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명주사 원통암 상량문(明珠寺 圓通庵 上樑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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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암 상량문은 학운의 고족제자인 용악보위스님이 1864년에 직접 지은 것으로 번역문을 살펴보면 아래
와 같다.
자비심으로 익사자를 구원함은 부처 의 가르침이 바다처럼 넓고 깊은 까닭 이다. 원통암을 훌륭하게 완성하고 편 액을 높이 달아 준공을 알리는 것은 불 가로 귀의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 갑자기 우뚝 솟은 것이 스스로의 깨달 음으로 금빛이 나는 몸이 되어 미망에 서 벗어난 후 이에 가람이 되어 도(道) 를 닦 는 장소가 되었다. 사위성(舍衛 城) 가운데 제타가 그의 동산(땅)을 보 시하여 영취산 꼭대기에 현인이 선림(선종의 사원)을 창건하니 원각(원만한 깨달음)의 금륜은 등불 중의 등불이요 거울 중의 거울이다. 불보살의 영묘한 감응으로 진주 같은 승려가 있는 바로 그 사찰이요, 세속도 그 세속이다. 천이백의 상수 비구가 모두 다 선(禪)으로서 원만히 갈무리하여 가르침에 통달하니 백만억의 법을 듣고자 하는 중생이 비우기 위해 진실 로 가서 두루 귀의하게 될 것이다. 정성스럽게 육바라밀을 수행하는 곳이 된다면, 이런 이유로 법과 같이 머 무르고 지니게 됨을 이르며, 그 4법57)을 기리며, 곧 원통암의 무량한 공덕을 말할 것이다.
포색(제가 신자들)이 모든 방향에서 감지된 기운 때문에 일체의 남녀가 떼로 몰려오려고 하니, 불가의 3대 계율과 부족함 없는 유가의 선비가 이곳에 있음이다. 이름난 명승 구역에 때때로 보탑과 구슬 장식의 궁은 크고 높은 산 같고, 곳곳에 보배로운 누각과 금옥(金屋)이 있는 것은 생각컨대 이 원통암은 사액(賜額)된 곳 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봉래산은 너무 먼 간격에 있어 소를 부르는 누각이요, 경치를 바라보는 산이다. 대지 를 안고 도는 지세로 무심(無心)한 골짜기 폭포소리 들리고 샘의 근원은 종처럼 비좁아도 산 모양은 신령하 다. 옥 같은 풀과 꽃이 아름다운 금가루(은하수)를 길게 공급하니 저녁 종과 새벽 풍경소리가 항상 옥동(玉 洞)에 울려 퍼진다. 어찌 울창한 이곳에서 재난을 생각하랴!, 갑자기 맑게 닦을 수 있는 지역을 만나니 화려하게 조각하고 수를 놓은 창문에는 태양의 그림자가 날아오른다.
누각을 갖춘 황금의 절집은 목어 소리 끊기고 예를 갖추어 탁자에 향을 피우던 곳도 없어지니 하늘도 탄식한 다. 다 타고 재만 남아 처량하다. 한 몸도 가릴 곳 없는 납도(스님 무리)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병발(물항아리) 이 고요하여 물으니 향불 피우던 곳이 복이 있는 땅이라네, 몇 번이나 고난을 겪은 언덕 옛터에서 이제야 장로 학운(鶴雲)이 선사(蓮坡)의 오래된 자취를 추모하려고 몸과 재물을 내어 견고하게 공사를 한다. 나라가 이재민 구호에서 넉넉히 돕는 은혜는 없으니 무릇, 목재와 돌을 갖추어 중건하는 일에는 어찌 돈을 내서 지으려 하는 가? 뛰어난 사람이라서 그것을 완성했을지라도 선명한 계획으로 거듭 새롭게 하려고 생각했을 것이다. 거의 물건을 만드는 자가 네 귀를 맞추듯이 물고기 비늘을 모아서 기와의 무늬를 창작하는 것과 같다.
기러기가 나이순으로 줄지어 인도하니 월부(달 깍는 도끼)와 풍근(바람이는 자귀)을 들고 모여든 석수장이 들이 재주를 부려 그 터에 별처럼 많은 돌을 펼치니 마룻대와 추녀 끝(집의 규모)이 확장됨은 오래된 법칙이 다. 남겨진 옛터엔 용이 또와리를 틀고 호랑이가 걸터앉자 점유하니 신이 보호하는 곳과 같다. 솟아오른 새 로운 구조물(원통암)이 훨훨 나는 새처럼 날개를 펼치니 며칠 걸리지 않아 일어나게 되었다. 잠깐 사이에 비 록 옛것이 새로워졌다 해도 화재가 변하여 상서롭게 되었다고 가히 말할 수 있다. 스님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으니 목탁 소리 서로 이어지고 꽃비(상서로운 조짐)가 어지러이 날리니, 모든 하늘이 함께 모여 공경하던 나무의 소중한 그늘에서만 만겁이라. 정밀하게 이어져 끊이지 않고 우담화는 다시 피어난 지 천년이라. 밝게 빛나는 이 암자에 들어오는 자는 몰록 깨달아서 삼매의 경지 100년이라. 암자의 문에 깃발을 올리고 68가지 의 넓고 큰 서원을 함께 닦으니, 대나무 뿌리처럼 견실하고 소나무 잎처럼 무성한 복이 더하여 편안히 머무 를 것이다. 산이 굳고 바다가 깊으니 목숨은 무량한 극락이라. 함께 소통하니 문자는 짧아지고, 돕고 거드니 무지개가 대들보를 닦는다.
어영차 떡을 대들보 동쪽으로 던져라!, 금강산에 아침 해의 붉은빛이 가득하고, 봄 절기 따듯한 바다 굴곡 진 곳에는 꽃이 먼저 피어난다, 칠보로 장엄하니 밝게 비치며 빛나는 중이다.
