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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낙산사 시문

    최유해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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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 『영동산수기(嶺東山水記)』       묵수당(默守堂)  최유해(崔有海)


      만력 경신년에 나는 분호조 낭청으로서 왕명을 받들어 9월 15일 조정을 떠났다가 신유년 윤 2월 16일 복명했다. 기간은 6개월이었으며, 임무를 수행한 곳은 경기도와 강원 도로 산수를 유람할 곳이 많았다. 처음 길을 떠나 지평을 향해 가다가 앙덕을 지나면서완평 이 상공을 문안하였다. 지평에 도착하여 이여고를 만났는데, 장산을 곁에 두고 살았다. 사방에 빼어난 봉우리가 둘렀는데 그 안의 한 구역이 넓고도 깊고, 택풍당이라는 작은 누각이 가운데에 우뚝 자리하고 있었다. 이불을 나란히 덮고 하룻밤을 보내면서 옛날 일을 이야기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여고가 동구까지 따라 나왔다. 그보다 먼저 이여고가 시냇가에 술자리를 마련했다. 잠시 후 마을의 벗들이 술을 가지고 이르렀다. 그들은 바위에 걸터앉거나 소나무에 기대어 연못을 굽어보며 물고기를 찾았고, 국화를 완상하며 술잔을 돌렸다. 서로 시를 주고받으니 가을 흥취가 무르익었다. 술에 취하여 나는 일어나 원주로 향했다. 이여고와 울암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며칠 후 이여고가 약속 장소로 왔고 나도 뒤좇아 가서 만났다. 정곡의 묘소 아래에 있는 조그만 사찰이었다. 큰 산이 앞에 우뚝 솟아있고, 조그만 호수가 오른쪽을 에워싸고 있었다. 산세는 멈추다 가는 듯 일어난 형상인데, 그 꼭대기를 평평하게 해서 작은집을 지어놓았다. 산은 그 기이함을 즐길 만했고, 물은 그 맑음을 볼 만했으며, 집은 그고요함에 거처할 만했다. 이때 바람은 사납게 불었고, 나무는 누렇게 물들었으며, 산은앙상했고, 바위는 그대로 드러나 있어 그윽한 정취가 지극했다. 시와 술로 그 즐거움을도우고 좋은 벗은 그 선을 도야하니, 표연히 구름 위로 솟아오르고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된 듯하였다.

    원주를 떠나 홍원창에 이르니, 호수는 맑고 산은 수려했다. 서윤 조성립과 잠깐 술잔을 나누었다. 제천을 지나 영월로 들어서니 산은 험준하여 하늘에 닿을 듯했다. 산에 올라 물길을 굽어보니 물살이 매우 급하게 흘렀고, 산의 형세는 물건을 묶어놓은 듯 조밀하여 몇 리 정도의 너른 땅도 없었다. 노릉에서 예를 표하니, ‘노산군지묘’라고 쓰여있는데 이는 대개 송강 정철이 장계하여 봉분을 만들고 표식을 세우자고 청했기 때문이다. 묘를 지키는 조그마한 암자가 있는데 김택룡이 세웠다. 관사 뒤 10리 쯤 에 정자가 있었다. 가까운 산은 호수에 인접해 있고 먼 산은 와서 읍하는 모습인데, 마치 만마리의 말이 다투어 달리다가 강물을 마시며 멈춘 것 같았다. 물은 북쪽에서 흘러나왔고, 웅덩이의 물은 검푸르렀으며, 빠른 물살은 요란하였다. 협곡으로 들어가 올라 바라보니, 그제야 평평한 곳에서 바라보는 절경이 펼쳐졌다.

