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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낙산사 시문

    김창흡

    페이지 정보

    조회 429회

    본문

     

    ○ 현산 삼십경을 읊으며[峴山三十詠]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 172)


    ○ 설악산의 맑은 경치[雪嶽晴光]


    높고 높이 솟아 태초부터 빛나 峩峩太始白 

    추위와 더위 어느 때 쉴 날이오 寒暑豈歇時 

    바다위의 해는 사그라지지 마오 海日莫銷鑠

    붉은 구름 신기하게 피어오르네 紅雲發神奇

    신선의 벼슬을 군성 서쪽에서 하며 僊尉郡城西

    매양 두 손 턱 괴고 읊조리며 바라보네 吟望每支頤

    요대 173) 의 수천점 瑤臺數千點

    거센바람 백접리 174) 에 뿌리는구나 飄洒白接䍦




    ○ 한수의 봄 물결[漢水春波]


    오대산은 한수의 발원 五臺我嶓冢

    푸른 물결 해구 175) 에 출렁이네 滄浪漾海口

    맑은 강물은 사조 176) 의 화려한 시가 되고 澄爲謝朓練

    푸른 물결은 이백의 술이오 綠是李白酒 

    난주 177) 는 푸른 물결에 떠내려가고 蘭舟橫碧落 

    시에 능해 한수 동쪽을 지키네 能詩漢東守

    굽지 않는 파리옥의 빛 不枉玻瓈色

    비로소 술 열 말에 취할 수 있구나 方許醉十斗




    ○ 낙산사의 해맞이[洛伽觀日]


    이화대 178) 는 아득히 멀고 迢遙梨花臺 

    가까이 산호가지 있구나 咫尺珊瑚枝

    붉은 해가 금기둥과 함께 솟구쳐 올라 紅盆與金柱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네 指點每於斯

    빈왕 179) 은 취령 180) 뒤에 賓王鷲嶺後 

    누가 바다를 둘러보고 시를 썼나 誰爲觀海詩

    만약 물으면 하늘 밖의 일 若問天外事 

    구담 181) 또한 알지 못하네 瞿曇亦不知




    ○ 울산바위의 소문[天吼聞風]


    무릇 어찌하여 불평이 있는가 夫何有不平 

    굉효 182) 는 맑게 갠 하늘에 많네 訇哮殷晴空 

    요조숙녀는 스스로 알고 窈窕知所自

    큰 파도 바람에 급히 보네 倐見洪濤風

    5월에 어찌 기다려 점치나 箕月豈待占

    산천은 본래 서로 통하는구나 山澤本相通 

    어느새 사물과 나를 깨닫고 於焉了物我 

    돌아보니 공허하여 이치를 궁구하겠는가 回泬理何窮




    ○ 의상대사의 기적[義相異蹟]


    나를 버려 그렇게 환영으로 변화 된 몸 捨爾幻化身 

    부처의 모든 묘상을 구하였네 求佛勝妙像 

    신령스런 수정염주 구슬 마음속에 떨어져 靈珠落念頭 

    자죽 183) 은 정상 184) 에 솓아났네 慈竹生頂上 

    부도 185) 는 일마다 변화하고 浮屠事多幻 

    배는 구렁에 이미 간 자취 있네 舟壑迹已往 

    청조는 가버려 그림자도 없고 靑鳥去無影

    먼 곳을 보니 구름 사이에 물결 광대하구나 極目雲濤廣




    ○ 관음보살의 신상[觀音神像]


    원통전에는 눈이 천개이신 관음보살 圓通千眼佛 

    사는 곳은 향해(香海) 186) 의 구불구불한 곳 住處香海㢠

    버들가지에 감수 뿌리고 楊枝洒甘露

    중생은 관정 187) 을 우러러 보네 衆生仰灌頂 

    관음보살상 옥을 다듬어 만들는데 神像玉琢成 

    보배로운 달빛 머금었구나 中含寶月炯 

    고된 일 맡아 꽃 드리는 중생 辛勤獻花徒 

    관음보살의 신령스러운 자취 함께 아우르네 靈迹與之並




    ○ 계조암의 미묘한 동굴[繼祖幽窟]


