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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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산 삼십경을 읊으며[峴山三十詠] 명암(鳴巖) 이해조(李海朝) 167)
산과 물이 어울리는 경치를 겸비하기는 어렵다. 仁者와 智者인 재주로도 능통함을 갖출 수 없다. 비록 하나의 언덕과 골짜기, 물, 돌을 보고 듣기 오히려 어렵다. 하물며 강과 산이 크며 큰 바다와 명산이 어울려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우리나라의 영동 팔경인오직 뛰어난 양양의 두 경지는 설악산이 바다와 접해 있어, 양양의 설악산은 소금강이 라고 부른다. 하늘이 조화롭게 신이 창조하여 낙산사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크고 넓다.
또한 고성의 해산정과 그 우열을 다툰다. 이는 참으로 산과 바다가 아름다움을 갖추었고 그리고 고을의 이름이 중국의 지세가 훌륭한 현산과 한수가 부합하여 모방하여 이름을 정하였다.
산옹(山翁) 숙자(진나라 장수 羊祜의 자)의 풍류와 운치가 있어 이름을 돌아보며 감회를 상상하니 잊을 수가 없다. 호수가 보이는 산 아래 집을 꾸미고 만물을 잘 꾸미니가치가 백배는 더하다 고을에 옛 기록이 없어 누각(樓閣)과 관대(觀臺), 사찰에서 책을 적막하게 읊으니 단지한 때, 한 곳의 경치만을 기록하여 일찍이 없었던 것을 찾아내고 한 고을의 경치를 관상 하며 기록하여 나타내어 밝히니 나는 심히 아까워 이에 상고하여 여지승람에 싣는다.
또 고을을 방문하여 노인 가운데 현산 삼십경의 글을 짓기 위해 각부에 승경을 짧고간략하게 요구하니 삼연(三淵) 김자익(金子益)이 화답하였다.
아. 오래된 고을과 산천에 특히 기근으로 굶어 죽는 것이 몹시 결렬하였다. 누런 순채와 참대나무 사이 평범하게 물소리 험하고 목메어 주는 자를 후하게 평가하였다. 명산과 대호가 어우러져 가지런히 아름답게 전해진다. 지금까지 그 기록을 읽으니 신이 유상함을 깨닫지 못하고 지금 이 바다와 큰 산이 선경이요, 살펴보니 신기함이 사람의힘으로 할 수 없고 산과 물이 역시 만나거나 못 만나든 어찌 불신하리오. 내가 돌아보니 글이 없다. 산수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없지만 나는 산수를 만나니 곧 다행이다. 잠시 읊기 도 하고 글로 화답도하다가 병풍에 모두 게재하니 장차 이것에 의해 밝혀 펴질 것이다.
山水之難於兼備猶人才之不能通該雖一丘一壑一水一石尙難兼有而幷觀而况於江山之大而况巨海名嶽之相値而具美者乎我邦嶺東八景惟高, 襄二境背嶽臨海襄之雪岳世稱小金剛而洛伽之天造神創望海宏豁又可與高城之海山亭爭其甲乙此眞山海之具美者而且其邑號適符於中華勝區峴山漢水雖倣古立名山翁叔子之風流餘韻顧名興懷想像而不可忘其粧點湖山賁飾物態者 可謂增價百倍矣邑舊無誌樓館寺刹間有寂寥篇詠而只記一時一區之景而已曾無搜剔一州之勝觀著錄而表章者余甚惜焉迺攷勝覽所載且訪邑中耆舊編爲峴山三十景各附短章略記其勝仍要 百淵金子益和之噫永州溪山特是窮荒絶徼黃茆苦竹間尋常一淙崢而自經子厚題品得與名山大 湖幷傳而齊美至今讀其記者不覺窅然神遊而今此溟岳仙區瓌覽異蹟無人發揮山水之亦有遇不遇者豈不信哉顧余無文不可謂山水遇其人而余之遇山水則幸矣姑以拙詠及和章揭諸屛間以俟後來者之因此闡發焉.