영차 떡을 대들보 서쪽으로 던져라!, 하늘로 날아올라 경치를 바라보니 하늘이 가지런하네, 경전을 상위에 펴고 다시 영취산 당시 설법을 하니, 삼라만상이 모두 미혹되지 않더라.
영차 떡을 대들보 남쪽으로 던져라!, 주작이 빙빙 돌아 날며 푸른 연못에 비춘다. 삼신산(三神山)을 모두 묶어 궁실(원통암) 속에 감추니, 5월의 하늘 높은 바람에 감실(龕室)을 씻는다.
영차 떡을 대들보 북쪽으로 던져라!, 망망대해에 북극성이 잠기고, 하늘이 빚어낸 높은 산이 사찰(원통암) 을 보호하니, 오대산과 금강산의 아름다운 색이 드리운다.
영차 떡을 대들보 위쪽으로 던져라!, 옥으로 된 탑에 금으로 된 병풍이 우뚝 솟아서 서로에게 향하고, 자아 를 깨달은 신령스러운 마음은 진애(塵埃)마저 끊기더라, 별들이 저녁에 빛나더니 은하가 되어 밝히네.
영차 떡을 대들보 아래쪽으로 던져라!, 법의 구름(法雲地)에 자비로운 비는 들을 고르게 적시고, 금 닭의 울음이 그치자 옥종이 울린다. 게송 소리에 저녁이 오더니 한밤 중이다.
상량 이후 본 암자가 굳고 튼튼하며, 신도가 폭주하여 중생을 널리 제도하고 암자에서 공덕을 베풀어 믿음이 두터운 사람들이 회합하여 총림이 번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늘의 신이 서기를 드리워 풍신(風神)으로 하여 금 바람을 거두게 하고, 천룡팔부가 꾸짖고 수호하여 불의 신(火神)이 도망쳐 달아나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1864(동치3, 갑자)년 유월 상순, 연파당 후손 용악 보위 쓰다.58)
〈그림 15〉원통암 상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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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四法 : 부처가 말로써 설한 교법(敎法), 교법 중에 포함된 주요한 도리인 이법(理法), 그 도리에 따라 수행할 행법(行法), 그 수행에 의해 얻는 증과(證果)인과법(果法).
58) 明珠寺 圓通庵 上樑文 ; 敎海波深 慈航所以拯溺 梵宇靈成 扁輪於焉告功 有所歸依 見此突兀 盖自金軀現相之後 粤有迦藍 修道之場 舍衛 城中 祗陁 施其苑樹 鷲峯山頂 賢于 創其禪林 圓覺金輪 燈之燈 鏡之鏡 靈應珠鉢 刹其刹 塵其塵 千二百常隨比丘 摠以諸圓於禪 通於敎 百 萬億聽法徒衆 均之爲虛而往實而歸 是以精於六度者 謂之如法住持 讚其四法 則號曰無量功德 蒲塞之十方氣味 一切善男女帶來 桑門之三代 威儀 十分眞儒賢在此 名區勝地 往往寶塔珠宮 巨嶽高山 在在珍樓金屋 惟玆圓通招提之境 乃在蓬島縹緲之間 喚牛之臺 望景之峰 地維抱縈 廻之勢 無心之洞 聞聲之瀑 泉源鍾峽嵦之靈 瑤草琪花 長供金沙之美 暮鍾晨磬 恒振玉洞之音 豈意鬱攸之災 遽遭淨修之域 雕窓繡闥忍見火 烏之影飛 金闕具樓 堪嘆木魚之聲斷 禮榻絶熱香之所 灰燼悽涼 衲徒無樓身之方 甁鉢寂寞咨爾香 火之福地 幾乎荊棘之邱墟 於是鶴雲長老 追慕先師之古蹟 乃損己財而董工 且不有恤典 優助之恩 夫何營出力重建之役 木石俱備 雖因巨擘而成之 侖奐重新 殆若造物者相耳 魚緝鱗 於編瓦 雁列齒於連階 月斧風斤 湊匠石之群巧 星羅基布 拓桐宇之舊規 占遺址於龍蟠虎踞 如神所護 聳新構於翬飛鳥革 不日乃興 斯乃雖舊 維新 可謂轉灾爲瑞 甁錫絡繹 韻釋相隨 雨花繽粉 諸天共會祗樹 重蔭於萬劫 密密綿綿 曇花復開於千年 明明晃晃 入此室者 頓悟三昧之百 年 昇玆堂焉 共修弘願之六八 竹苞松茂 福有增於爰居 山固海深 壽無量於極樂 共疏蟲篆之短 助擧虹樑之修 兒郞偉抛樑東 金剛朝日滿山紅 春暄海曲花先發 七寶莊嚴照耀中 抛樑西 飛騰望景與天齊 經床更設靈山會 萬像森羅摠不迷 抛樑南 朱鳥回翔映碧潭 摠把三山藏院裏 天風 五月盪神龕 抛樑北 溟海茫洋浸斗極 天作高山護梵宮 五臺楓嶽呈佳色 抛樑上 玉塔金屛屹相向 己覺靈心絶點埃 衆星耿夕銀河朗 抛樑下 法 雲慈雨均霑野 金鷄啼罷玉鐘鳴 梵偈聲夕來半夜 伏願上樑之後 堂舍鞏固 法徒輻湊 普濟衆生 施功德於蘭若 會集大士 筮昌熾於叢林 空神呈 祥 令飛廉而收戢 天龍呵護 使祝融而遁逃 同治三年甲子林鐘上院 蓮坡後孫聳嶽普衛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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