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에 수레 타고 성 동쪽으로 나가
예배 보려고 절에 이르렀네
푸르른 그림자는 많은 산에 낀 안개에 스치고
맑은 벽제소리 만학 골짜기 바람으로 전하네
淸秋命駕出城東
爲禮金山到梵宮
翠華影拂千山霧
淸蹕聲傳萬壑風
『東國輿地勝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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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無盡)한 눈과 무진한 팔로 무량(無量), 미진(微塵)이 세계에 기틀을 나타내시며, 상 (想)에도 머물지 않고 공(空)에도 머물지 않으면서, 온갖 물건, 온갖 생물에게 감응을 보 이시는 관음보살의 그림을 그린 소상(塑像)을 우러러보며, 의지하는 마음 진실로 간절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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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두루 통하는 경지에 계셔 太聖圓通境
바닷가 봉우리에 계셨다고 하네 曾聞海上峰
은혜는 감로주와 같이 윤택하고 恩同甘露潤
향은 임금께서 내리신 조서 있네 香有紫泥封
사람에 따라 그 모습 늘 나타난다지만 隨類身常現
얽히고 혼란한 눈으로 만나지 못해 纏迷眼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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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關東)은 산수가 기이하고 수려한데 양양(襄陽)이 그 속에 들어 있으니, 그 빼어난 정신과 맑은 기운이 반드시 헛되이 축적함이 없다. 백여 년 동안에 기이한 재주와 덕을 품은 선비가 이 고을에 나서 인륜(人倫)을 상서롭게 한 자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으니 이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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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겹겹, 산은 첩첩, 관동의 뛰어난 경치
푸른 휘장 붉은 장막에 둘러싸인 병마영주
옥대 띠고 일산 기울이며 검은 창 붉은 깃발 늘어진 모래사장으로
아. 순찰하는 광경이 그 어떠합니까
이 지방 백성들이 의를 기리는 풍속 따르네
아. 임금의 교화와 중흥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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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길 오른 걸음 앞서가기 도모하지 않고
이 누각에 오간지 벌써 두해 되었네
난간 덮은 대숲에는 서늘한 기운이 일어나고
문을 가린 용나무는 푸른 연기 흔드네
백성 일 두루 보며 내 나라 걱정하니
헛되이 임금 은혜 저버려 하늘에 부끄럽네
졸렬한 계책 아직 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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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의 온갖 물건 부잣집 대문으로 들어와도
산수는 긴긴 세월 한 마을에 달려 있네
외딴 섬 구름이 가로막아 옆은 아득하고
조그만 돛단배 달고 함께 황혼에 지네
기러기 하늘 높이 날아가니 화살이 어찌 생각이 나며
고래가 창파를 마시고 배도 삼킬 만 하네
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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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 거울처럼 맑고 平湖鏡面澄
푸른 물결 엉겨 흐르지 않네 滄波凝不流
놀잇배를 가는 대로 놓아두니 蘭舟縱所如
둥실둥실 떠 갈매기 따라가네 泛泛隨輕鷗
호연한 기상 맑은 흥취 일어 浩然發淸興
물결 거슬러 깊고 그윽한 데로 들어가네 泝洄入深幽
붉은 벼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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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북으로 가다 영랑호에서 배를 띄우고
(北行泛永郎湖)
저문 구름 반쯤 걷혀 산은 한 폭의 그림
가을비가 새로 개이니 물결 절로 일렁이네
이곳에 다시 오기 약속하기 어려워
배 띄워 다시 듣는 한 곡조 노랫소리
暮雲半卷山如畵
秋雨新晴水自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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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으로 가는 길에 오래 머물러
이년동안 관동을 싫도록 유람했네
원수대 앞 호수에 달 가득하면
그대와 차가운 밤 꽃배 띄우리라
朝天路上肯遲留
二載關東己倦遊
元帥臺前湖月滿
與君寒夜泛蘭舟
『謹齋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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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 머나먼 관동을 오마로 가면서
아름다운 곳 만날 때 마다 머물렀네
양주 객사를 갑자기 지나쳤던 것은
바빠서였지 명예를 좋아한 것 아니었소
千里關東五馬行
毎逢佳處便留情
襄州客舍瞥然過
只爲忽忙非好名
『雙梅堂先生集』
이첨(충목왕 1년,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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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운정에 걸린 가정의 시운에 차운하며
(次祥雲亭稼亭詩韻)
바닷가에 신선과 회합하는 일 어려우니
고달픈 이 인생 말위를 뜨지 못하네
이제서야 비로소 강릉을 향해 가면서
절경 많은 누대들을 차례로 보노라
海上神仙會合難
勞生祗自不離鞍
如今試向江陵去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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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에서 유지별감(죄인을 특사하는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는 별감)
김균에게 시를 지어 줌
(襄州贈宥旨別監金梱)
임금의 특사령이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성상의 덕은 동해 물처럼 헤아리기 어렵네
천리 길 수레 타고 돌아가 복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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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시켰던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은 전에 없던 일로
부서진 기와에 천경년(天慶年)이 적혀 있네
동우(棟宇)는 벌써 전성할 때와 같고
민가에는 다시 태평한 연월(煙月)이 있네
처마에 가득한 가을 기운은 산이 좌석을 둘렀고
언덕을 격한 물결 소리는 파도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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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축(안씨 성을 가진 재상 즉, 안축)은 황학의 달을 보고 맑은 회포 풀었는데
나는 흰 물새 떠 있는 물결보고 가던 길 멈추었다오
이곳 다시 오기 참으로 어려워
허전한 마음 품고 관동의 노래 한 고조 듣는다오
安相淸懷黃鶴月
李生行止白鷗波
重來此地誠難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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