○ 설악산의 맑은 경치[雪岳晴光]
설악산이 오랫동안 눈에 쌓여 있어 雪山長戴雪
하물며 눈이 내린 지금 况是雪下時
비 개인 후 눈빛이 번쩍번쩍 빛이나 晶晶霽後色
나와 같이 흰 두건을 쓴 것 같네 同我白接䍦
얼음과 달빛이 맑게 빛나 氷魄少淸輝
동해와 못을 서로 비추네 交暎扶桑池
매화를 찾는 손님을 불러 欲喚訪梅客
산을 바라보며 함께 글을 읊고 싶구나 同賦看山詩
○ 남대천의 봄 물결(漢水春波)
읍 앞에 흐르는 남대천을 또 한 한수라고도 칭하는데 수원은 오대산이다[邑前南大川. 亦稱漢. 水源出五㙜山]
남대천은 우통수(한강의 발원지)에서 나뉘어져 漢水分于筒
봄의 푸른 물결이 바람에 시원하구나 春波碧瀏瀏
청명한 백사장에 오리가 일색이고 一色晴沙鴨
큰 제방의 버들 빛이 서로 어울리네 交暎大堤柳
산옹은 취하여 돌아감을 잊고 山翁醉忘歸
벼슬아치임을 분별하지 못하네 不辨靑緺綬
비단 도포 입은 신선이 없어 한스러워 恨無錦袍仙
하늘에 포도주가 가득 넘쳤으면 虗漲蒲萄酒
○ 낙산사의 해맞이(洛伽觀日)
낙산사를 또한 낙가사라고 칭한다. 해변 어디에서나 가히 해맞이를 할 수 있고, 해가돋는 동쪽을 바로 대하고 있다. 이화정은 아주 높고 시원한 곳에 있어 가장 멀리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해맞이는 반드시 낙산사라고 말한다[洛山寺. 亦稱洛伽寺. 海傍無非可觀日. 而洛山正對暘谷. 梨花亭極高敞望海最遠. 故觀日必稱洛山云]
푸른 하늘 끝 푸른 바다는 靑空際滄海
푸른 유리 같은데 넓고 넓구나 浩浩碧琉璃
붉은 구름이 금륜(金輪)을 안아 紅雲擁金輪
온갖 채색이 많아 화려하구나 衆彩紛陸離
이화정에 가지 않고 不到梨花亭
떠오르는 해를 맞이 했네 焉對扶桑枝
매일 아침 이 광경을 朝朝此光景
다만 스님만 알고 보내는 구나 但遣山僧知
○ 울산바위 뜬 소문(天吼聞風)
천후산은 읍에서 북으로 육십 오리에 있다. 석봉은 깎은 듯이 가파르고 기이하고 장관 이다. 세속에서 소금강이라고 칭하는데 즉, 설악산의 한 갈래로서 산허리에 바람구멍이 둘 있다. 큰 바람이 불려고 하면 산이 스스로 먼저 운다고 하여 이름 하였다.[天吼山在 府北六十五里. 石峯峭削奇壯. 俗稱小金剛. 卽雪岳一支. 山腰有兩風穴. 大風將起. 山自先鳴. 故名]
산이 높고 험하여 소금강이라 嵯峨小金剛
두 구멍에 바람이 성난 듯하구나 吼怒雙竅風
어룡이 굴에서 뒤흔드니 震蕩魚龍窟
소나무 계수나무 모아 거문고 두드리네 戛瑟松桂叢
바람이 더 이상 거세게 부지마오 莫助扶搖勢
천지는 본래 동쪽에 있네 天池本在東 외적을 막은 신선만이 惟有禦寇仙
그대를 빌어 승천하고자 하오 借爾欲乘空
○ 의상의 기적(義相異蹟)
고려의 승 익장의 기문에 낙산사 동쪽 수리쯤 해변에 배가 드나들 수 있는 굴이 있는데 관세음보살이 머물던 곳이라고 세상에 전한다. 굴 앞에 한자리 깔만한 돌이 있어 신라 의상법사가 이에 돌 위에서 전좌배례하며 관세음보살 진상을 진견하려고 14일을 기다려도 볼 수 없어 바다에 몸을 던졌더니 용이 붙들고 돌 위로 나왔다.
관세음보살이 굴속에서 팔을 내밀어 수정염주를 부면서 “내 몸은 볼 수 없다. 다만굴 위를 따라가면 한 쌍의 대나무가 솟아난 곳에 이르면 그곳이 내 이마머리다. 여기에불전을 짓고 상설안배 하라” 하였다. 용이 바치는 여의주와 보옥을 의상께서 받아가지고 오니 한 쌍의 대나무가 솟았다. 이에 그 땅에 절을 짓고 용이 바친 옥으로 불상을마련하여 봉안하니 곧 관음사요 수정염주를 소장한 보물의 절이 되었다.
고려 유자량이 병마가사 되어 관음굴 앞에 이르러 분향재배하니 청조가 꽃을 물고날아와 노래하며 꽃을 두건 위에 떨어뜨렸다. 유자량의 시에 명주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고 청조를 이 사람이 만나 것이라고 말했다. 굴 왼편 한 기슭에 바다에 우뚝 솟아예부터 의상이 머물던 곳을 이름 하여 의상대라 하였다. 대 앞에 구불구불 서린 여러그루의 고송이 볼만하다.
高麗僧益壯記. 洛山寺東數里許海邊. 有窟可容舟. 世傳. 觀音大士所住處. 窟前. 有石可鋪 一席. 新羅義相法師. 乃於石上展拜. 求見觀音眞像. 二七日未獲覩. 便投身海中. 有神龍扶出石上. 觀音 卽於窟中. 伸臂授水晶念珠曰. 我身不可覩. 但從窟上. 行至雙竹湧出處. 是吾頂上. 於此. 可營一殿. 安排像設也. 神龍獻如意珠及寶玉. 義師受珠玉而來. 有雙竹自抽. 乃於其地創殿. 以龍所獻玉. 造像安之. 卽觀音寺. 藏珠於是. 寺傳寶之. 高麗庾資諒爲兵馬使. 到窟前拜稽. 有靑鳥啣花飛鳴. 花墜幞頭上. 庾資諒詩. 明珠非我欲. 靑鳥是人逢云云. 窟左一麓陡起入海. 舊稱義相所憇處. 名以義相㙜. 㙜前數株古松蟠屈可玩.