    계조암 굴은 거대한 낭떨어지기에 굴 嵌空巨崖广 

    주위에 제단 나누어져 있다 周遭壇宇分 

    고승은 감실에 편안하고 高僧安一龕 

    부좌하고 이끼무늬 옷 입었네 趺坐著苔紋 

    문 앞에 달마존자 계시는데 門前達摩尊

    향을 사르며 받드는구나 奉以名香焚

    화로연기부드럽게 아래로 흘러가고 爐煙冉冉去

    설악산 고개의 구름 날아 쫓아가네 飛逐雪嶺雲




    ○ 비선대 층층이 깊은 소[飛僊層潭]


    경대의 맑은 물 굽어보니 瓊臺俯金潭 

    부채같은 청봉이 펼쳐졌네 石扇排靑嶂 

    비선대 생길 때 묘리를 갖추었나 融峙備衆妙 

    어찌 그 세가 이리도 기이하고 장엄한가 豈惟勢奇壯 

    명산을 나막신으로 두루 돌아 名山蠟屐遍 

    처음부터 맘에 들어 신선 사는 곳 상상하네 始愜丹丘想

    떨어질 듯한 금강암 欲落金剛巖 

    놀라 탄식하고 다시 지팡이 잡으오 驚吁更拄杖




    ○ 권금성에 남은 성가퀴[權金殘堞]


    산에는 수십 마리 꿩이 있고 雲根數十雉

    띠에 얽힌 오래된 터가 남아 있네 帶縈尙餘址

    물정이 어두워 속세의 사소한 일로 싸우고 茫昧蠻觸世 

    권씨와 김씨가 있는지 없는지 有無權金氏 

    생기고 무너져 쓸쓸히 나무와 돌만 남아있고 成壞空木石

    증거는 마침내 산 속 짐승들이오 憑據竟鹿豕

    편안함과 위태함 바르게 헤아리기어려워 安危莽難平

    길게 읊조리며 남은 보루 어루만지며 한숨 쉬네 長嘯撫殘壘




    ○ 쓸쓸한 하조대[河趙空臺]


    영웅의 기 상 세상 선비에게 바라는데 風雲希世士

    견식 넓은 이 모두 동쪽으로 가네 觀海亦東走 188)

    함께 이 하조대에 임하여 同臨此臺上 

    어찌 계책을 꾀하지 않는가 有何講畫否

    바위 벌인 곳에 도깨비 서 있고 巖排鬼魅立

    파도 일어 떨어지자 고래상어 울부짓네 浪輸鯨蛟吼

    하늘과 땅 이곳에는 분별이 없고 乾坤此無倪 

    오래도록 이름 남긴 짝은 길이 생생하구나 寄名偶不朽




    ○ 현산에서 달맞이[峴首待月]


    오랜 세월 동안 진실로 작은 산 千年自小山 

    아주 멀리서 달이 좋아 찾아왔네 萬里來好月

    밤에 찾아와 밤에 가지 않으니 來夜非去夜

    어찌 존망을 느끼지 못하겠는가 寧不感存沒 

    깊이 생각하니 부드럽게 바람에 흔들리고 長懷緩帶風

    고개 돌려 타루비 189) 를 돌아보네 却顧墮淚碣 

    신선들에게 물을 수 없어 羣僊不可問

    잔 잡고 흰머리 보며 웃음 짓네 把杯哂霜髮




    ○ 춘암의 화전놀이[春巖賞花]


    복사꽃 자두꽃 고을에 만발하지만 爛漫桃李縣

    어찌 무릉천 같으랴 何似武陵川 

    숲을 뚫고 명주 양산 쓰고 화전놀이 가서 穿林皁蓋往 

    다시 가련함 있음을 들었노라 更聞有可憐

    바위의 꽃은 봄의 일종으로 巖葩一種春

    물을 바라보며 아름다움 즐기네 臨水弄嬋娟

    못 밑의 붉음을 바라보는데 貪看潭底紅

    자신도 모르게 바위 위에서 잠을 자는 구나 不覺石上眠




    ○ 무산의 구름과 비[巫山雲雨]


    신령한 설악산의 한 자락에서 생겨 靈嶽所抽枝

    조각조각 모든 산이 험준하네 片片皆孱顔

    멀리 초나라 푸른 하늘 나누어 遙割楚天碧

    작은 무산 190) 이 되었네 結爲小巫山 

    나는 구름에 정이 있다면 雲飛若有情 

    비로 어두워 미인의 머리 잘못 되었네 雨暗失翠鬟 

    아마도 새벽에 원숭이 울음소리인 듯 猶疑曉猿聲

    단풍나무 숲 사이에 분명하지 않네 隱約楓林間




    ○ 연기가 나무를 가린 녹문[鹿門煙樹]


