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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양양지방의 영(嶺)

    4. 태백산맥과 은비령의 무대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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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필례로가 포장될 즈음에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한 조정래 원작 『태백산맥』이 1994 년 9월 17일 개봉되었다. 필례 계곡이 영화 태백산맥의 전투 장면을 촬영했던 장소로 알려지면서 명소가 되었다. 

    또한 이순원46)이 1996년 발표한 소설로 ‘우주의 시간과 별의 시간을 견디는 사랑 이야기’가 “은비령(銀飛嶺)”의 배경이 되었다. 이순원이 필례령을 가상(假像)의 지명인 은비령이라 부르면서 소설이 인기를 얻고, 드라마로 제작되자 이 고개를 은비령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현재는 필례약수터 앞에 은비령이란 이름의 펜션이나 가게가 생겨났고, 다음 지도에도 실제 고갯길에 은비령 이름이 붙여지는 등 실제 지명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이곳을  작가는  여인을  향한  은밀한  비밀인  은비(隱祕)를  도덕적  치외법권이  있는 은비령(銀飛嶺)에서 흰 눈과 함께 날려 버림으로써 가슴을 짓누르던 소금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여도 우리 마음 안에 그 의 영혼에 대해 더 이상 어떤 소금 짐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곳. 정말 우리는 우리 마음의  그런  곳을  찾아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  죽은  친구의  아내인  그녀(선혜)와 죽은 남편의 친구인 내가….”

    작가는 은비팔경(銀飛八景)을 통해서 이곳 풍경과 운치를 한껏 드러냈는데 조금만 눈을 감아도 필례 계곡의 풍경이 그려진다.


    ∎ 제1경은 화전민(火田民) 마을에서 마주 바라보이는 “삼주가 병풍”으로 원통에서 한계령으로 오를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옥녀탕과 하늘벽, 병풍처럼 펼쳐진 장 수대의 뒤편의 삼형제봉과 주걱봉, 가리산이다. 모두 해발 1,200m에서 1,500m 의 태백산맥의 준령들이다.

    ∎ 제2경은 겨울 은비령의 눈 내리는 풍경으로 은비은비(隱秘銀飛 : 비밀스럽게 감 춰진 고개위로 날리는 하얀 눈)

    ∎ 제3경은 마을 서쪽 한석산에 지는 저녁노을로 한석자운(寒石紫雲 : 한석산 노을 빛 구름)

    ∎ 제4경은 맑은 날 아침에도 구름처럼 걸쳐져 있는 우풍재의 안개〔風嶺霧陣〕 

    ∎ 제5경은 가리산의 가을 단풍〔佳里秋丹〕 

    ∎ 제6경은  필례  계곡의  흰  돌  틈  사이로  작은  폭포처럼  가파르게  흐르는  여울 〔必洞玉川〕

    ∎ 제7경은 장작으로 밥을 지을 때 안개처럼 낮게 피어올라 바깥마당을 매콤하게 감싸는 연기로 작가가 은둔하던 집의 저녁 풍경인 은자당취연(隱者堂翠煙 : 은 둔자의 집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연기) 

    ∎ 제8경은  맨눈으로도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은궁성라(銀宮星羅  :  은빛 궁궐에 뿌려놓은 밤하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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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1957년생, 강릉 출신 작가, 강원대 경영학과 졸업, 88년 단편 「낮달」(문학사상 신인상)로 등단, 저서로는 소설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첫사랑』, 『그대 정동진에 가면』, 『19세』, 『나무』, 『워낭』, 『삿포로 의 여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