼
夜倚闌干唱大堤
映軒唯有梨花月
惱我遊人特地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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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어떤 물건이 사람의 마음에 합당할까
광주리에 가득한 황금 다투며 사랑도 깊네
어찌 담장 안 요염한 꽃송이 엿보는 것만 하겠는가
말없이 서로 대하니 천금보다 좋구나
人間底物當人心
滿籯黃金競愛深
爭似窺墻夭艶朶
不言相對勝千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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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신선에 들어 미인 등급을 매기는데
선녀들 저마다 속된 티끌 모양 넘었네
세상 사람들아 선녀 좋다 말하지 마라
이제 허망한 세상의 배꽃이 옥진(玉眞)보다 좋구나
曾入仙曹課美人
仙姝箇箇透凡塵
世間莫道仙姝好
今見浮黎勝玉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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