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체검색 닫기
양양문화원
HOME 문화원소식
  • 자료실
  • 낙산사 시문
  • 자료실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낙산사 시문

    이유원

    페이지 정보

    조회 409회

    본문

     

    ○ 선유담(仙遊潭), 낙산사(洛山寺)        귤산(橘山) 이유원(李裕元) 62)


    낙산사는 양양군(襄陽郡)에서 20리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관음굴(觀音窟)이 그 곁에있다. 바다 위로 두 바위에 걸터앉혀서 허공을 질러 절을 일으켰는데, 의상대사(義相大 師)가 창건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세조대왕(世祖大王)이 중수하였다. 어수정(御水井)과 선유담이 있다.


    간이(簡易)의 낙산사(洛山寺) 시는 다음과 같다. 그중 한 수는 다음과 같다.


    누관과 해일의 그 기특한 경치 예전에 듣고 樓觀海日昔聞奇

    중추의 좋은 시절에 구경 날짜를 잡았다 月得仲秋一歲期

    이곳에서 이때에 궂은비를 만났으니 此地此時逢苦雨 

    하늘이 나를 영동에 머물러 시를 짓게 하누나 天公停我嶺東詩


    하였고, 또 한 수는


    계속 내리던 비 갓 개인 때를 타서 剛因積雨得新晴 

    동대로 걸어 나가 달 뜨기를 기다리네 步出東臺遲月生 

    십육일 밤에야 달이 꽉 찬 것을 보겠으니 二八眞看規正滿

    간밤엔 그릇 몇 사람의 심정을 괴롭혔을까 前宵枉惱幾人情


    하였으며, 또 한 수는 다음과 같다.


    아득한 하늘가 달이 질 무렵에 玉宇迢迢落月東

    만경창파 갑자기 붉은빛 번쩍이네 滄波萬頃忽飜紅 

    꿈틀거리는 온갖 괴물들 불을 머금고 蜿蜿百怪皆銜火

    밝은 달을 황도 가운데 전송하누나 送出金輪黃道中


    시남(市南)의 ‘낙산사에서 상인(上人)에게 주다’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닷가에 위치한 그윽한 관음굴 海上觀音窟

    천년토록 내려온 외로운 낙산사 千年洛寺孤

    한퇴지(韓退之)가 벗한 태전(太顚)은 전생의 그대요 顚公前世爾 

    한퇴지 그는 바로 후생의 나라네 韓子後生吾

    불경 소린 밤새도록 놀라게 하고 禪梵通宵驚 

    바다의 파도는 새벽에 몰려오네 溟濤入曉驅

    서로 일출을 보기 로 약속했으니 相期看日出 

    하늘이 맑은지 여부 물어보노라 天色問晴無


    명재(明齋)의 낙산사 시는 다음과 같다.


    세도(世道)의 소장 성쇠를 아랑곳하지 않는데 不管道消長

    사람의 희비를 어떻게 알겠는가 何知人樂憂

    천하를 경영할 큰 뜻을 且將弧矢志 

    애오라지 해산의 유람에 쓰노라 聊付海山遊 

    첫여름이라 청화한 시절 首夏淸和節

    배꽃 만발한 낙산사러라 梨花洛寺樓

    바다는 만리나 아스라한데 滄溟正萬里

    해 돋으니 채색 구름 걷히네 日出彩雲收


    택당(澤堂)의 낙산사 시는 다음과 같다. 그 중 한 수는 다음과 같다.


    누가 용공 불러내어 눈을 뿌리게 하였노 誰喚龍公撒玉塵 

    머리 돌려 보니 선궁(仙宮)의 광경 새롭구나 琳宮光景轉頭新

    바다는 은백색 거품을 흠뻑 뒤집어쓰고 滄溟倒接銀濤沫

    사찰은 하얀 치자나무 꽃으로 단장하였네 祗樹粧成白葍春

    세모에 올라와 보니 역시 그대로 승지 歲暮登臨仍勝地

    타향에서 만나 뵌 분은 바로 집안 어른 天涯會合是宗人 

    돌아가는 길에 도롱이 젖는 일 걱정치 않고 不愁歸路簑衣濕

    술동이 앞에 한가한 몸으로 서로 대하누나 且鬪樽前漫浪身

    이날 집안 어른을 만났는데, 큰 눈이 내렸다.