    평장을 지나 정선을 거쳐 백복령을 넘어 삼척으로 들어갔다. 산은 험하고 바위는 가파르니, 실로 한 나라의 지극히 험한 요새이다. 응벽헌이 북쪽에 있고, 죽서루가 남쪽에있었다. 산은 북쪽에서 서쪽으로 벌여 있고, 물은 서쪽에서 나와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 산은 두타산이고, 물은 오십천이다. 바위가 땅에 꽂혀 호수에 우뚝 서 있는데, 물에서의 높이가 거의 20여 길이나 되었다. 누각은 바위에 의지해 탁 트여서, 마치거북 등에 학이 서 있는 듯하였다. 절벽이 앞에 벌여 있고, 온갖 나무에는 서리가 흠뻑 내려 붉은 빛과 자줏빛으로 비단과 같았다. 그 사이사이로 구름과 안개가 드리웠고, 새가 울고 물고기가 뛰놀았다. 뱃놀이로 풍악이 떠들썩한데도 만물은 제자리에서 즐거워하고 사람들 또한 그들의 즐거움을 즐기니, 각각 조화의 기미를 타고서 자기 본성에 순응하여 즐기는 것이리라.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옥거울 같은 물속에서 흘러 움직이니, 일대가 맑고 깨끗해 흡사 인간 세상의 경치가 아닌 것 같았다.

    며칠을 머물고 두타산으로 들어갔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발길 닿는 곳마다 즐기고노닐 만하였다. 하룻밤을 유숙하고 아침에 절 뒤에 계곡으로 올랐다. 흰 바위는 울퉁불퉁하고 맑은 물이 휘감아 흘렀다. 사람들과 술잔을 띄워 보내고 물길을 따라 그 잔을 건져 술을 마셨다. 피리소리와 노래가 조화를 이루니, 골짜기가 응답하고 구름이 멈추었다. 앞산의 자태는 빼어나고 석검은 귀신이 깎아놓은 듯하였다. 가을빛에 눈이 어질어질하였고, 흐르는 구름이 하늘에 자욱하였다. 근원을 다 궁구할 수 없어 쓸쓸히 바라보다가 돌아오는데, 난새의 생황 소리와 학의 수레가 숲 끝에서 보일 듯 말 듯하였다.

    바다를 따라 북쪽으로 가서 허이대에 올랐다. 대개 이 대는 해안가에 있는 바위로 우뚝하게 서서 삼층으로 되어 있으며, 위에는 수백명이 앉을 만했다. 그 위에 올라 좌우로 바다를 내려다보니 마치 하늘과 더불어 서로 움직이는 듯하였고 산은 날아서 바다로 들어가는 듯했다. 어부를 불러 전복을 따게 했다. 어부가 끈으로 표주박을 묶어 물위에 띄워놓고 파도 속으로 들어갔는데, 표주박은 물 위에 떠 있었다. 어부가 순식간에칼로 전복을 찔러 잡아왔는데, 껍질에 붙어 꿈틀거려 차마 먹을 수가 없었다. 10리 남짓 가니 한송정이 있었다. 특이한 경관은 아닌 듯했지만, 조각해 놓은 듯한 바위에는 기이한 흔적들이 매우 많았다.

    소 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곳에 문수암이 있다. 시골 노파가 그곳에 살고 있었으나 누추하여 유람할 수 없었다. 강릉부로 들어가니 큰 집들이 줄지어 있고 역대 수령들의 공적비가 연이어 있었으니, 또한 색다른 곳이었다. 김숙무 등 여러 벗과 함께 경포대로 갔다. 호수의 넓이가 거의 10리이고 깊이는 몇 척을 넘지 않았지만, 맑은 물이넘실대며 출렁거렸다. 산은 대관령에서 뻗어 내려와 호수 가까이에서 낮아졌는데, 옅게치장을 한 듯 수려하고 빼어났다. 경포대는 산자락 위의 평평한 곳이고, 그 위에 정자를 세웠다. 동쪽을 바라보니 넓은 바다가 하늘과 닿아 있고, 남쪽 물가에는 수많은 소나무가 모래톱에 우거져 있었다. 왼쪽에는 초당이 있고 오른쪽에는 화목정이 있는데, 붉은 단청이 물에 비치어 바라보니 마치 신선이 사는 집과 같았다.

