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관동별곡(關東別曲) / 근재(謹齋) 안축(安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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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겹겹, 산은 첩첩, 관동의 뛰어난 경치
푸른 휘장 붉은 장막에 둘러싸인 병마영주
옥대 띠고 일산 기울이며 검은 창 붉은 깃발 늘어진 모래사장으로
아. 순찰하는 광경이 그 어떠합니까
이 지방 백성들이 의를 기리는 풍속 따르네
아. 임금의 교화와 중흥하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海千重山萬壘關東別境
碧油幢紅蓮幕兵馬營主
帶傾盖 黑紅旗 鳴沙路
爲巡察景幾何如
朔方民物慕義趨風
爲王化中興景幾何如
학성 동쪽의 원수대와 천도섬 국도섬
삼산 돌고, 십주 지나, 금자라가 이고 있는 삼신산
안개 거두고 붉은 노을 사라져 바람 고요하고 물결 잔잔하니
아. 높이 올라 바라보는 창해의 모습 그 어떠합니까
계수나무 노로 아름다운 배 저으며 기녀들의 노랫소리
아. 경승지 둘러 보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鶴城東元帥臺穿島國島
轉三山移十州金髓頂上
收紫霧卷紅嵐風恬浪靜
爲登望滄溟景幾何如
桂棹蘭舟紅粉歌吹 爲
歷訪景幾何如
총석정 금란굴의 기암괴석
전도암, 사선봉, 푸른 이끼 낀 옛 비석
내 발로 바위를 돌아보니 뛰어난 그 형상, 이상한 모양
아 세상 천하에 없는 것이로다
옥비녀 꽂고 구슬신발 신은 많은 나그네
아. 또 어느 날 다시 찾아올고
叢石亭金窟奇岩怪石
顚倒巖四仙峯蒼苔古碣
我也足石巖回殊形異狀
爲四海天下無豆舍叱多
玉簪珠履三千徒客
爲又來悉何奴日是古
삼일포, 사선정, 전설이 깃든 좋은 경치
미륵당, 안상저, 서른여섯 봉우리
밤 깊고, 물결 잔잔 소나무 끝 조각달
아. 그 고운 화랑들의 모습이 나 여기 있소 하네
술랑도들이 새겨 둔 붉은 여섯 글자
아. 오랜 세월 오히려 분명하구나
三日浦四仙亭奇觀異迹
彌勒堂安祥渚三十六峯
夜深深波松梢片月
爲古溫貌我隱伊西爲乎伊多
述郎徒矣六字丹書
萬古千秋尙分明
선유담, 영랑호, 신청동 안으로
푸른 연잎 자라는 모래사장, 푸르게 빛나는 묏부리, 십 리에 서린 안개
은은한 향기, 짙푸른 나무 숲 거울같은 맑은 호수
아. 배 띄워 노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순채국과 농어회, 은실처럼 가늘고 눈같이 희게 써네
아. 양젖이 맛있다 한들 이보다 더하리오
仙遊潭 永郎湖 神淸洞裏
綠荷洲靑瑤風烟十里
香翠森森琉璃水面
爲泛舟景幾何如
蓴羹로膾 銀絲雪縷
爲 羊酪 豈勿參爲里古
설악산의 동쪽, 낙산 서쪽의 양양 풍경
강선정, 상운정,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네
자주 빛 봉황 타고 붉은 난새 타고 내려오는 우아한 신선들
아. 붉은 거문고, 다투어 타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풍류로운 술꾼들 습욱의 지관같은 좋은 경치 속에서
아. 사계절 놀아 보세
雪嶽東洛山西襄陽風景
降仙亭祥雲亭南北相望
騎紫鳳駕紅鸞佳麗神仙
爲爭弄朱絃景幾何如
高陽酒徒習家池館
爲四節遊伊沙伊多
삼한의 예의, 오랜 풍류 간직한 옛 고을 강릉에는
경포대, 한송정에 달 밝고 바람 맑은데
해당화 길, 연꽃 핀 못, 봄가을 좋은 시절
아. 노닐며 구경하는 광경 어떠합니까
등불 밝힌 누각에서 새벽 종소리 울린 후
아. 해 뜨는 광경 어떠합니까
三韓禮義千古風流臨瀛古邑
鏡浦臺寒松亭明月淸風
海棠路池春秋佳節
爲遊賞景何如爲尼伊古
燈明樓上五更鍾後
爲日出景幾何如
오십천, 죽서루, 서촌팔경
취운루, 월송정, 십리의 푸른 솔
옥저 불고 가야금 타며, 청아한 노래 부르고 우아한 춤추며
아. 귀한 손님 맞이하고 보내는 광경 어떠합니까
망사정에 위에서 창파만리 보노라면
아 갈매기도 반갑기도 하여라
五十川竹西樓西村八景
翠雲樓越松亭十里靑松
吹玉弄瑤琴淸歌緩舞
爲迎送佳賓景何如
望亭上滄波萬里
爲鷗伊鳥藩甲豆斜羅
강은 십리, 절벽은 천 층, 거울같이 맑은 물을 에워쌓네
풍암 수혈 지나 비룡산에 올라
좋은 술 기울이고 용빙봉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여름바람 쐬며
아 피서하는 광경 어떠합니까
옛날 주씨 진씨가 더불어 무릉의 풍물 대대로 전하듯
아. 자자손손 이어가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江十里壁千層屏圍鏡澈
倚風巖臨水穴飛龍頂上
傾綠蟻聳氷峯六月淸風
爲避署景幾何如
朱陳家世 武陵風物
爲 傳子傳孫景 幾何如
『謹齋集』
충숙왕 17년(1330년) 작자인 안축(安軸)이 강릉도(江陵道) 존무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관동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읊은 노래이다. 전체 9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안변, 통 천, 고성, 간성, 양양, 강릉, 삼척, 정선의 고을, 즉 관동팔경(關東八景)을 묘사한 경기체 가(景幾體歌)로 정철(1536년~1593년)의 관동별곡보다 250년 앞서 지었다. 안축의 관동별 곡은 우리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서두에 관동지방의 뛰어난 경치를 이야기 하며 시작한다.
관동팔경의 구체적인 중심 제재를 보면 제1장에서 서사(序詞)로서 순찰경(巡察景), 제2 장은 학성(鶴城), 제3장은 총석정(叢石亭), 제4장은 삼일포(三日浦), 제5장은 영랑호(永郎 湖), 제6장은 낙산사(洛山寺), 제7장은 임영(臨瀛), 제8장은 정선(旌善)의 절경이다. 이는 금강산(金剛山)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우아한 풍치로 그 대상을 찬양하고 절승경개(絕勝 景槪)를 이룬 자연 속에 노니는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다.
신선이 노닐었던 양양의 자연을 그림처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자연과 풍부한 음식, 그리고 배 띄우고 노니는 풍류는 이 작품을 읽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낙산과 강선정, 상운정의 풍경과 그 곳에서 거문고 타며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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