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고 푸른 안개 누각은 삼천 길이나 되고
희고 흰 구름 창은 일만 리 하늘과 같구나
바라보다 뗏목을 잡으나 사람 보이지 않으니
알지 못할 곳에서 누선(樓船)이 뜨네
靑靑霧閣三千丈
白白雲窓萬里天
望望乘槎人不見
不知何處泛樓船
『五山說林草藁』,車天輅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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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붉은 깁의 운이 다하는 해에 지어져
홀로 중화(中華)의 대명의 하늘을 받들었네
만약 전겸익(전겸익-명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이 절에
대해서 듣게 되면
어찌 소식의 적벽선를 부러워했겠는가,
寺刱紅羅運訖年
獨擎中華大明天
若敎錢牧聞玆寺
何羨蘇仙赤壁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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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제마을은 바다 위에 뜬 구름 옆에 쑥 나오고
굽어보니 창해는 매우 묘묘하네
산줄기 하나는 설악을 따르고
하늘 열고 땅을 갈라 금강에 견주었네
문 앞에 가까운 어룡굴
다락 밖에는 일월광을 태평스럽게 대하네
발밑 찬 기운은 만리에 통하고
배는 가벼워 붕새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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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불을 밝혀 수정궁에서 나오고
만리 물결 백 길이나 우뚝 섰네
우주는 은하수 밖으로 통하고
산하의 그림자는 고운빛깔 무지개 가운데서 반사되네
봉래산, 영주산에 겨룰 산이 없고
오나라, 초나라 사이에 바람 잘날 없네
하늘이 맑으니 햇살 밝고
음험한 기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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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하주 청견사에서
호곡 남용익의 시를 차운함
(駿河州淸見寺次南壺谷龍翼韻)
해사(海槎) 조엄(趙曮)
해 돋는 동쪽이라 청견사란 절이 있어
문을 열면 만 리의 파도를 대하게 되네
스님이 입정(入定)하자 흰 구름 떠오르고
누각(樓閣)이 높으니 나는 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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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며 십 일 만에 큰 해변에 와보니
낙산사 밖은 하늘마저 끝났네
이 땅 좁은 줄 여기서 알겠고
바람 타고 신선이나 찾아가 보리
十日行吟大海邊
洛山寺外更无天
年來漸覺區中隘
便欲乘風訪列仙
『金剛山詩集』 下篇
김이안(경종 2년, 1722년~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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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에 국화는 서리 내린 뒤 피어나지만
세상의 존몰을 알기 참으로 어렸네
세월 보낸 지 삼 년이 넘어가고
사람 일 생각하면 옛날과 다르구나
선계인 이곳을 앞서 지나간 사람들 그리워
단청 기둥에 옛 시들 많이도 걸렸구나
바다풍월에 어찌 뜻이 없을까 만은
옥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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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에 정모(旌旄-관가의 깃발) 잠시 세워두고
끝 없는 바다 저 웅장함이 눈에 들어오네
절은 거북이 등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듯
유객은 풍류 속에 노니는 듯 가물가물하구나
부상에 떠오르는 해 하늘 높이 솟았고
푸른 바다 파돗소리는 만개 구멍에서 뿜어내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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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푸르게 떠있는 다섯 봉우리
쓸모없는 자신은 황혼에 나무 그늘 어둡구나
배나무에 달빛 가득 머무는 꽃 그림자 흔드니
아마도 신선들 밤에 만나는 모양이구나
海上蒼然三兩峰
蹇驢暮踏樹陰濃
月滿梨亭花影亂
依俙仙侶夜相逢
『江原道譌』
남한조(영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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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봉문 절강의 물결 마주하고
비껴 흘러 돌다리 띄우려 하네
밤은 고요하고 달 밝은데 수님 들어와 자리 정하고
하늘로 솟은 측백나무 그림자만 하늘거리는 구나
鷲峰門對浙江潮
直欲橫流泛石橋
夜靜月明僧入定
諸天柏樹影陰陰
『江原道誌』
정조(영조 2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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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출렁이는 관음굴 蕩漾觀音窟
아득히 높은 의상대 岧曉義相臺
기이한 소문과 괴이한 일 많아 異聞多弔詭
이야기한들 몇 사람이나 믿을까 說與幾人乖
『江原道誌』
윤홍규(영조 36년, 1760년〜순조 26년, 1826년)의 본관은 반남이고 초명은 두기(斗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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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 하늘의 큰 물결은 오산 봉우리 정상에 있고
천상의 기운은 길게 어조(御藻)에 모이네
거룩한 덕은 천년을 견디며 눈물 흘려 사모하고
외로운 신하가 이 날 친히 임금 뵈었네
푸른 하늘 동해의 울연한 봉
옛날과 다름없는 사롱중인(紗籠中人)은 상서로운 빛이 짙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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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동쪽에는 창해가 있고
청산은 단지 나무 사이에 둘러 쌓았네
사또 행차 깃발 푸른 소나무에 나부끼고
뿔피리 소리는 푸른 물결 가운데서 도네
섬돌의 대나무와 뜰의 배나무는 옛날과 다름없이 좋고
그윽한 전각의 기문들은 남아 전하네
속세의 형역(마음이 육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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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쌓은 탑 만장의 봉우리 만들어
지금까지 은혜 드러나 바다가 하늘에 짙구나
보잘 것 없는 신하 남몰래 만수무강 축원하니
천년동안 태평하여 요순시절 만나시리
功塔層成萬丈峰
至今恩露海天濃
微臣暗祝無疆籙
熙治千年堯舜逢
『江原道誌」
강헌규(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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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 산길을 넘고 넘어
바닷가 구름 속의 높은 누에 올랐네
웃으며 장공을 활보하듯
사람이 사는 곳을 알 수가 없네
行行路遇萬重山
第一高樓雲海間
一笑長空飛步闊
不知何處是人寰
『金剛山詩集』下篇
류휘문(영조 49년, 1773년〜순조 32년,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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