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낙산 노장(老丈)의 방 좌하(座下에서 /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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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노장(老丈)의 방 좌하(座下에서
(洛山丈室座下) 5수
바다 위 푸른 봉우리 바다 속을 비추니
고승이 편히 앉아 자단(紫檀),침향(沉香)을 피우네
열반(涅槃)을 강의하는 곳엔 모진 돌도 신통해 지고
찰리(왕족)가 교차될 때 도관(道觀)도 회복되네
나 인연 있어 법석(法席)에 참예한 것 기뻐하고
대사 추하게 아니 보아 불설(佛說) 들려주셔 감사하네
멀리서 사알룡(裟謁龍) 와서 들으니 알겠고
제일 화엄경 말끝마다 금이 나온다네
海上靑峰映海心
高僧宴坐䕭檀沈
涅槃講處神頑石
刹利交時復道林
喜我有綠參法席
感師不鄙唯圓音
遙知娑謁龍來聽
第一華嚴口口金
선사는 숭고하고 기략과 말을 잘하여
일찍이 제사(提裟)의 육상종(六相宗)을 논파했네
명월과 청풍은 함께 하기 어렵고
높은 산 흐르는 물에는 만나는 사람 적구나
창에 반쯤 가린 푸른 대에 우수수 빗소리요
뜰에 가득 누런 꽃 아래 귀뚜라미 소리
만일 서쪽에서 온 뜻 분명히 묻는다면 (달마가 서쪽에서 중국으로 온 뜻을 물음)
두루 끄집어내 사람의 마음을 탁 트이게 함도 무방하리
禪師高峻有機鋒
曾破提娑六相宗
明月淸風難共友
高山流水少人逢
半窓翠竹蕭蕭雨
滿切黃花晣晣蛬
若問西來端的意
不妨拈出豁人胸
현각스님 고귀한 가문 세상에선 둘도 없는데
그 다 버리고 여러 해 동안 말 복잡한 것 배웠네
보타산 그 앞에는 사나운 호랑이 엎드렸고
사바 바다 그 가에는 독룡이 항복했네
미투리에 대 지팡인 선사의 사는 방도요
불경과 향로 이 둘은 계율의 표당(깃발)일세
장로님의 마음 근본을 사람들은 아는가
바퀴 같은 달이 소나무 창에 비추네
永嘉右族世無雙
抛累年來學語哤
寶陀山前獰虎伏
薩娑海畔毒龍降
芒鞋竹杖禪生計
經卷香爐戒幖幢
長老心源人會否
一輪明月照松窓
고향의 형님, 아우는 유림에 발탁되었는데
등 같은 불법 전해 받아 아우는 불심에 합했네
부처님과 소왕(素王)이 모두 다 한 궤도를 걸어가니
대나무 생황 오동나무 슬(瑟) 같은 음을 갖추었네
십년 세월 형설 끝에 불경 열어 다 통했네
만겁 단(檀) 같이 닦아 도 깨닫기 깊었다네
만일에 그 공부가 같고 다름을 묻는다면
장차 같을 게 없다는 밖에 다시 무엇을 찾으랴
舍兄及弟擢儒林
阿弟傳燈契佛心
覺帝素王同一軌
竹笙桐瑟備諸音
十年螢雪窮經達
萬劫檀修悟道深
若問功夫同與別
將無同外更何尋
난수정(難水亭) 그 앞에선 뜬 갈매기와 친했고
의상대 난간에 서서 조각배를 바라보고 있네
참선 마음 맑고 고요하긴 망망한 창해 바다요
법상(法相) 평화롭고 조용함은 흰 소와 같다네
늙어가니 이마에도 응당 눈이 있을 게요
한가해도 구름 달밖엔 다시 짝할 이 없네
파도소리 산 빛은 썩 작은 티끌의 게(偈-부처의 공덕이나 교리를 찬미하는 노래글귀)요
지각없는 사람 앞에선 꿈 이야기 그만 두었네
難水亭前押泛鷗
義湘臺畔看扁舟
禪心淡泞如蒼海
法相雍容似白牛
老去頂額應有眼
閑來雲月更無儔
波聲山色微塵偈
無智人前說夢休
『梅月堂集』卷之三
김시습은 어린 시절부터 전통적인 유가의 집안에서 유가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단종폐위 이후 불자임을 자처하며 불자의 길을 가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많은 사찰과 고 승들과의 교류가 많이 남아 있다. 특히 낙산사를 자주 찾았다. 이 시는 낙산사의 법연 에서 화엄경을 들려주는 스님에 대한 고마움을 읊고 있다. 화엄경은 의상대사가 당나라 에서 화엄종을 배우고 돌아와 낙산사를 중심으로 화엄종을 창시하였다 화엄종은 석가모 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첫 제자에게 최초로 설법한 것이 화엄종으로 설 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 소중함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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