    군 서쪽 가운데 푸릇푸릇한 아름다운 경치 郡西半莽蒼

    바라보니 뽕나무와 산뽕나무 무성하네 望中桑柘繁

    아득히 먼 곳에 연기 절로 생겨 漠漠自生煙 

    어둑어둑 저물 새 가까이에서 마을을 바라보네 曖曖相望村

    논밭 갈고 곡식 심음에 즐거움이 있음을 알고 知有耕耘樂

    처자는 탈 없이 잘있네 妻子以安存 

    가히 유형주 191) 를 알겠노라 可知劉荊州 

    길게 탄식하며 녹문에 감사하오 長嘆謝鹿門




    ○ 지산의 세 가지 뛰어남[芝山三秀]


    흰 구름 가장 깊은 곳에 白雲最深處 

    곳곳에 영초가 돋아났네 遍地生靈草

    부드러운 자경 192) 을 채취해 오니 採來紫莖柔 

    이름도 아름답고 맛 또한 좋구나 名佳味亦好

    구가부터 세 가지 뛰어남으로 三秀自九歌

    먼 옛날 상산에 네 노인 있네 千古有四皓 193)

    큰 소리로 노래 부르니 여운의 이치 浩歌理餘韻

    기꺼움과 감개가 외로운 가슴에 가득하네 欣慨滿孤抱




    ○ 순지의 백경[蓴池百頃] 194)


    풀 우거진 못에서 순채를 캘 수 있는데 芳池可採蓴

    바닷가에 물결이 조용히 이네 瀲灧海之滸

    줄기 를 거두니 수많은 가닥이 은빛으로 抽莖萬縷銀 

    삼위 195) 가 목으로 들어가는 것 같구나 入喉三危露

    고상하고 멋있는 부규 196) 를 좋아하고 風雅鳧葵興

    우연히 맛있는 농어 맛 보네 氣味鱸魚偶

    누가 능히 이 맛을 알리오 誰能知此味

    한번 맛보니 세속의 구속에서 벗어나네 一嘗解塵組




    ○ 태평루의 풍악[太平歌管]


    조용한 태평루에서 홀로 거문고 그치고 淸軒捨孤琴

    뜰에 양부의 악기를 들여 연주하니 庭納兩部鼓

    뜻이 넓어 백리에서도 들려 思廣百里聽

    수부에까지 진동하네 震蕩及水府 

    높은 누각에서 팔풍 197) 불어 樓高八風會 

    넓은 하늘 많은 신선들 춤을 추오 天闊羣僊舞

    큰 물결 시끄러움을 더하며 鯨波助轟閙

    바다 위에 뜬 달 또한 삼키고 토해내네 海月亦呑吐




    ○ 동해신묘에서 제사[海廟香火]


    아명 198) 의 신궁은 푸른 소나무 숲에 있어 阿明碧松宅

    엄숙한 신궁을 숭상하네 儼然棟宇崇 

    살랑살랑 신령스러운 비 내리고 颯颯神靈雨 

    푸른 깃발 동쪽에 나타난다 多自翠旗東

    떼 지어 나는 구데기부화하는 폐단이 생기니 牲幣孚肸蠁

    관리의 게으른 몸 용납하랴 寧容吏惰躬 

    어선은 바다 가운데 섞여 있으니 漁舶交海中 

    제발 바람 사납게 부지마오 毋使起盲風




    ○ 죽도의 신선 절구[竹島僊臼]


    천지는 두개의 돌을 갈려고 天地兩片磨

    하느님은 손을 쉬지 않았구나 化翁不輟手

    둥근 돌은 크고 작은 것이 없고 圓機無大小

    바닷가에 또한 오목한 절구 있네 海澨亦凹臼

    갈기 를 다하면 바다가 육지가 되고 磨窮海爲陸 

    형체가 있는 것은 썩어 없어지지 않네 有形孰不朽

    마고신선에게 물으니 借問麻姑僊

    또한 이런 이치가 있는가 하오 亦解此理否




    ○ 청초호의 용갈이[草湖龍耕]


