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 숲 기슭 모두 울창하여
구름에 걸린 나무 침침하고 바다는 어둡네
감우(낙산사)에 홀연히 청정세계 열리고
부처님 미간에 나는 빛 대자비로 감쌌네
고기잡이 금하니 백성들 살길 없고
길가는 역졸은 먼 길 달리기 고달프다
애오라지 산나물과 다과(茶菓)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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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의 스님 해초(海超)가
우리 문중에 출입한 지가 오래되었는데
하루는 부처에게 공양할 것을 요구하니
유본(有本)이 방에 있다가 말하기를
洛山寺僧海超出入吾門己久一日來求供佛之具有本在房日
높은 집에 단청을 칠하고
나무에 진흙을 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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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에서 남쪽으로 수 리 떨어진 길가에
돌이 서 있는데 항간에서 전하기를
옛날에 한 암행어사(安廉)가 주지(州妓)를 몹시 사랑하다가
이별하게 되자 시를 지어 돌에 제하기를
襄陽南數里 有潟立路旁 諺 傳昔一按廉酷愛州妓臨遞别妓作詩題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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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했던 만물이 근본으로 돌아가니
지는 해는 맑은 경치 펼쳤네
바람이 불어 맑은 거문고 울리고
높은 산 뾰쪽한데 맑고 흰 달이 작구나
芸芸物歸根
落日展淸眺
風進淨琴張
山尖白月小
『秋江先生文集』卷之三,詩
남효온(1454~1492년)의 본관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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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의 집들 나무껍질로 지붕 덮고
소금 굽는 장막에는 흰 연기 오르네
푸르디푸른 빛은 동해의 바닷물이요
연분홍 고운 빛은 서안에 핀 꽃이네
둘러선 바위에는 해달이 울고
저무는 길에 명사십리는 메아리 치네
산봉우리들 푸름이 다하지 않는데
만 겹의 산이 눈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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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에 에워싸인 낙산사
어제 저녁 홀연히 투숙했네
주지인 지둔스님의 승려들이
손님 맞아 갖가지 음식 마련했네
내뱉는 말씀 내 게으름 일깨우니
맑은 서리 가을 하늘에 걸린 듯
새벽 종소리 깊이 반성하게 하더니
새벽빛이 벌써 누각에 밝았구나
靑纏洛山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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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호로 떠도는 나그네
그대는 불제자의 스승이라오
푸른 등불 한밤중에 밝히고
약속대로 불교교리를 말씀하시네
창밖은 기암절벽이고
뜰 앞에는 잣나무 제격이라
탕휴가 내 시심 일으켜
미소 지으며 시 지으라 하네
我是江湖客
君爲釋者師
靑燈明半夜
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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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가다 만난 한 줄기 개울물 山行一流水
굽이돌아 여러 번 산하를 건넜네 曲折跋涉屢
시냇물 맑아 어지러운 돌 희고 川明亂石白
날씨가 흐려서 하늘높이 부는 바람 노하네 日陰天風怒
황혼에 차가운 달 높이 뜨고 黃昏寒月高
온갖 나무에 가을비 머물렀네 萬樹逗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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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현 유사군에게 받들어 화답하며
(奉和翼山見柳使君)
관동지방에서 아름다운 곳은 양주를 말하니
더구나 백성 순박하고 풍년까지 들었음에랴
영각의 금서를 보니 참으로 어진 태수요
바닷가의 부절은 바로 옛날의 제후라네
남 따라 굳이 안렴사를 높일 것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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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經術)하는 선비는 문장에는 졸렬하며, 문장을 하는 선비는 학문에는 어둡다고 세 상 사람은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볼 때에는 그렇지 않다. 문장이란 것이 경술에서 나오는 것이니 경술은 곧 문장의 기초다.
이를 풀이나 나무에 비유한다면 뿌리가 없이 가지가 무성하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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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답답함을 유공회에게 보여주며
(山中悶甚示柳公薈)
객관에서 무료하여 술에 취해보니
예쁜 꽃 한 송이가 좋은 향길 풍기누나
사내들 곳곳마다 풍류 벌어지니
날마다 고당(이름난 기생)과 채색 구름 꿈꾸네
客館無聊酒半醺
好花日朶吐奇芬
男兒到處風流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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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노장(老丈)의 방 좌하(座下에서
(洛山丈室座下) 5수
바다 위 푸른 봉우리 바다 속을 비추니
고승이 편히 앉아 자단(紫檀),침향(沉香)을 피우네
열반(涅槃)을 강의하는 곳엔 모진 돌도 신통해 지고
찰리(왕족)가 교차될 때 도관(道觀)도 회복되네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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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에서 선 대사에게 주며
(洛山寺贈禪上人)3首.
한번 보니 깨끗한 그 태도는 옛 친구 같은데
모습을 사모한 지 벌써 오래 되었네
절조(節操) 크기는 높은 소나무와 대나무 모양
몸가짐 밝고 높아 난새, 학의 의표 이네
고요한 참선 의자에서 창해의 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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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비녀 옥 같은 얼굴이 비단장막 비추니
분과 땀이 향에 엉켜 살짝 옷이 퇴색했네
일부러 짓는 애교와 질투 찡그리는 태도
옆사람 잘못 알고 웃는 양귀비라 말하네
金釵玉面照羅幃
粉汗凝香細褪衣
故作妬嬌颦蹙態
傍人錯道笑楊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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엷은 화장 짙게 꾸미기 애써 금하기 어려운데
거문고 다루며 몇 번이나 마음 조심하였네
거문고 다루면 얻을 거라 이르지 말라
복사꽃처럼 방긋 웃는데 천금 가치 있네
淡粧濃冶苦難禁
挑得焦桐幾調心
莫謂焦桐得挑得
如桃嫣爾笑千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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