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낙산사(洛山寺) /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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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안개의 누각은 끝이 없는데
흰 구름 낀 창가에 아득한 하늘
뗏목 타고 오는 사람 보이지 않고
누선은 어디 떳는지 알 수가 없네
靑靑霧閣三千丈
白白雲窓萬里天
望望乘槎人不見
不知何處泛樓船
「金剛山詩集』下篇
양사언(중종 12년, 1517년~선조 17년, 1584년)의 자는 응빙(應聘)이고 호는 봉래(蓬萊)이 다. 명종 1년(1546년) 식년문과에 급제하였고, 1556년을 전후로 대동현감을 지냈으며 그 이후 삼등•함흥•평창•회양 등지를 다니며 역임했다. 회양에 나간 것은 금강산을 따라 스 스로 택한 것으로 이때 금강산에 관한 시를 많이 남겼다.
안평 대군, 김구(金練), 한호 등과 함께 조선 전기의 사대 서예가다 만폭동 입구에 "봉 래풍악 원화동천"(逢茉楓岳元化洞天)이라는 8자를 새기기도 했다. 1564년에 고성군의 구 선봉 밑 감호(鑑湖)가에 정자 비래정(飛來亭)을 짓고 풍류를 즐기며 은거하였다. 선조 15 년(1582년) 다시 안변군수로 나갔으나 다음해 번호(蕃胡) 변란을 당해 수사(守士)의 책임 을 지고 해서에 귀양 갔다. 1584년 68세로 세상을 떠났다. 글씨와 문장으로 그 명성을 날리면서 당대 최고인 문인인 허균, 이달 등과 교유했다. 서예에 뛰어나 초서와 해서에 능했다. 가사로 〈미인별곡〉이 있으며 문집으로 『봉래집』이 전한다.
이 시는 낙산의 아름다운 승경을 보고, 그 옛날 고승과 학자들이 순례하였던 생각을 하 며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하였다. 푸른 안개 자욱한 바다를 바라보며 흰 구름 아득한 하 늘을 노래하고 있다. 보이는 것은 안개와 흰 구름뿐인 신선의 세계를 그리면 찾고 있다. 넓은 바다에 뗏목 타고 다니는 신선은 보이지 않고 누선도 안개에 가려 볼 수 없다고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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