    잠용 199) 은 변화에 익숙하여 潛龍變化熟

    연못에 밭이 있는 것 같네 在淵若在田 

    몸을 보존할 여력이 있어 存身有餘力

    밭갈이 마치니 얼음이 단단히 얼었다 耕罷氷腹堅

    쟁기질 흔적은 강하게 나타나 犂痕隨闊狹

    호수기슭에서 점을 친다 湖岸占來年 

    몹시 더운 날 또 비를 내리니 炎天又行雨

    용은 어느 때 쉬는가 龍兮幾時眠




    ○ 상운정의 송림[祥雲松林]


    상운역은 길이 편안하고 祥雲驛路平

    좁은 길에 많은 소나무 가지런하네 夾路萬松整 

    응당 왕래부터 있어야 하고 種應自徂徠 

    아름다운 경치가 모령과 통하네 韻若通茅嶺

    뜨거운 기운에 몇 사람이나 더위 먹었나 炎塵幾人暍

    음기가 많으면 도리어 겨울이 춥네 密陰反冬冷 

    다시 생각하니 생학 200) 이 저녁에 내려오려나 更思笙鶴夕 

    달과 함께 걸어서 잡념 없이 조용히 가네 携月步虗靜




    ○ 큰 제방의 수양버들[大堤楊柳]


    어느 곳에 일찍 봄이 찾아오는가 何處入春早 

    대제는 질탕하게 노는 길 大堤冶遊途 

    제방 가에 황금 수양버들 무성하니 堤上鬱金枝 

    아름다움이 맑게 개인 호수를 더하네 婀娜拂晴湖 

    산공 201) 은 홀로 취하지 않으니 山公不獨醉

    악기를 남녀들이 갖추었네 歌管士女俱 

    습가지 202) 에 좇아다니고 歸從習家池 

    수양버들 언덕에 푸른 말이 매어 있구나 柳岸繫靑駒




    ○ 봉정암의 외로운 탑[鳳頂孤塔]


    봉정암은 세속에서 멀리 벗어나 鳳頂逈出世 

    비대는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돌이네 飛臺萬人石 

    동으로 부상의 붉은 해를 가리키고 東指扶桑赤 

    북으로는 봉래산의 흰 봉우리가 인사하네 北挹蓬萊白

    크고 넓은 굴껍데기 붙어있고 洪荒蠔著崖

    배 메었던 자리는 아직도 남아있다 繫舟猶有迹 

    구름 사이 외로운 탑 솟아있어 雲間起孤塔

    부처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는구나 不知何佛力




    ○ 사림사의 깨진 비석[沙林斷碑]


    불제자라 일컫는 홍각선사를 頭陀曰弘覺 

    어찌 도인들 알지 못하겠는가 不知何道者 

    매월당 또한 기이한 것을 좋아하여 梅月亦好奇

    돌에 옮겨 베껴 장식했네 石面賁傳寫

    예학의 글 솜씨보다 힘차고 瘞鶴筆意活

    청해서 글씨를 얻으니 운치가 아름답다 換鵝風流假

    위협하여 저버리지 않게 함이 어떠한가 如何刦未灰

    조각내 넘어뜨려 거칠 수풀 아래 있네 斷仆荒林下

    김시습이 홍각선사 203) 의 비를 세웠다. 왕희지의 글자체를 모아 새겼다고 말한다.[東峯爲弘覺立碑. 集右軍筆蹟而刻之云.]




    ○ 오색령에서 고사리 캐기[西嶺採蕨]


    서산에 일찍 불이 나 西山早燒餘 

    한차례 비에 푸른 고비가 돋아났네 一雨綠薇生

    바구니 들고 나물 캐러 가니 持筐于以採

    나는 그 이름을 사랑했네 紛吾愛其名

    누가 맛이 쓰다고 했는가 誰云此味苦

    가히 장부는 충절에 힘쓰시오 可勵丈夫貞 

    돌아보니 마음이 비리고 썩었으니 願廻腥腐腸 

    다소 바위와 산봉우리에 정이 있게 하오 稍存巖岫情




    ○ 후진의 고기구경[北津觀魚]


    후진에 물고기종류가 많아 北津鱗介湊 

    그물과 통발이 많은 배를 따른다 罾罶比千船 

    고래 새우는 모두 물결과 같이 움직이고 鯨蝦擧波蕩 

    도마 올려 방어와 연어를 요리하네 登俎用魴鰱

    갈대는 사람들이 깃이 갈색이라고 생각하고 蘆人惟羽褐

    관주 204) 는 오직 좋은 곳을 택하였네 官廚但擇鮮 

    춘추로 아가위를 훼손하니 싫어하고 春秋譏矢棠 205)