    또 한 수는 다음과 같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도 숨어 살고 싶은 뜻을 가졌던지 至人亦有滄洲趣 

    신령스런 그 자취를 동해안에 남겼구나 靈迹曾留海岸東 

    한 손길 자비를 베풀려 동방에 왔으니 一手慈悲奔鰈域

    웅장한 사찰 천추토록 하늘 높이 솟았네 千秋臺殿壓鴻濛

    범종이 울리자 스님들 발우 공양 서두르고 鯨魚自吼僧催鉢

    보배 기운 떠오르니 벽에서 무지개 뿜었네 寶氣常騰壁吐虹 

    백화 왕자가 지은 찬을 본받으려고 하여도 欲效白華王子讚 

    솜씨 겨룰 만한 기 어 없는 게 부끄럽네 愧無奇語與爭工


    진해(鎭海)의 낙가산(洛伽山)을 일명 ‘소백화산(小白華山)’이라 하는데, 곧 관음(觀音)의도량(道場)이다. 왕자 이안(李安)이 이에 대해서 찬을 지었는데, 글 솜씨가 무척 기이하 였다. 또 한 수는 다음과 같다.


    안견의 수묵화와 임억령(林億齡)의 시편은 安堅水墨石川詩 

    천재토록 가람의 두 보화로 꼽혔네 千載伽藍兩絶奇

    병화로 인해 승려들마저 모두 떠나 劫火倂將僧寶去 

    명구가 마치 상전벽해처럼 변했네 名區便覺壑舟移

    향운과 법우 다시 볼 수 없는 속에 香雲法雨虛無裏

    깨진 기 와 무너진 담 절터 희미하네 解瓦頹垣指點疑

    다행히도 성종(成宗) 임금의 글 한 편 남아 賴得宣陵宸翰在 

    신령스런 빛 여전히 절을 감싸 주네 神光依舊擁山祗


    곤륜(昆侖)의 ‘북진(北津)을 건너 낙산사로 향하면서’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배 한 척을 물 한복판에 띄워 나가니 孤舟泛出水中央

    석양 속에 일렁이는 물결 아득하여라 落日煙濤更淼茫 

    구름 속 종소리 낙산사에서 들려오고 雲裏疎鍾聞洛寺 

    성 가 우뚝한 나무 양양에서 보이네 城邊獨樹見襄陽

    밝은 달 만물을 비치듯 마음 명쾌한데 心將水月通羣照 

    손으로 은하수 거머잡고 팔방 굽어본다 手攬星河俯八荒

    취한 뒤에 물귀신을 질타하였더니 醉後馮夷隨叱咜

    파도 맑고 바람 자서 흥 더욱 높아라 波明風定興逾長


    또 ‘낙산사에 이르러’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낙산사 아래에다 배를 매어 놓고 洛山寺下繫孤蓬 

    이리저리 산책하며 바람을 쐬노라 散步微吟老樹風

    달 뜨려고 하니 사찰은 고요하고 松月欲生僧梵靜

    물새 갓 잠드니 물가가 텅 빈 듯 水禽初定渚煙空 

    시야는 반짝이는 은하수 밖에서 끝나고 眼窮星漢沖融外

    몸은 맑은 하늘 가운데 우뚝 서 있노라 身御雲霄沆瀣中

    이로부터 몸에 날개가 생겨서 便欲從玆生羽翰

    만리 길 영주 봉래에 표연히 이르고 싶네 飄然萬里到瀛蓬


    또 ‘낙산사에서 달밤에’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오봉 대전은 연하 밖에 우뚝 솟았는데 五峯臺殿出煙氣 

    시야가 부상에서 끝나도록 구름 보이지 않네 目斷扶桑不見雲 

    하늘과 바다 서로 포용하니 원기가 합하고 天海相涵元氣合

    달과 별 높은 데서 비치니 천지가 나뉘네 月星高照兩儀分

    독룡은 염불 소리 들으며 못 속에 엎드렸고 毒龍聽梵淵中伏

    황새가 바람 속에 우는 소리는 나무 끝에서 들리네 巢鸛呼風樹杪聞

    뛰어난 지경이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니 絶境頓敎心地淨

    인간 세상 벗어나고 싶은 생각 간절하구나 向來深欲遁人羣


    또 ‘일출(日出)을 보다’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다 공기 서늘하고 하늘빛 새로운데 海氣蒼凉天氣新