      천여 마리의 갈매기가 날아서 물가에 모이고, 황어와 온갖 물고기가 물속에서 마음껏헤엄치고 있었다. 어부가 작살질을 하여 잡으니 회로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조그마한배에 자리를 펴고 물결을 따라 오르내렸는데, 옥같이 아름다운 달이 바다에서 떠올라우주를 환히 비추니, 바다와 하늘이 온통 한 빛이어서 끝없이 넓고도 넓었다. 함께 어울려 술이 동날 때까지 마셨고, 거나하게 취해서는 시를 읊조리며 감회를 풀었고, 시를읊조린 뒤에는 노래를 부르며 즐겼다. 마치 성사를 타고 은하에 올라 만물의 밖에 홀로서 있는 듯 황홀하였다. 신선의 즐거움이 인간의 즐거움과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만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기생과 연문의 무리도 반드시 이곳에서 노닐며 이런 즐거움을 얻으려 할 것이다.

    양양으로 출발하였다. 해안가 모래가 말발굽에 닿아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으니, 이른바 ‘명사 십 리에 해당화가 붉도다’라고 한 것이다. 말발굽 소리를 말한다면 위와 아래로 천 리나 될터이다. 유독 이곳에서만 소리가 나는 것은 어째서인가? 이 이치는 따지 기 가 어렵다.

    동산을 지나는데 바다 한가운데에 절구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 전하는 말에 신선이 단약을 제련하던 곳이라 하니, 어찌 모두 믿을 수 있겠는가.

    낙산에 이르러 빈일요에서 묵었는데 절은 신라 때 창건되었다. 뜰에는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는데, 줄기 몇 그루가 배나무와 뒤섞여 있었다. 그래서 정자를 ‘이화정’이라 하였다. 바다에 바짝 붙어있어 일출을 볼 수 있다. 종을 치는 승려가 이미 날이 밝았다고 고하였다. 나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는데 채색 구름이 바다를 뒤덮어 마치 층층(層 層)의 성(城)이 물에서 솟아오르는 듯했다. 태양이 구름을 뚫고 나오니 구름은 붉고 바다는 끓어올라 온 세상이 불타는 듯하였다.

    다음날, 보슬비가 내리다가 새벽에 개어 하늘 끝이 탁 트이고 화창하였다. 아침 해가나는 듯이 솟구쳐 신비로운 빛을 비추자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대개 구름이 태양을 호위하여 다섯 빛깔이 상서로움을 응축했고, 비가 내려 바다를 말끔하게 해주었다. 태양은 가리는 것이 없어 각자 자신의 기이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하늘은 바다에서 돌고 해는 하늘에 붙어 있어, 밤낮이 서로 바뀌고 만고토록 늘 새로운 것이다. 사람은그 조화를 타고서도 세월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나태하고 게으른 욕망에 얽매여 있으니, 슬퍼할 만하다.

    아교대가 있었는데 허이대와 비슷했다. 청간정 만경대 능파대는 이보다 못하였다. 그러나 바다를 감상하는 최고의 장소라는 점에서는 모두 똑같았다. 수령 아래에 천후산이 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려 하면 산에서 반드시 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그 실상으로써 이름을 지은 것이다.

    산 아래에 청초호가 있고, 청초호 끝에 비선정이 있었다. 대게 바다에서 10여 보쯤들어간 곳에 작은 봉우리가 툭 튀어나왔는데, 어린 소나무가 덮여 있었다. 내가 그 위에 올라가 보니 향긋한 바람이 멀리서 불어왔고 마치 아득한 우주에서 조물주와 만나는 듯 이채로웠다. 간성에 있는 영랑호와 화진호는 모두 경포호와 비슷했지만 영랑호는

    암석이 기이하고 화진호는 수목이 특이하니, 각자 아름다운 점을 지니고 있었다. 건봉사에서 묵었다.

    고성으로 향했다. 길 곁에 현종암이 있었는데 민간에 전해지기로는, 53불이 서역에서올 때 이곳에서 쉬며 바위에 종을 걸어두고 굴속에 불상을 안치했으며, 돌로 된 배는 언덕에 대었다고 한다.