의상대사의 황홀한 일 義師事怳惚
바다에 투신하여 진상을 구했네 投海求眞像
용이 의상을 감싸 안으니 神龍護袈裟
석상에 오래도록 엎드려 있었네 宛在舊石上
스님이 머물던 곳 아득하여 蒼茫住錫處
옛날 누대는 천길 벼랑에 서있구나 古㙜立千丈
대 앞의 소나무는 가지는 㙜前松樹枝
언제나 동쪽으로 향하리 幾時復東向
○ 관세음보살의 신상(觀音神像)
쌍죽이 솟아 바다는 깨끗하고 雙竹湧海湑
법당의 불정은 한없이 높구나 孤棟架佛頂
관음상을 아름다운 옥으로 만들고 神像巧鑱玉
깊은 동굴 배 모습과 흡사하네 窟恰容艇
청조가 천화를 물어다 떨구고 鳥銜天花墜
용이 토한 여의주가 빛나네 龍吐驪珠烱
옛 자취를 어루만지고 싶어 舊迹欲摩挲
오래 앉아 있으니 바람만 차구나 坐久風凄冷
○ 계조암의 오랜 굴[繼祖舊窟]
천후산 아래 있다. 굴 밑 벼랑의 작은 암자에 스님은 모든 번뇌가 비었고, 계조선사가입정한 곳으로 전한다. 굴 앞에 거대한 흔들바위가 있고, 동으로 큰 바다요, 앞은 달마봉과 여러 봉우리를 대하고 있다[在天吼山下. 窟底架崖構小菴. 空無僧. 世傳繼祖禪師入定處. 窟前巨石錯立. 東臨大海. 前對達摩諸峯]
유명한 조사들이 설교하던 곳으로 祖師講道處
오랜 된 굴속에 푸른 이끼 무늬졌네 古窟蒼苔紋
구부러진 바위는 웅크린 범 같고 穹巖若蹲虎
둥근 봉우리는 진을 친 군사 같구나 環峯如列軍
두 구멍에서 갑자기 바람 마시니 倐吸雙穴風
어두운 구름이 겹겹이 둘러싸는 구나 繚繞重溟雲
빈 암자는 고요한데 스님은 없고 空菴寂無僧
지나가는 신도들만 향을 피우네 鑪檀徒自焚
○비선대의 층층이 깊은 소(飛仙層潭)
천후산 남쪽에 신흥사가 있고 절 앞 오리쯤 깊숙한 곳은 산봉우리 첩첩하고 숲이 우거졌는데 흰 돌이 평평하게 깔리어 맑은 물이 흐르는 못이 곧 와선대이다. 와선대를 지나 물길 따라 수리 오르면 첨예한 산봉우리 밑에 바위샘이 흘러 와선대보다 기이한 장관이며 맑고 시원한 비선대이다. 이곳이 양양 제일의 동천이다.[天吼山南有神興寺. 寺前五里餘洞府深邃. 疊嶂森羅. 白石平鋪. 溪流成潭. 卽卧仙㙜. 自卧仙沿溪上數里. 峯巒泉石. 比卧仙益奇壯淸爽. 乃飛仙㙜. 此是峴山第一洞天也.]
신선이 놀면서 누워 쉬다가 날아간 곳 遊仙或飛卧
층층이 깊은 소 아래 위로 나누어져 있네 層潭分下上
큰 반석이 땅을 덮고 鋪地盤石大
골짜기를 씻는 듯 폭포는 장관이구나 漱壑飛泉壯
봉래 섬에 갈 필요도 없이 不必蓬萊島
녹색 옥으로 만든 지팡이 집고 멀리 왔네 遠携綠玉杖
흰 두건 쓰고 또 감탄하면서 且欹白接䍦
하루 종일 높고 푸른 산봉우리만 바라보네 終日看靑嶂.
○ 권금성의 남은 성가퀴(權金殘堞)
설악산 머리에 있다. 석축 둘레는 천여 척으로 부서진 성가퀴는 아직도 남아 있다. 옛날 권씨와 김씨 두 가문이 난을 피해 쌓았다고 하여 이 이름 하였다. 토왕성과도 서로연결되고 성 동편에는 수백 척이나 되는 폭포수가 걸려 있는데 토왕성 역시 어느 대에 성축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옛날 토씨 성의 왕이 조성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在雪岳頂. 石築周千餘尺. 廢堞尙在. 俗傳昔有權金二家. 避亂于此. 故名. 與土王城. 相連城. 東有瀑布掛流數百尺. 土城亦不知何代設築. 而或傳古有土姓王造此云.]