    다시는 유연 206) 을 즐기지 말라하네 勿復樂流連




    ○ 냉천의 옛집[冷泉故居]


    서광이 구봉 아래 있어 祥光九峰下 

    가을 경치는 노인초이네 秋色老忍草 

    어떤 인연으로 냉천에서 잔질 하였나 何緣酌冷泉

    미인이 있어 분홍 벼를 베고 有美刈紅稻

    모름지기 색시공을 아는가 須知色是空

    깨끗함과 더러움 두개의 도가 아니네 淨染不二道

    관세음보살 어찌 쉽게 얻으랴 觀音豈摩登 

    나습 207) 은 늙어서 깨닫고 돌아갔네 羅什還曉老 

    옛날에 전하기를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벼를 베고 있는 한 여인을 만나 서로 희롱하였 는데 관음보살이 여자로 현신하였다고 말한다.[古傳元曉遇一女刈稻于此地. 與之相戲. 葢 觀音現女身云.]




    ○ 검달동의 황폐한 터[黔洞荒墟]


    동봉이 뜬구름처럼 돌아다니며 자취를 남겨 東峰雲遊迹

    무릇 깊은 숲에서 다하였다 大抵盡窮林

    홀로 쳐다보니 이곳이 설악산 孤瞻雪嶽邇

    두루 찾아보니 검달동의 깊은 계곡이구나 遍搜黔谷深 

    고기잡고 나무 하는데 오세라 부르고 漁樵五歲喚 

    고결한 학덕 만고의 마음이라 氷月萬古心 

    고비 캐는 무리가 있어야 要之採薇徒 

    석담을 또한 알아주는 벗이라네 石潭亦知音




    ○ 납호당에서 바다를 바라봄[灝堂望海]


    물건이 커야 꽤 볼 수 있고 物大有可觀 

    해외는 다시 물이 없다 海外無復水

    당고 208) 를 굉량이라 칭하는데 堂高稱宏量 

    납호당의 기운은 만리에서 들어오네 灝氣納萬里

    천지는 나무뿌리가 드러나 乾坤露根柢 

    세월의 처음과 끝을 볼 수 있네 日月見端始

    돌아보니 큰 자라의 등뼈 아닌가 還疑巨鰲脊 

    바로 이 집의 난간이네 卽此軒檻是




    ○ 스님이 찾는 영혈사[靈穴尋僧]


    신령한 스님이 이 절에 오래 머물었는데 神僧所卓錫 

    인품 모두 신비함이 있네 風氣團妙有 

    돌아가는 봉우리에 따라 학이 머물고 峰廻隨鶴止

    샘이 솟고 길에서 호랑이 표호하네 泉涌經虎吼

    동재에서 불경 한 권 들고 읽는데 東齋貝葉書 

    태수가 찾아 왔네 扣玄來太守

    팽택 209) 에서 높은 자리 능히 할 수 있는데 能爲彭澤高 

    원공 210) 은 술로 병들지 않는 다오 遠公不病酒


    『三淵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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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 김창흡(1653,효종4∼1722,경종2)의 본관은 안동(安東)이고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三淵)이다. 좌의정 상헌(尙憲)의 증손자이며, 영의정 수항(壽恒)의 셋째아들이다. 형은 영의정을 지낸 창집(昌集)과 예조판서· 지돈녕부사 등을 지낸 창협(昌協)이다. 15세에 이단상(李端相)의 문하에서 수학했다. 과거에는 관심이 없었으나 친명(親命)으로 응시하여, 1673년(현종 14)에 진사시에 합격한 뒤 과장에 발을 끊었다. 백악(白岳) 기슭에 낙송루(洛誦樓)를 짓고 동지들과 글을 읽으며 산수를 즐겼다. 1681년(숙종 7)에 김석주(金錫胄)의천거로 장악원주부(掌樂院主簿)에 임명되었으나 나가지 않았고, 1689년 기사환국 때 아버지가 사사되자영평(永平)에 은거하였다. ≷莊子≸와 사마천(司馬遷)의 ≷史記≸를 좋아하고 시도(詩道)에 힘썼으며, 친상을 당한 뒤에는 불전(佛典)을 탐독하여 슬픔을 잊으려 하였다. 1696년에 서연관(書筵官)에 초선(抄選)되고, 1721년(경종1)집의에 제수되었으며, 이듬해 영조가 세제(世弟)로 책봉되자 세제시강원(世弟侍講院)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사임하고 나가지 않았다. 사화로 절도에 유배된 형 창집이 사사되자 지병이 악화되어 죽었다. 형 창협과 함께 성리학과 문장으로 널리 이름을 떨쳤고, 이황(李滉)의 주리설(主理說)과 이이(李珥)의 주기설(主氣說)을 절충하는 형 창협과 같은 경향을 띠었다.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양주의 석실서원(石室書院), 양근(楊根)의 미원서원(迷源書院), 덕원의 충곡사 (忠谷祠), 울진의 신계사(新溪祠), 양구의 서암사(書巖祠), 강릉의 호해정영당(湖海亭影堂), 포천의 요산영당(堯山影堂), 한성의 독충당(篤忠堂)에 제향 되었다. 저서 ≷삼연집≸,≷瀋陽日記≸ 등이 있다.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173) 요대(瑤臺): 신선이 사는 곳.

