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관란정 (觀瀾亭)- 동산현 동쪽 2리에 있다. / 가정(稼亭) 이곡(李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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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포화극(金鋪畫戟)의 관란정에 게으르게 오르니
푸른 대 흰모래 숲을 한가롭게 찾네
동해에 물결 고요하니 하늘이 더욱 푸르고
서새산이 높아서 날이 빨리 어둡네
우연히 좋은 유람을 하면 매우 기쁘니
시사(時事)를 말하려다가 도로 삼켜버렸네
예부터 바다를 보면 물 얘기하기 어려운데
우물 밑 어느 사람이 망령되게 스스로 높은 체하네
懶踵金鋪畵戟門
閑尋翠竹白沙林
東溟浪靜天逾碧
西塞山高日易昏
偶作勝遊殊可喜
欲談時事却成呑
古來觀海難爲水
井底何人妄自尊
정자 너머 산봉우리는 현의 문을 옹위했고,
헌함 앞 물가와 모래톱은 어촌을 감네
푸른 물결은 흰 수염이라도 물들일 만하고
맑은 풍경은 병든 눈을 능히 낫게 하네
거문고 소리는 아득히 하늘 멀리 떠돌고
수많은 강이 호탕하나 바다가 아울러 삼키네
이렇게 마주하여 나를 잊고 앉아
세상 일 잊고 멀리서 소중하게 생각하네
亭外峰轡擁縣門
檻前洲諸抱漁村
碧波可染衰兼白
淸景能醫病眼昏
三島茫茫天共遠
百川浩浩海井呑
若爲對此忘機坐
不校人間有遠尊
『新增東國輿地勝覽』卷之四十四,江原道襄陽都護府
화려하고 아름다운 관란정에 여유 있게 오르자 푸른 대나무와 흰모래와 숲이 한가롭다. 바다가 고요하니 하늘은 더욱 푸르게 느껴지고 서새산이 높아 빨리 어두워진다. 우연히 좋은 유람으로 이 정자에 오르니 기쁘다. 세상사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냥 입을 다 물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의미 있게 표현하였다. 바다를 보면서 물을 이야기하기 어 려워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심회를 표현하였다.
두 번째 수에서는 정자 너머 산봉우리가 동사현의 문을 옹호하고 있고, 난간 앞 물가의 모 래사장이 마을 감싸 안고 있어 고요하다. 흰 수염을 물들인 정도로 푸른 물결이 아름답고 선명하다. 맑고 맑아 풍경이 눈병을 낫게 할 정도이다. 거문고 소리 아득히 멀리 떠돌고 바 다는 모든 삼킬 위용에 세상일 잊고 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겠다는 심회를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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