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강릉 도중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며 감회를 쓰며 / 미수(眉叟) 허목(許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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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도중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며 감회를 쓰며
(江陵途中望雪嶽感懷作)
설악산 높이가 만 길이나 되어
봉래산과 강릉까지 그 기운 이어졌네
대천봉의 눈빛은 뜨는 해를 맑게 비추니
저 멀리 옥경에 상제들 모여드는구나
매월당 거기에 머물며 거룩한 기상 하늘까지 이어졌구나
비바람도 꾸짖고 귀신을 희롱하며
불교에 의탁하여 그 이름 숨겼네
도성에서 걸식하며 재상을 멸시하며
해학을 일삼아 저자거리 아이들을 놀라게 했네
미쳐 날뜀이 고결에만 국한 될까
그 마음 영원히 해와 달처럼 빛나리
雪嶽之山高萬丈
懸空積氣連蓬瀛
千峰映雪海日晴
縹渺群帝集玉京
東峯老人住其間
高標歷落干靑冥
嘯風叱雨弄神怪
逃空托幻藏其名
乞食都門傲卿相
縱謔飜爲市童驚
猖狂不獨事高潔
此心長與日月明
『眉叟記言』續集
허목이 복상문제로 삼척부사로 좌천되어 가다 강릉길에서 설악산을 보고 지은 시로 보 인다. 설악산의 웅장함과 그 기운이 금강산과 강릉까지 이어졌고, 대청봉의 눈빛이 뜨는 해를 비추자 하늘나라 상제들이 모여들 정도로 승경이다. 이곳에 단종에게 절의를 지키 기 위해 평생을 방랑하였던 김시습이 이곳에 머물며 자신의 세계를 찾으려고 노력하였 다. 이런 시습의 절개가 하늘까지 이어졌다. 방랑 생활을 하며 뜻 없는 비바람을 꾸짖고 귀신의 세계를 희롱하면서 속세에 살아가기 힘들어 불가에 의지하여 생활하였다.
도성에서는 벗이었던 영의정 정창손과 재상들을 욕하고 희롱하며 일탈된 모습으로 저 자거리의 아이들이 놀라기도 하였다. 거짓 미친 체 하며 절의를 지켰던 김시습의 고결함 이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해와 달처럼 빛날 것이라고 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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