    174) 백접리(白接䍦): 두건의 일종.

    175) 해구(海口): 바다가 육지 쪽으로 후미져 들어간 곳.

    176) 사조(謝朓): 육조시대시인. 글이 맑고 화려함.

    177) 난주(蘭舟): 목련으로 만든 아름다운 배.

    178) 이화대(梨花臺):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 할 때 앉아서 좌선했던 곳.

    179) 빈왕(賓王): 당나라 초기 유명한 시인.

    180) 취령(鷲嶺): 석가모니가 설법 한 인도의 영취산.

    181) 구담(瞿曇): 부처.

    182) 굉효(訇哮): 바람이 대단히 부는 소리.

    183) 자죽(慈竹): 가을에 채취하는 대. 일명 관음죽.

    184) 정상(頂上): 관음보살의 이마.

    185) 부도(浮屠): 고승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하는 묘탑.

    186) 향해(香海):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향수로 된 바다.

    187) 관정(灌頂): 受戒하여 불문에 들어갈 때 향수를 정수리에 끼얹는 의식.

    188) 동주(東走): 두보 시에 의하며 선비들이 관의 먼지를 털고 출세할 수 있게 된 의미로 사용 하였다.

    189) 타루비: 부사 이상일(1644년,인조22에 7월에 양양부사로 도임하였다)의 선정비.

    190) 무산(巫山)- 중국 사천성과 호북성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巫山之夢’의 고사인 옛날 초나라 襄王이 꿈에무산의 여신과 밀회하였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으며, 남녀의 밀회를 뜻하는 말.

    191) 유형주(劉荊州): 유표(劉表)가 형주자사로 있었기 때문에 유표를 유형주라고 부른다.

    192) 자경(紫莖): 삼대가 자주색인 삼.

    193) 사호(四皓): 한나라 고조 때 商山에 은거해 살던 네 노인 194) 백경(百頃): 밭백이랑(百亩)의 지적.

    195) 삼위(三危): 仙藥의 한가지.

    196) 부규(鳧葵): 순채의 하나.

    197) 팔풍(八風): 팔방에서 부는 바람.

    198) 아명(阿明): 동해신명(名).

    199) 잠룡(潛龍): 승천할 때를 기다리며 물속에 잠겨 있는 용.

    200) 생학(笙鶴): 주무왕의 태자 晉이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피리 불며 하강하였다는 고사.

    201) 산공(山公):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산도(山濤).

    202) 습가지(習家池): 진(晉)나라 산간(山簡)이 양양(襄陽)을 다스렸는데 항상 그곳을 찾아 만취했다는 고사.

    203) 홍각선사(弘覺禪師): 신라 때의 스님.

    204) 관주(官廚): 수령의 음식을 만드는 곳.

    205) 당(棠): 아가위(산사자-山査子-. 산사나무의 열매) 206) 유연(流連): 노는데 팔려 집으로 돌아가기를 잊음.

    207) 나습(羅什): 인도스님 구마나습

    208) 당고(堂高): 집을 짓기 위해 땅을 높이 돋운 부분.

    209) 팽택(彭澤): 진(晋)의 도연명(陶淵明)은 팽택(彭澤)의 수령이 되었으나. 관리생활에 염증을 느끼자 80여일만에 사직한 내용이다.

    210) 원공(遠公): 진나라 고승인 慧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