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절구 (絕句) / 교산(蛟山) 허균(許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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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당 가운데 비단 장막 나지막하고
석양이 막 화란의 서쪽으로 내려가네
오는 이 없이 문 닫아 적적도 한데
다만 산새만이 마음껏 울어대노라
梨雪堂中錦幕低
夕陽初下畵欄西
閑門寂寂無人到
只有山禽盡意啼
경함이 십년 만에 선관을 작별하고
삼월 명주에서 귀밑머리 희끗희끗 하구나
해당화 다 떨어져 떠나려 해도 떠나지 못하고
밤만 되면 꿈에 오봉산을 찾는다오
經函十齋別禪關
三月溟洲鬢已斑
落盡海棠行不得
夜來歸夢五峰山
홍농의 제자들은 사화가 풍부해
개인 날 남전에 고운 노을 일었네
서창 향해 좋게 취한 꿈 되새기니
이백의 큰 붓은 단정하게 꽃 피우리
弘農才子富詞華
晴日藍田壁絢霞
好向西窓拚醉夢
謫仙椽筆定生花
단양의 시객이 동파를 배웠고
은황을 내리쏟아 세상이 자랑하네
반산의 두보처럼 바짝 여위려 말고
규합 좇아 명하나 지어보소
丹陽詩客學東坡
屈注銀湟世共誇
莫似飯山成杜瘦
好從閨閤賦明河
일찍이 개원 시격을 공부하여
사구 지으면 음갱 하손보다 절묘했지
그 누가 알리오 강서사로 타락하여
큰 바다 고래를 못 끌어 올릴 줄이야
早向開元着力多
發爲詞句妙陰何
誰知晚墮江西社
未掣鯨魚碧海波
점필재 김종직 두 소릉에 가깝지만
백년 구학에 등굴만 얽혔구나
유편의 남은 향기 지금도 싱그러워
구옥같은 그 문장 그 누가 계승하리
佔畢金公逼杜陵
百年丘壑蔓寒藤
遺篇媵馥今追丐
玉佩瓊琚嗣未能
손곡이 시를 읊어 머리가 희었고
백 편의 시 화려함이 수주에 가깝구나
지금 사람 육안으로 아무리 비웃지만
만고에 흐르는 강하를 어찌 폐하리오
蓀谷吟詩到白頭
百篇禮麗近隨州
今人肉眼雖嗤點
豈廢江河萬古流
비로가 북으로 가 양양을 배알하니
말달림 도리어 술취한 갈강 같네
응당 이화정 달을 구경하면서
벽해의 옹달샘처럼 바라보며 잔 들리라
毘盧北去謁襄陽
馳馬還同醉葛彊
應踏梨花亭畔月
盃看碧海倒瓊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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