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파도는 봄에 절을 뒤흔들고 海濤春動寺
소나무 위의 달이 승려들을 엿보네 松月夜窺僧
읊조리는 글소리에 바람이 일어 嘯引長風發
지금 세상인은 기운을 더하네 今人氣益增
고요한 밤 달빛은 배나무에 비꼈고 夜寂梨橫月
빈 창에는 나그네 승려와 마주 앉네 窓虛客對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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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호수 평활하여 거울 같고
설악의 맑은 봉은 병풍처럼 둘렀네
신선이 간지 천년이지만 소식이 없고
허공의 조각달만 푸른 파도비치네
平湖淨色明如鏡
雪岳晴峰擁作屏
笙鶴千年消息斷
空留片日照滄濤
『강원의 詩文』
이몽규(李夢奎, 1519~15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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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절을 찾으니 등불 이백이 달려 있고
잠시나마 한가한 맛 산승에 즐기네
창밖의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고
벽에 걸린 시문들은 한결 돋보이네
古寺來懸二百燈
暫時閑味適山僧
軒窓勝絕眞堪愛
滿壁留詩價倍增
『金剛山詩集』下篇
심수경(중종 11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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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사이 돌절구 기이한 자취 찾는데 岩間石臼尋奇跡
신선들 어느 해 이곳에서 노닐까 仙子何年此地遊
『江原道誌』
강원도지에 의하면 동암구는 죽도 동쪽의 둥근 돌은 흔들면 구르는데 돌 가운데가 갈려서 절구처럼 움푹 파였다. 세상에 전하기를 “마모가 다하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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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안개의 누각은 끝이 없는데
흰 구름 낀 창가에 아득한 하늘
뗏목 타고 오는 사람 보이지 않고
누선은 어디 떳는지 알 수가 없네
靑靑霧閣三千丈
白白雲窓萬里天
望望乘槎人不見
不知何處泛樓船
「金剛山詩集』下篇
양사언(중종 12년, 15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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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산 티끌에 휩쓸려 분주히 달리니 塵漲蹄輪忙裏走
주색에 미친 마음 밤낮이 없네 心狂酒色夜中行
어찌 타락한 모습으로 누우리오 豈如破衲蒙頭臥
동창에는 바다의 새해가 뜨는구나 直至東窓海日生
『金剛山詩集』下篇
휴정(중종 15년, 1520년~선조 37년,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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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의 기이한 절경은 맑은 새벽에
지금 산승이 말을 들으니 마음을 움직이네
만 리의 붉은 물결 푸른 물에 지고
온갖 신령들이 새롭게 뜨는 해를 돕는구나
洛山奇勝在淸晨
今聽山僧語動人
萬里赤波漫碧落
百靈扶出火輪新
『金剛山詩集』下篇
박순(중종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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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경은 넓이의 단위)의 맑은 호수 거울같이 고요해
조각배에 흥취 싣고 달밤에 뱃놀이 하네
당시 놀던 자취 사라졌건만
어찌 구구하게 영랑호라 이름하였는가
百頃淸湖鏡平面
扁舟載興泛空明
當時只擬遊踪秘
饒舌何人强揭名
구사맹(중종 26년, 1531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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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높이 걸린 등불은 밝고
방석에 한가롭게 참선하는 스님이 앉았네
하룻저녁 속되지 않는 이야기 도리어 무뢰하고
천리 밖 어버이 생각만 더 하네
蓮榻高懸照佛燈
蒲團閑坐入禪僧
一宵淸話還無賴
千里思親恨轉增
비단 같은 물결에 등불 같은 달빛 속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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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하늘가 달이 질 무렵에
만경창파 갑자기 붉은빛 번쩍이네
꿈틀거리는 온갖 괴물들 불을 머금고
밝은 달을 황도 가운데 전송하누나
玉宇迢迢落月東
滄波萬頃忽飜紅
蜿蜿百怪皆銜火
送出金輪黃道中
『金剛山詩集』下篇
최립(중종 34년, 1539년~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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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에 거주하는 승려 창운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기에 그의 시권 속의 시에 차운하며
(洛山住僧昌雲來謁爲次卷中韻)
아침 비 잠깐 개었다가 저녁에 다시 부슬부슬
들쭉날쭉 송죽의 서늘함 아예 압도해 버리누나
시원한 마루에 산사람이 또 와서 얘기하니
삼복더위 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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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차운하다. 창운은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지금 종백(宗伯) 박응소(朴應邵)의 글을 얻어 가지고 와서
(又雲不曾相識 今得朴宗伯應邵書來)
시권에 새 시 얻는 일이 세상에 어디 쉽겠냐만袖卷求詩不世情
올려놓은 의자 내려 평생의 벗처럼 대하노라懸床爲下似平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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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의 바다 해 기막히단 말은 전에 들었다만
중추의 둥근달 보려면 일 년을 꼬박 기다려야 하네
바로 이때 이곳에서 모진 비를 만나다니
나의 영동 시를 천공이 방해를 하네
樓觀海日昔聞奇
月得中秋一歲期
此地此時逢苦雨
天公停我嶺東詩
『簡易文集』卷之八,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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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이 신하 대죄하던 곳
대동강 동쪽 외진 마을이었지
당시 풍파가 창졸간에 일어나
화란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죽음 못 면하리라 다들 말했지만
성상께서 통촉하시리 나는 믿었네
하해 같은 은혜로 목숨 보전하여
孤臣昔竢罪
浿水東村僻
風波起倉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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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꿈같이 낙산사에서 신선처럼 노니
하늘 끝에 은은히 저녁 종소리 들리네
늦가을 여기 온 것은 나는 한하네
달빛아래 배꽃을 볼 수 없기에
一夢仙遊豈化城
雲端隱隱暮鐘聲
我行恨値秋風晚
不見梨花夜月明
풍경소리 맑게 들리는 등불 아래
고요히 참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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