    10월 그믐날, 고성을 출발해 삼일포로 향했다. 길 왼쪽에 거북 바위가 있는데 세 개의 뿔을 드러내고 소나무와 삼나무가 덮고 있다. 포구로 들어가니 뱃사람이 이미 배를마련해 놓았으며, 두 배를 하나로 합치고 그 위에 장막을 설치했다. 드디어 말에서 내려 배에 올라 곧장 단서암으로 향했다. 바위가 물밑에 꽂혀 있어 부여잡고 올라가니, 한 자 남짓의 비석이 있다. ‘간성 고성의 모 포구에 몇 가지를 묻는다’라고 새겨져 있으니, 대개 매향을 기 록한 비석이다. 뒷면에 ‘고려 강릉도’라고 쓰였고, 양쪽 옆에는 ‘황제께서 장수하고 오래도록 복을 누리소서’라 새겨져 있으며, 또 ‘등불 밝힌 가마에 백은이 한 근’이라 기록되어 있으니, 대개 부처에게 아첨한 것이다.

    벼랑을 따라 바위 구멍으로 들어가니, 움푹 파인 곳에 숨겨진 석각이 있는데 바로 홍귀달의 시를 새긴 것이다. 시가 글씨만 못하고, 글씨는 석각만 못했다. 새기 는 기 술이매우 절묘했다. 그 서쪽의 바위 아래에는 붉은 글씨로 쓴 ‘술낭도남석행’ 여섯 글자가 있었다. 야만스런 사람들이 먹으로 칠을 해놓았고 유람객이 분개하여 갈아내 붉은 글씨를 알아 볼 수 없었다. 옛 자취가 사라지려 하여 안타까웠다.

    곧장 배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 바위 아래에 이르니, 넓고도 기괴했다. 돌아서 사선정에 올랐다. 대개 큰 바위가 물에서 솟아 섬이 되었고, 큰 소나무가 돌 사이에서 나와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조그마한 정자가 그 소나무에 기 대어 기 둥으로 삼고 있다. 들어가 그 기둥에 기 대니, 36개의 봉우리가 낮기도 높기도 하였으며, 푸른 벼랑과기괴한 바위는 마치 조물주가 만들어 낸 사물인 듯 그 가지들을 뽐내고 있었다.

    사면으로 둘러싼 호수는 깊고도 맑았다. 바람이 잔잔하고 물결이 고요하여, 마치 거울을 공중에 매달아놓은 듯 하였으니, 옛 사람이 이른바 ‘물이 고요하면 밝게 비춘다.’라고 한 것이다. 물의 성질은 아래로 흐르는 것이 이로운데, 폭포수처럼 날아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이며, 이 호수처럼 깊고 고요한 것은 어째서인가? 사람이 보는 것에 있어, 폭포를 보면 호탕한 흥취를 고취시키고, 호수를 보면 심성을 맑게 하며, 바다를 본 사람은 절로 천지를 포용하는 기상을 지니게 되어 각각 그 만나는 바에 따라 터득하는게 있기 마련이니, 사람은 처지를 잘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략-


