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낙산사에서 선 대사에게 주며 /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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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에서 선 대사에게 주며
(洛山寺贈禪上人)3首.
한번 보니 깨끗한 그 태도는 옛 친구 같은데
모습을 사모한 지 벌써 오래 되었네
절조(節操) 크기는 높은 소나무와 대나무 모양
몸가짐 밝고 높아 난새, 학의 의표 이네
고요한 참선 의자에서 창해의 달을 보는데
다천(茶泉)에는 한가로이 푸른 못의 교룡(蛟龍) 흔드네
대사 따라 도(道)를 물으러 어느 땐가 가게 되면
검은 눈동자에 쌓인 백태 긁어내는 금칼 되리라
一見淸標似舊知
羨墻面目已多時
節操落落松筠態
容止昂昂鸞鶴儀
禪榻靜看滄海月
茶泉閑擾碧潭螭
從師問道他時去
積臀玄眸肯刮錕
방장(方丈)은 봉래(蓬萊)가 가까이 있는데
흰 구름 누런 학은 긴 구름 타고 가네
신기루 그림자 교인(鮫人-인어)의 집을 눌렀고
금 불전의 광채 해약(海若-바다 신)궁에 뚫고 드네
담소하며 용은 밑 없는 바리때에 항복하고
경행(經行)으로 뱀 범 갈고리 있는 지팡이에 굴복하네
바위 속에 편안히 앉았으니 하늘 꽃이 비 오듯 내리는데
풍진 세상의 뜨고 잠김이 별안간 공(空)이 되네
方丈蓬萊指顧中
白雲黃鶴馭長風
蜃樓影壓鮫人室
金刹光穿海若宮
談笑降龍無底鉢
經行伏虎有鈷?
嵓中宴坐天花雨
塵世浮沈轉眼空
흐리고 무지한 인간이라 만 가지 일 다 글렀는데
장자와 열자 따라 삼기(三機)를 배웠네
뜬 인생 한 되는 건 바람 앞에 등불인 양 변화하는 것
부질없이 죽는 게 새끼 새 나는 데 무슨 도움되리
선녀가 차(茶를) 받드니 향주(香廚-절의 부엌)가 깨끗하고
산(山) 잔나비 바리때 받드니 도(道) 기름지고 살찌네
그 무슨 인연 얻어 생(生) 없다는 말씀 늘 들으며
돌집 소나무 다락에서 그대와 함께 의지하리
貿貿人間萬事非
欲從莊列學三機
浮生有限風燈變
浪死何稗鷇鳥飛
天女供茶鄕廚淨
山猿擎鉢道瞍肥
何緣恒聽無生話
石室松龕共爾依
『梅月堂集』卷之三
김시습은 유가이면서도 불가에 심취하여 설점이라는 법호를 사용하며 불가에 의지하여 생활하였다. 자신의 고향이고 근본인 강릉과 관동지방을 자주 왕래하며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므로 이 지방에는 김시습에 관한 일화가 많이 전해 오고 있다. 첫 수에 서 선대사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선대사를 사모하여 만나보니 옛 친구처럼 느껴졌고, 그 스님의 모습은 정결하고 절개는 송죽처럼 굳고 몸가짐 또한 밝고 높아 난 새와 학의 모습인 선대사의 태도와 모습을 칭송하며 심회를 노래하였다. 그리고 세 째 수에서는 자신의 삶이 현실에서 어긋나 불행하지만 항상 책을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체 험한 심회를 표현하였다.
현산(峴山)의 꽃떨기를 노래함(詠峴山花叢). 二十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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