    물결 갑자기 붉은 용의 비늘 이루네 波瀾忽作赤龍鱗

    높고 낮은 하늘과 땅은 온갖 형상 드러내고 兩儀高下開羣象

    만국의 광명 천지는 밝은 태양을 우러러본다 萬國光明仰一輪 

    조금도 사심 없이 우주를 임하여야 直以無私臨宇宙

    가는 티끌까지도 두루 비칠 수 있느니 方能遍照及纖塵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 기우는 건 가상하나 獨憐葵藿傾陽意

    뜬구름이 맑은 하늘 가릴까 그것이 염려 長恐浮雲翳紫旻


    또 ‘낙산 앞바다에 뱃놀이를 하면서’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한 필의 하얀 베처럼 생긴 은하수 銀河一疋練

    푸른 하늘 위에 높이 걸려 있네 挂之靑天上

    맑은 빛 푸른 바다에 닿아서 澄輝接滄海 

    억만 길을 거꾸로 드리워졌네 倒垂億千丈 

    바다의 넓음을 보지 않고서야 不覩溟渤寬 

    어떻게 천지의 광대함을 알겠나 焉知天地廣 

    은하수에 이르도록 두둥실 배를 띄우고 浮舟犯牛斗 

    망망대해를 깔보며 노를 젓노라 鼓櫂凌泱漭

    신선의 궁궐에 가까이 다가가면 冉冉仙闕逼

    천상의 음악 소리 요란하게 들리리 嘈嘈天樂響

    석양의 하늘은 유리처럼 맑디맑고 夕氣霽空廓 

    동서남북은 광활하게 툭 트였네 四維倐褰敞 

    별들은 구슬을 꿴 듯 연해 있고 星辰若連珠 

    북두칠성은 손바닥 편 듯 벌여 있네 玉衡如布掌

    바다 속의 푸르디푸른 하늘빛 蒼蒼太虛色

    아래로 온갖 형상을 포용하였네 上下涵羣象

    회오리바람 파도를 일으키니 層颷鼓駭浪

    바닷물 어지럽게 움직이네 水怪紛戃怳

    하늘의 높음을 알지 못하고서 不知天宇高 

    문득 바람 타고 오르고 싶구나 便欲乘風往

    몸은 가벼워 맑은 공기를 어거하고 身輕御沆瀣

    기운은 쾌활하여 진세를 벗어난다 氣逸超塵壤 

    우습구나 진세 속에 있는 사람 却笑區內人 

    공연히 신선 될 생각 갖는 것 徒結方壺想 

    그 뉘라서 대지를 다 밟아 보겠는가 誰將蹈大方 

    장자처럼 구경이나 하길 원하네 願同莊生賞


    관음굴(觀音窟)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다가 밤낮으로 파도를 쳐서 滄溟日夜翻 

    바위에 그만 붕괴된 곳도 생겼구나 石齒有崩漉

    말하지 말아다오 두 구멍 사이에 不謂空嵌間 

    허공을 가로질러 집을 지었다고 憑虛架楹屋 

    격렬한 파도 산 밑둥을 때려 대니 層濤蹙山根

    여향이 골짜기를 진동하네 餘響振崖谷 

    흡사하다 산 위서 나는 우렛소리 有如山上雷

    번개를 동반하고 우르르 하는 듯 隱隱驅電轂 

    처마에까지 하얀 물방울 뿜으니 當檐歕素沫 

    부처의 휘장은 빨아 놓은 것 같네 佛幌如渥沐 

    물어보겠노라 그 어느 시대에 借問何代剙

    누구를 위해서 이 집을 지었던고 爲誰勤板築

    대사가 옛날에 영험을 나타내고 大士昔現靈 

    진짜 몸은 인도로 변환해 갔다네 眞軀幻西竺

    새 감실엔 황금빛이 찬란한데 新龕煥金碧

    불상의 기상 장엄하고 엄숙하네 寶像氣莊肅

    노승은 향 피우고 꿇어앉아서 焚香老僧跪

    절하고 머리 조아리며 복을 비네 拜叩祈淨福 

    그래서 어리석고 우매한 백성들로 하여금 遂令愚蒙者 

    분주히 금옥을 바치게 하네 奔走捐金玉 

    이교는 정도를 파괴하고 異敎壞正道 

    자비는 백성들을 현혹시킨다 慈悲惑氓俗

    길을 틔우고 구멍을 뚫어서 疏鑿及澗竇

    극치의 토목 공사를 베풀었구나 人工窮土木

    사람들은 모두 허탄한 말을 즐기나 人皆樂誕說 

    나만은 그 허황된 것을 비웃노라 我獨嗤荒瀆

    승려들은 이 이치 까마득히 모르니 僧徒昧斯理

    원컨대 이 말로써 권면하누나 願以此相勗


    낙가사(洛伽寺) 시는 다음과 같다.