옛날 권씨와 김씨가 난을 피해 權金昔逃難
옛날에 쌓은 성가퀴가 남아 있네 殘堞餘古壘
토왕성과도 대치 하며 對峙土王城
폭포수도 멀리 보이는구나 遙望瀑布水
어느 대 전쟁이 없었는지 何代無兵戈
몸을 감출 땅을 찾기 어렵네 難得藏身地
상산 168) 과 더불어 설악산도 商山與雪岳
사호의 두 집안 자식 같구나 四皓後二子
○ 공허한 하조대(河趙空㙜)
읍 남쪽 삼십 리에 있다. 낮은 산기슭이 바다 가운데로 비스듬히 빠져나간 가파른 절벽 위에 정자가 있다. 대 앞에 규룡같이 구부러진 여러 그루의 고송이 꾸민 일산처럼 가리어져 있으며 기이하게 깊은 골과 바위는 파도에 부딪치는 그 자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조선 건국 초 하륜과 조준 두 사람이 여기머물러 쉬면서 놀았다고 하여 이름 하였다고 한다.[在府南三十里. 小麓迤入海中陡絶爲臺. 臺前數株古松. 蚪屈掩翳左右巖壑. 奇邃海濤衝激凜. 不可久留. 世傳國初河崙趙浚兩人遊憇于此. 故得名云.]
영민하고 준수한 인물 여기에서 즐겨 英俊亦樂此
하조대의 이름 영원하리라 古㙜名不朽
창해군 찾아오니 應尋滄海君
마침내 위천 169) 의 늙은이 용맹을 떨쳤네 終奮渭川叟
이끼 짙은 물가는 전에도 한적 했는데 苔深舊磯空
바람이 세차니 울부짖는 겨울 소나무 風急寒松吼
해신제 위해 잔 올리려 하니 欲酌淸波奠
한없는 북두칠성만 기우는 구나 恨不傾北斗
○ 현산의 달맞이(峴首待月)
읍 앞 낮은 산을 현산이라 한다[邑前小麓俗稱峴山]
허리띠 늦춰 맨 경험이 없었는데 不經緩帶翁
이 산의 작은 계단을 밟았네 玆山等蟻垤
모름지기지는 해 아쉬워 何須惜落日
우리는 초승달을 기 다리네 我方待新月
타루비 한 조각 밝혀 보니 一片墮淚石
이미 가신 님 어찌 도우리 何補已朽骨
이 삼영을 비추던 달그림자가 이르러 及此成三影
다만 술잔을 기울일 수밖에 없네 但進盃中物
○ 의춘암의 화전놀이(春巖賞花)
부 서쪽 오 리에 있고, 예문이라 칭한다. 마을 가운데 맑은 물과 반석은 가히 놀만 한 곳인데 개울가의 반석에는 10여명이 앉을 수 있어 봄철 두견화 만개하면 태수가 화전놀이 하였다고 이른다. 지금은 의춘암이라 고쳐 부른다.[府西五里餘. 俗稱禮門. 洞中泉石可玩. 溪邊小巖. 可坐十餘人. 春時杜鵑爛開. 太守輒賞花於此云. 今改以宜春巖.]
어느 곳이 화전놀이 하기 좋은가 何處賞春宜
작은 바위가 봄이 되면 어여쁘구나 小巖春可憐
잔을 권하니 오리가 녹파를 일으키고 盃添鴨綠波
꽃은 학림의 신선을 대하는구나 花對鶴林仙
꽃을 꺾어 흰 머리에 꽂고서 折來揷白髮
술 취해 추는 춤은 어떤 춤인가 醉舞何躚躚
아이들 한바탕 웃음을 더하고 街兒添一笑
산옹은 지금도 소년이구나 山翁今少年
○ 무산의 구름과 비(巫山雲雨)
읍 앞 남대천에 늘어선 산봉우리를 무산이라고 한다.[邑前南大川邊列嶂羅立. 俗稱巫山]
아침부터 홀을 잡고 바라보는 곳 朝來拄笏處
상쾌한 기분은 서산만 못하네 爽氣非西山
단구의 병풍모양 특이하고 恠底丹丘屛
누런 발 사이 내 뜻을 펼치네 張我黃簾間
은 산 언덕에 겹쳐진 속에 銀山堆疊裏
열두 봉우리 얽혀있네 綰結十二鬟
어찌하여 구름 비오기를 기다리나 何待作雲雨
오랫동안 꿈속에서 얼굴이나 대하리 長對夢中顔
○ 나무 숲 사이에 아른 거리는 녹문[鹿門烟樹]
부의 성 서쪽을 지나 작은 농가들로 한 마을 을 이루는데 무성한 뽕나무로 가리운 앞에는 남대천이 흐른다. 임천이라 부르는데 녹문이라고도 한다[府城西過一小墅村落. 周布桑柘掩翳. 前臨大川. 俗號林泉. 亦稱鹿門.]
