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낙산사제영(洛山寺題詠) / 취미(翠微) 수초(釋 守初)
페이지 정보
본문
절벽에 서 있는 천 년 고목
하늘 높이 치솟은 백 척 의상대
신승이 가버려 자취 없고
구름 밖 멀리 선학이 나는구나
倚壁千年樹
凌虛百尺臺
神僧去無跡
雲外鶴徘徊
『江原道誌』
수초(1590~1668년)의 조선시대의 승려로 속성 성(成)으로 본관 창녕이고 자(字)는 태혼 (太昏), 호는 취미이다.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成三問)의 후예로서 성균관 북쪽의 이름 있는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출가의 뜻을 품었으나 형이 허락하 지 않자 몰래 설악산으로 가서 경헌(敬軒)의 제자가 되었다. 1606년 두류산(頭流山)의 선 수(善脩)를 찾아가 그의 천거로 각성(覺性)의 문하에 들어갔다. 그 후로 여러 곳의 명승 (名僧)들을 찾아 편력하고 서울로 돌아와 이름난 유학자(儒學者)들과도 사귀면서 각성의 법을 이어받았다.
유학에도 통달하여 김육(金靖)•이식(李植) 등 당시의 유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 는데, 중주(仲州)의 오봉사(五峯寺), 학성(鶴城)의 설봉사(雪峯寺), 승평(昇平)의 조계사(曹 溪寺) 등 세 곳에 탑이 있다. 문집에 『翠微詩集』이 있다.
스님으로 대학자였던 수초스님이 아마도 설악산에서 불제자로 생활하면서 의상대의 풍 경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의상대 앞의 노송은 오랜 낙산의 역사를 안은 채 지켜왔다. 아득히 높은 곳에 위치한 대는 허공으로 솟아 있다. 지금 의상대사 같은 신승은 없지만 구름 밖 멀리 학이 오락가락 하는 모습은 신선의 세계처럼 느끼면서 표현하였다.
-
- 이전글
- 137. 낙산사제영(洛山寺題詠) / 설정(雪汀) 조문수(曹文秀)
- 25.03.02
-
- 다음글
- 139. 휴 상인이 낙산으로 떠나려 하면서 / 계곡(谿谷) 장유(張維)
- 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