    자라 등에 얹힌 여러 산의 주변에 鰲背諸山若箇邊 

    전조의 누관들 몇 번이나 변천되었나 前朝樓觀幾桑田

    바위엔 관음상 나타나 있고 通神石現觀音像

    복을 비는 글은 세조 연간에 전했네 薦福書傳世祖年

    하늘가 나는 새는 아스라이 가고 天際飛禽疑莽渺

    뜰에 늘어선 잣나무들 선정에 든 듯 庭中列柏摠安禪

    만물을 자세히 관찰하면 모두 변환하는데 細推萬物都成幻

    어찌 구구하게 신선 배울 필요 있겠나  何用區區學衆仙


    시남(市南)의 선유담(仙遊潭) 시는 다음과 같다.


    선유담 위에는 눈발 갓 걷히고 仙遊潭上雪初收 

    십 리의 물가엔 옥수와 경림 빽빽하네 樹瓊林十里洲 

    귀양 온 신하 원행의 괴로움 망각하고 忘却逐臣行邁苦

    이 몸 바로 선유를 하는가 의심하노라 自疑身世是仙遊


    택당의 선유담 시는 다음과 같다.


    푸른 바다 서쪽 해안엔 다시 호수와 산 滄溟西岸更湖山 

    경도의 누대가 한눈에 싹 들어오네 瓊島樓臺一望間

    속인들의 발걸음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未許俗蹤飛渡便

    듣자 하니 신선들만 한가하게 왕래한다오 却聞仙客往來閑

    소나무와 돌은 모두 윤기를 머금었고 松寒石瘦俱含潤

    나는 구름과 새는 물에 비쳐 얼룩덜룩 鳥渡雲移盡作斑

    최고의 운치로는 난주 타고 철적 불어 最好蘭舟橫鐵篴 

    밤중에 깊이 잠든 용 깨우는 일이리라 夜深驚破睡龍慳


    간이(簡易)의 선유담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다 빛 못 빛이 언덕 하나로 나누어졌는데 海色潭光隔一陂

    비바람 몰아쳐도 변함없는 푸른 유리 세계이네 無風雨改碧琉璃 

    어떻게 할 수 있으랴 선유하는 날 安能直使仙遊日

    크고 작은 못을 모두 내왕하는 일 來往纔同大小池


    또 한 수는 다음과 같다.


    선유담 위에서 호올로 노닐 때 仙遊潭上獨遊時

    새 날고 구름 떠가는 속에 술 한 잔 마시네 鳥度雲移把酒巵

    한두 마리 백구 나를 알아본 듯이 一兩白鷗如識我

    부침 왕래를 일부러 더디게 하누나 沈浮來去故依遲


    명재(明齋)의 ‘선유담에서 간성 군수(杆城郡守)와 작별하면서 주다’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소나무 밑에 마주 앉으니 정신 상쾌한데 長松對坐覺神濃

    인간사 어찌 이곳서 만날 줄 예기했으랴 人事寧期此地逢 

    도원에 대한 말을 들으니 거듭 감개하나 聽說桃源重感慨 

    이 걸음 종용하지 못한 것 도리어 부끄럽네 此行還愧未從容 

    간성 군수 어른이 나를 위해 양양 오색의 명승지를 설명하고 그곳에 와서 살도록 권하였으며, 또 지나는 길에 찾아 달라고 하였는데 바빠서 들르지 못하였다.


    『林下筆記』卷之三十七, 蓬萊秘書


    -------------

    62) 이유원(1814,순조14~1888,고종25)의 본관은 경주(慶州)이고 자는 경춘(景春), 호는 귤산(橘山)·묵농(默農)이다. 부친은 이조판서 계조(啓朝)이다. 1841년(헌종7) 정시문과에 급제, 검열·대교를 거쳐 1845년 동지사의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고종초 함경도관찰사를 거쳐 좌의정이 되었으나, 1865년(고종 2) 수원유수로 좌천되었다. 다시 영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873년 대원군이 실각하고 고종이 친정을 시작하자 영의정이 되었다. 글씨를 잘 썼으며 특히 예서(隸書)에 뛰어났다. 저서로 『嘉梧藁略』·『橘山文稿』·『林下筆記』 등이 있다. 시호는 충문(忠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