서쪽 숲에 몇 집이나 되는가 西林人幾家
마을에 황혼이 지는구나 墟里曖黃昬
나무 그늘 짙은 먼 들에 樹陰團遠野
외진 마을에 연기도 맑네 烟色淡孤村
소와 염소 함께 돌아가는데 不分牛羊歸
다만 닭과 개소리만 시끄럽네 但聞鷄犬喧
솔밭 길 따라 오가는 사람 松逕去來人
누가 녹문에 은거 하는지 誰是隱鹿門
○ 자지산의 영초(芝山靈草)
자지산은 부의 남쪽 칠십 리에 있다. 산중에는 자지가 많이 나므로 이름 하였다.[紫芝 山在府南七十里. 山中多生紫芝. 故名.]
꽃 사이에 두건 쓴 늙은이 나타나 花間接䍦翁
소나무 그늘 아래서 노인이 반기네 松下笑綺皓
다만 녹색 포도주 맛보니 但傾綠蒲萄
영묘한 지치로 빚었다네 焉用紫芝草
지치로 일 또한 많아지고 三秀亦多事
한번 취하니 늙어감도 잊는구나 一醉不知老
주림을 고치는 약이 없으니 어찌하오 那無療飢物
남대천의 봄날 물결이 좋구나 漢水春波好.
○ 부드러운 줄기의 순지[蓴池嫩莖]
부의 동쪽 팔 리 구봉산 아래 있다. 두 호수가 좌우로 시원하게 펼쳐있어 이름을 쌍호라 하고 또한 순지라고도 한다.[在府東八里九峯山下. 兩湖夾其左右. 故名以雙湖. 亦稱蓴池.]
이슬 젖은 아욱 캐어 국을 끓이니 露葵采作羹
젖빛 같이 기름지고 부드럽네 軟滑流膏乳
생성요리 아름다운 맛 잃고 鮭菜失佳味
깨닫지 못하고 솥바닥만 긁는 구나 不覺頻轑釜
어찌 미리된장을 넣지 않고 豈曾下鹽豉
채고 같이 참 좋구나 政好如釵股
가을바람에 어린 매가 나래를 펴고 秋風張季鷹
너를 잊지 못해 관직을 그만두리라 戀爾宜解組
○ 태평루의 풍류[太平歌管]
태평루는 곧 객사이다. 문루는 매우 넓고 시원하다. 태수는 늘 이곳에서 풍류를 베풀었다.[太平樓. 卽客舍. 門樓極宏敞. 太守每張樂於此云.]
높디높은 누각은 설악산으로 인하여 飛欄倚雪嶽
좌부선인의 신비로운 음악이 빛나는 구나 仙樂喧紫府
남대천의 물결은 목이 메어 흐르지 않고 漢波咽不流
무산의 구름이 오가며 흐르네 巫雲行復住
바다와 하늘이 여음이 울려 퍼지고 海天散餘響
어용이 뒤섞여 춤을 추네 魚龍紛起舞
오랜 된 동제는 쓰지 않고 不用舊銅鞮
월궁의 악보를 새로 탐내는구나 新偸月宮譜
○ 동해묘의 제사(海廟香火)
동해신묘는 부의 동쪽 해변 송림 속에 있으며 봄가을에 제를 올린다.[東海神廟. 在府東 海邊松林間. 春秋設祭.]
울창한 송림 속은 시원하고 고요한데 松林閴森爽
신을 모신 신궁은 엄숙하고 밝다 神宅儼明宮
향을 피우니 하늘하늘 구름이 되고 爐香裊汀雲
깃발 날리어 바닷바람 일으키네 旗脚颺海風
모든 백성 늘어서서 제를 올리니 蜿蜿享百靈
여러 해 풍년 들 효험 있구나 穰穰驗屢豊
부끄러운 관리들 명심하고 愧乏吏部銘
바다를 맡은 신에게 치성을 드리네 致崇如祝融
○ 죽도의 신선절구[竹島仙臼]
죽도는 부의 남쪽 사십 리 관란정 앞에 있다. 섬은 푸른 대가 가득하고 섬 아래 바닷가에 구유같이 오목한 돌이 있는데 갈리고 갈려서 기교하게 파인 속에 둥근 돌이 하나 들어 있다. 민간에 전하는 말에 그 속에 둥근 돌이 흔들리고 회전하여 철구가 되었는데다 갈려 없어지면 세상의 개혁된다고 한다. 심수경의 시에 “바위사이 돌절구 기이한자취 찾는데, 신선들 어느 해 이곳에서 노닐까”하였고, 이우의 시에 “절구로 방아 찧기 시작하였는데 한 밤 중에 훔쳐 어깨에 지고 비석을 물속에 빠트렸구나”라고 하였다.[島在府南四十里觀瀾亭前. 滿島皆蒼竹. 島下海澨有石凹. 如槽磨礱巧刻中有一圓石. 諺傳. 圓石搖轉其中. 磨而成臼. 磨盡. 則世改矣. 沈守慶詩. 巖間石臼尋奇迹. 仙子何年此地遊. 李堣詩. 舂磨凹石猶初刦. 偸負沈碑半夜天.]
