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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양양문화36호

    3월 : 「양양팔경가」를 아시나요.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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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남한에서는 잊혔지만 북한에서는 부르는, 양양사람은 안 부르지만 중국 조선족은 부르는 양양노 래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인민공화국 통치 시기에 만들어진「양양팔경가」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양양초급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최용대 교장이 작사하고, 음악교사 김태선이 작곡하였습니다. 양양학연구소 이종우 고문은“이 노래를 1947년 김태선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배웠다”면서“김태

    선 선생이 작곡한 악보를 이종방 선생이 피아노를 치고, 차순례 선생이 노래를 부르면서 군민들이 잘 부를 수 있도록 민요풍으로 악보가 다듬어졌다.”라고 증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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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선 선생께서 쓰시던 아코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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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족학교 음악책




    곡이 만들어진 1947년에는 양양초급(고급)중학교에 합창부(36명, 남성 4부)가 조직되어「양양팔 경가」를 보급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끝나고도 불리던 이 노래는 언제부터인가 양양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양양학연구소 한상호 연구원은“중학생 때인 1960년대까지는 어른들이 약주를 드시면서 부르시는 걸 종종 보았다.”라고 합니다.

    이 노래가 금지곡이 되어 부를 수 없었다는 설도 있는데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작 사자 최용대의 행적을 염두에 둔 주민들의 짐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용대는 양양 조산리에서 출생하여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 기자로 지내며 사회주의계열 사회운 동에 참여하였습니다.

    광복 후 인민공화국 치하에서 양양초급(고급)중학교 교장을 겸임하다가 한국전쟁 직전인 1949년, 함경도 덕 원농업전문학교 교장으로 전근되었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1963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속초와 고성이 양양에서 분리되자 가사의 내용이 적절하지 않 아 점점 덜 부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양팔경가 중‘남으론 하조대 북으론 운봉산/청간정을 바라보는 의상대로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운봉산과 청간정은 고성군에 있습니다.)

    박상민 양양문화원장에 의하면“정명시 양양군수(마지막 관선 군수, 재임기간 1989~1993년) 시절부터 2014년경까지는 월례조회나 큰 행사 후에 전 공무원들이 함께 양양팔경가를 불렀다.”라고 합니다.

    이로 볼 때 민간에서는 거의 잊히고 있었지만, 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맥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 같 습니다.

    양양팔경가는 4분의 3박자, 바장조, 24마디로 구성된 곡으로 1절과 2절로 되어있습니다. 구전되어 오는 가 사들이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면‘운봉산/운용산’,‘하조대/화주대’,‘앞뜰엔/앞에는 동해안 뒤뜰엔/뒤에는 설악산’, ‘놀기 좋고/살기 좋고 물색 좋은/물색 맑은 양양이라네’로 서로 다르 게 표기된 것도 있습니다.

    가사를 보면 예로부터 양양은 살기 좋고 양양사람은 풍 류를 좋아한 것 같습니다. 산 좋고 물 맑으며 형편이 괜찮 은 곳이다 보니 놀기를 좋아했나 봅니다.

    그런데 가사에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팔경가인데 가사 에는 일곱 개 명승만이 등장합니다. 동해안, 설악산, 낙산 사, 하조대, 운봉산, 청간정과 의상대가 그것인데요. 남은 하나는 각자가 좋아하는 것으로 정해보라는 작사자의 배 려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양양팔경가」는 사료적으로도 중요하고, 양양인의 자 긍심도 높여주는 노래라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더라도 전승 시킬 가치가 충분합니다. 2023년 11월 양양군문화복지회 관에서‘양양 부부합창단’이「양양팔경가」를 2부 화음으 로 편곡하고,‘공기 맑고 사람 좋은 양양이라네/우리 뿌리 는 깊고 넓다네/강에는 연어가 산에는 송이가/바다엔 젊 은 서퍼 오색령 사계절/에헤 좋구 좋다 양양이로구나’라 는 3절 가사를 덧붙여 양양을 소개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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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팔경가 악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