깊고 깊어 푸르른 죽도에 深深蒼竹島
아름다운 옥절구 소리 英英玉杵臼
어찌 그리 빨리 돌려 갈아는가 磨轉何太速
많이 갈아서 짧은 시간 千刦彈指久
효험이 좋은 약을 다시 찧지 않으니 玄霜不再擣
운영 170) 을 볼 수 있을지 雲英能見否
나는 바위에 술통을 만들어 我欲作窪樽 오랫동안 포도주나 담아두려오 長盛蒲萄酒.
○ 청초호 용갈이(草湖龍耕)
쌍성호 일명 청초호라고 한다. 부의 남쪽 사십 리에 간성과 경계에 있다. 둘레가 수십리고, 매년 겨울 얼은 후에 얼음이 갑자기물결을 일었다. 북쪽 기슭에 남쪽 기슭까지마치 쟁기질로 물결을 갈라 엎은 것 같은 형상이어서 마을 사람들이 이르기를 용갈이한다고 하였다. 이에 이것으로 한해의 점을 쳤다고 한다.[雙成湖. 一名靑草湖. 在府北四 十里杆城界. 周數十里. 每冬月合凍後. 氷忽鱗起. 自北岸至南岸. 有若犂破狀. 村人謂之龍耕. 以此占年云.]
눈 속의 아름다운 풀은 雪裏種瑤草
용과 신선의 부름임을 아네 知有呼龍仙
긴 호수가 밭이 되어 長湖爲十畒
얼음 갈이가 연기 갈이 같구나 耕氷如耕烟
서릿발이 갑자기 햇살에 번쩍이고 霜鱗乍閃暎
하늘의 쟁기 는 어찌 빙빙 도는가 雲耜何蹁躚
스스로 갈이 하고 또 비가 오는데 自耕又自雨
어찌 풍년이 아니라고 근심하는가 何憂不豊年
○ 상운정의 송림(祥雲松林)
상운정은 부의 남쪽 20여 리에 있다. 바닷가의 장송이 울창하여 뜨는 해가 보이지 않는다. [祥雲亭. 在府南二十餘里. 傍海長松森欝. 仰不見日.]
해돋는 바다가 막혀서 遮障扶桑池
작은 풀언덕이 환상으로 변하였구나 移幻小茅嶺
용왕의 분노를 변화하고자 하니 龍鱗欲變化
서리 맞은 나무 고고하고 굳센 것을 근심하네 霜榦愈孤勁
술 취해 백접리를 벗고 醉脫白接䍦
바람 쏘일 때 머리 드러내네 灑風時露頂
지금부터 팽택령 벼슬 그만두고 從今彭澤令
다시는 삼경 171) 을 그리워하지 않네 不復戀三徑
○ 큰 제방의 수양버들(大堤楊柳)
현산 서쪽에 사방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데 대제라고 부른다.[峴山西傍. 有通衢. 俗稱大堤]
버들 빛은 아름다운 큰 제방에 大堤嫩柳色
푸른 비단 옷 입고 계집아이 노니네 遊女翠羅襦
현산의 배꽃이 날리니 梨花峴山雨
한가로이 제방을 그리며 희롱하네 閒弄蘓堤圖
산옹은 길거리에서 취하여 山翁街頭醉
늘어진 수양버들 좋구나 好掛靑絲壺
하늘하늘한 버들가지 꺾으려하니 欲借裊裊枝
영랑호 물결이 출렁이네 搖蕩永郞湖
○ 봉정암의 고고한 탑(鳳頂孤塔)
봉정암은 설악산 정상에 있어 굽어보면 만개의 봉우리와 동쪽으로는 넓은 동해를 접해있다. 시원하게 뚫린 골은 견줄 데 없고 암자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 가히 수천 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곳이다. 유의하여 세운 탑이 고고하게 높이 솟아 있는데 언제 창건했는지 알 수 없다. 곁에 두 개의 술 단지 구멍이 있는데 이는 지극히 오래 전 배를 매던 곳이라고 전한다. 봉정암 아래 이십 리 쯤에 십이폭포가 있고, 폭포 서쪽에 김시습이 살던 옛 터가 있다.[鳳頂菴. 在雪嶽絶頂. 俯視萬峯. 東臨大海. 爽豁無比. 菴西有大巖. 廣可坐數千人. 當心造塔. 突兀孤起. 不知創自何世. 而傍有石罅二孔. 傳是浩刦繫舟處云. 鳳頂下二十里許. 有十二瀑. 瀑西. 有淸寒子舊基.]
공경스럽고 고고한 봉정암은 翼翼孤鳳頂
봉래산과 서로 마주 대하며 버티네 對峙蓬萊嶽
바다를 굽어보니 바위의 형세가 장엄하고 俯海石勢壯
하늘 높이 탑 그림자 우뚝 솟아있네 摩空塔影矗
넓고도 넓어 궁리하기어렵고 洪荒莽難窮
누가 옛날에 배를 매었는가 誰是維舟客
김시습의 집터 또한 갈려서 없어졌는데 淸寒亦磨滅
어느 곳에서 구름 폭포 찾고 있을까 何處尋雲瀑
○ 선림원지의 부서진 비석(沙林斷碑)
사림사는 부의 서쪽 칠십 리 산협에 있는데 다만 절은 없고 절터만 남아 있다. 절 앞의 석비에 곧 매월당이 왕휘지의 글자체로 집자하여 홍각선사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필획이 완연하여 실물과 흡사하여 이 보물을 많은 사람들이 완상하였다. 근자에 나무꾼들이 두들겨 부셔 조각난 비로만 남아있다.[沙林寺. 在府西七十里山峽間. 寺廢但有舊址. 寺前 石碑. 卽梅月堂. 集王右軍字. 記弘覺師行迹者也. 筆畫宛然逼眞. 人多寶玩. 近爲樵牧撞碎. 斷碑猶存.]
깨어진 비석을 누가 보물인지 알았겠는가 斷碣孰知寶
내가 그 비석 아래서 잠자려고 한다오 我欲宿其下
김시습의 문장은 고고하고 梅堂文高古
난정의 필체가 변화했네 蘭亭筆變化
작게 깨어진 비석 용의 기세 솟구치니 微分跳龍勢
글자를 얻어 베껴서 전하리라 能傳換鵝寫
양양(중국) 부사가 한 조각 돌비석에 羊公一片石
남의 손을 빌리는 못함이 한스럽다 恨未此手借
○ 오색령에서 고사리 캐기[西嶺采蕨]
오색령은 부의 서쪽에 있으며 고비와 고사리가 많이 생산된다.[五色嶺. 在府西. 多生薇 蕨.]
끝 매봉 남쪽에 산물이 季鷹南山物
이제부터 오색령에서 생산되네 今從西嶺生
어린 아이 주먹 쥔 듯 하고 已作小兒拳
나물국은 천리에 으뜸이다 不下千里羹
다만 놓아버리면 없어질까 두려워 但恐放筯空
광주리를 기울이니 가득하여 좋네 猶喜傾筐盈
지금부터 고기 낚지 않고 從今不釣魚
비 그쳐 화창하니 새순 고사리 따리라 和雨摘新莖
○ 북진의 고기구경[北津觀漁]
북진은 낙산사 서쪽 수 리 쯤에 있다. 태수는 낙산사에 들렸다가 매양 북진에서 고기구경을 하였다.[北津. 在洛山西數里許. 太守每自洛寺. 觀漁於此津云.]
고기잡이 배가 후진에 모이니 漁艦簇北津
검은 그물이 운연같네 緇網如雲烟
작은 고기는 거두지 않고 버리니 盈尺棄不收
방어와 연어 뛰어오르는 물소리 瀺灂騰魴鰱
용백국의 거인을 따라 欲從龍伯國
여섯 마리의 자라를 잡으려오 一釣六鰲連
뱃머리에서 사공이 웃으면서 堪笑槎頭客
다만 방어의 못을 묶는구나 但解縮項鯿
○ 냉천의 옛집(冷泉故居)
냉천은 오봉산 아래 있다. 세상에 전하기를 관세음보살이 벼 베는 여인으로 변화하였는데, 고승 원효대사가 지나가다 냉천에서 물을 마시며 부인과 희롱하였다고 한다.[冷泉. 在九峯山下. 世傳. 觀音化爲女刈稻. 高僧元曉. 因取飮冷泉與之戱謔.]
정추의 시 鄭樞詩
바닷가 산이 밝은 세상 되기 전해왔는데 海岸山從赫世傳
금년까지 몇 번이나 흥망을 보았네 幾看興廢迄今年
가을빛이 온 들에 젖어 붉은 벼가 수북하고 秋涵一野亞紅稻
해가 오봉산에 비쳐서 붉은 연기 오르네 日照五峰生紫烟
덕녀(德女)의 옛터엔 잔디가 섬돌을 덮었고 德女故居莎覆砌
원효의 남긴 자리에는 나무가 하늘에 닿았네 曉公遣迹樹連天
누에 올라 상사(相思) 꿈을 맺고자 한다면 登樓擬結相思夢
꿈속에도 응당 냉천을 잔질하네 夢裏還應酌冷泉
관세음보살이 아난으로 변화하여 觀音化阿難
들에서 예쁘게 변화하여 수척해 보이네 夭冶幻枯槁
일찍이 눈이 내리기 전에 曾不散天花
논에서 벼를 베는구나 而來刈田稻
고승 원효도 여자를 희롱하다가 高僧亦解佩
바로 넘어져 실패하였네 泥絮乍顚倒
아름답게 꾸민 여인의 욕정을 깨달아야 하고 尙學羅裙色
냉천에 풀만 무성하구나 萋萋冷泉草
○ 검달동의 황폐한 터(黔洞荒墟)
검달동은 부의 남쪽 팔십 리 아주 험한 산골에 있다. 첩첩한 산중에 봉우리가 둥글게굴러 쌓여 있어, 인적이 드물다. 즉, 김시습이 은거하던 곳으로 옛 자취가 남아 아직 있다. 속세에 전하기를 오세 동자(김시습)가 살던 터라고 말한다.[黔達洞. 在府南八十里山谷間絶險處. 疊嶂環擁. 人迹罕到. 卽梅月堂舊隱處. 遺址尙存. 俗傳五歲童子基云.]
그대는 본래 청한함을 알고 있지만 知君本淸寒
살기 좋은 곳으로 어찌 검달동을 선택했는지 卜地焉取黔
김시습의 이야기 전하는데 猶傳五歲童
오랜 세월 뜻이 변치 않네 不死千年心
쓸쓸히 고사리 캐던 노래를 悽悽采薇歌
후세 누가 알아주는 사람 있을까 後世誰知音
텅 빈 김시습의 집터만 남아 空餘小梅月
오류(五柳)의 시간이 보일 듯 말듯하구나 掩暎五柳陰
○ 납호당에서 바다를 바라보며(灝堂望海)
납호당은 부의 태평루에서 동편으로 수십보 정도에 있다. 한 면을 굽어 바다를 보면서예전에 유상하던 곳이다. 당은 훼손되어 복구되지 않았다.[納灝堂. 在太平樓東數十步許. 俯海一面. 舊爲遊賞之所. 堂毁未復.]
남대천과 더불어 흥겨운 주연에 習池與漢水
잡된 것에 물들지 않네 不足一染指
내 황죽 발을 말아 올리니 卷我黃竹簾
납호당에서 보는 푸른 바다 최고구나 盡納滄溟水
영웅들이 연회를 즐기고 鯨鵬戱樽俎
소인들은 침상에서 여자와 노니네 蟾鵶掠枕几
때로는 신선의 뗏목을 만나 時時遇槎仙
물길이 얼마나 되는지 묻노라 窮河問道里
○ 영혈사에 스님을 찾아감(靈穴尋僧)
영혈사는 설악산에 있다. 신라 승려 원효대사가 창건한 곳으로 옛날에는 고승이 많았다고 한다.[靈穴寺. 在雪嶽. 新羅僧元曉所創建. 舊多高僧云.]
능엄경을 스스로 읽지 못하니 楞嚴不自讀
모든 번뇌 누구와 이야기 할까 誰與講空有
잠시 떠나 벗과 흥겨운 주연을 즐기는데 暫謝習池伴
불문(佛門)의 벗이 찾아오네 來訪空門友
벼슬 생활이 그 얼마인가 已許玉帶鎭
부부의 정을 애석해 하지 마라 莫惜䲶鴦綉
백련사에 들어가려고 하니 欲入白蓮社
이 포도주는 어찌 하나 奈此蒲萄酒
『鳴巖集』
다음 시는 양양부사 이해조(1660-1711)가 조선조 최고인 문인으로, 과거에 뜻을 두지않고 산수를 즐겼던 당대의 스승인 김창흡(1653-1722)선생께 드리자 이에 같은 제목으로 화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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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이해조(1660,현종1)∼1711,숙종37)의 본관은 연안(延安)이고 자는 자동(子東), 호는 명암(鳴巖)이다. 우의정 정구(廷龜)의 증손이고 대제학 일상(一相)의 아들이다. 1689년(숙종15) 인현왕후(仁顯王后)가 폐위되자 벼슬을 단념하였다가 1694년 왕후가 복위된 후 빙고별검(氷庫別檢)이 되고, 1702년 전주 판관(全州判官)으로 알성문과(謁聖文科)에 병과(丙科)로 급제하여 사가독서(賜暇讀書)하였다.
1709년(속종35) 2월 양양부사로 부임하였다. 정언(正言)·부교리(副校理)·집의(執義)·대제학을 역임하고 전라도 관찰사를 엮임 하였다. 조부 때부터 3대가 모두 대제학(大提學)을 지냈고, 시문에 능하여 김창흡(金昌翕)으로부터 천재라는 격찬을 받았으며 저서 ≷鳴巖集≸이 있다.
168) 상산(商山): 中國 陝西省 商縣 동쪽에 있는 산. 四皓가 秦나라 亂離를 避하여 숨은 곳.
169) 위천: 강태공이 문왕을 만나기 전에 낚시하던 곳.
170) 운영(雲英): 중국에 배항이라는 인물이 남교를 지나다가 목이 말라 한 老嫗의 집에 들어가서 물을 청하자 노구가 처녀 운영을 시켜 물을 가져다주었다. 배항이 물을 마시고는 운영에게 장가들기를 청하자, 노구가 옥저구(玉杵臼)를 얻어오면 들어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배항이 옥저구를 얻어와 마침내 운영에게 장가들어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
171) 삼경(三徑): 정원(庭園) 안의 세 갈래의 좁은 길. 뜻이 변(變)하여 은자(隱者)의 문안의 뜰 또는 그 주거(住 居)를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