    萬曆庚申. 以分戶曹郞廳承 命. 九月十五日辭 朝. 辛酉閏二月十六日復 命. 月日則六朔. 道路則兩道. 山水可遊者夥. 初行向砥平過仰德. 拜完平李相公. 到砥平見李汝固. 乃傍葬山而宅也. 四山環秀. 一區寬邃. 澤風小閣中屹焉. 連衾徂一夜. 談千古事不以眠. 汝固出洞. 先之 溪上席焉. 俄有村友携壺而戾. 踞巖倚松. 俯潭窺魚. 賞菊傳盃. 相酬以詩. 秋興酣甚. 酒半余 起向原州. 與汝固約會於欝巖寺. 數日後汝固赴約. 余亦追會. 盖鄭公糓墓下小刹也. 大山峙於前. 小湖環於右. 山勢將止而起. 夷其顚構小堂. 山可以賞其奇. 水可以鑑其淸. 齋可以栖 其靜. 時風赤木黃. 山瘦石露. 其幽情則極矣. 詩酒以陶其樂. 勝友以薰其善. 飄飄然有凌雲羽化之意. 自原州到興元倉. 湖澄山秀. 與趙庶尹誠立小觴. 過堤川入寧越. 山峻極于天. 陟山瞰流. 水勢甚急. 山形如束. 地無數里之寬. 展禮魯陵. 則書以魯山君之墓. 盖鄭松江澈啓 請封植者也. 有守墓小菴. 卽金澤龍所建也. 官舍後十里許有亭. 山臨湖. 遠山來拱. 如萬馬爭馳. 飮河而止. 水自北出. 潭渟者黑. 湍激者閙. 入峽登覽. 始有平臨之勝. 過平章歷㫌善. 踰百卜嶺入三陟. 山㟅石狠. 實一國之至險也. 凝碧軒在北. 竹西樓在南. 山自北而羅於西. 水自西而東入于海. 山曰頭陁. 水曰五十川. 巖伏于地. 壁立于湖. 距水而高幾二十丈餘. 樓據巖而敞. 有若鶴峙龜背. 山崖列前. 萬樹酣霜. 紅紫成錦. 間以雲霞. 禽啼魚躍. 樂喧舡行. 物則樂其所. 人亦樂其樂. 各乘造化之機. 順其性而娛焉. 天光雲影. 流動於玉鑑之中. 一境蕭洒. 似非人間之景致也. 留數日入頭陁山. 緣溪而上. 隨處可樂遊也. 宿一宵. 朝上寺後谷. 白巖盤陁. 淸流洄泓. 與人流觴. 隨水取飮. 笛與歌和. 谷應雲遏. 前山秀出. 石劒神剜. 秋光 眩目. 飛霞漫空. 不盡窮源. 悵望而歸. 疑鸞笙鶴駕隱暎於林梢. 遵海而北. 歷登許李㙜. 盖海 濱有巖. 屹自立成三層. 上可坐數百人. 登其上. 左右瞰海. 若與天而相轉. 山若飛入于海. 招 海人摘鰒. 海人以繩繫瓠. 浮入海波中. 瓠泛水上. 未食頃. 以刃擉鰒而出. 付甲而蠢. 有不忍 食者. 行十里許. 有寒松亭. 海山低處有松數株. 似非異境. 而有石雕鏤. 異迹頗多. 一牛鳴地有文殊菴. 野婆宅焉. 陋不堪遊. 入江陵府. 廈屋接椽. 㫌行連碣. 亦異地也. 與金叔武諸友. 適鏡浦㙜. 湖濶幾十里. 深不踰數尺. 泂澈演沲. 山自大嶺而下. 近湖而低. 淡裝秀拔. 㙜跨山 而夷. 亭構其上. 東望大洋接天. 南涯則萬松挺于沙洲. 左草堂右花木亭. 丹煥映水. 望之宛 如神仙之宅. 白భ以千數翔集于汀. 黃魚雜鱗恣泳波心. 漁人挺叉取之. 於膾允宜. 張筵小舫. 順流上下. 璧月騰海. 光遍宇宙. 水天一色. 浩洋無涯. 與之極酒以撓之. 酒之酣嘯以舒之. 嘯 之暢歌以樂之. 怳若乘星槎上銀漢. 獨立萬物之表者. 若謂神仙之樂. 異於人間則已. 不然則 安期羡門之徒. 必將遊此境得此樂而已. 發向襄陽. 海涯之沙. 觸馬蹄有Ҥ然聲. 所謂鳴沙十 里海棠紅者也. 若謂馬蹄之聲則上下千里. 獨有聲於此地者何也. 此理難詰. 過洞山有石臼於海中. 傳以爲神仙鍊丹之所. 何可盡信. 抵洛山宿賓日寮. 寺卽新羅所創也. 庭有老槐數行. 交以梨. 故梨花名亭. 直臨于海. 可覩日出. 鍾鳴僧以已曙告. 余攬衣而出. 彩雲籠海. 如層城 出水. 火輪穿雲. 雲赤海沸. 萬里如火. 翌日微雨曉晴. 乾端軒豁. 金鴉飛出. 神輝射目. 不可 正視. 盖雲以衛之. 五彩凝祥. 雨以淸海. 大陽無蔽. 各呈其奇. 吁天轉於海. 日付於天. 晝夜遆代. 萬古常新. 人乘造化. 不知天日之迅行. 自拘怠惰之欲. 可哀也已. 有阿嶠㙜. 與許李㙜相類. 而淸澗亭, 萬頃㙜, 凌波㙜亞焉. 其觀海之䧺則一也. 水嶺之下有天吼山. 天欲雨則山必有聲. 故名. 以其實. 山之下有靑草湖. 湖之窮有秘仙亭. 盖入海十步許. 小峰斗起. 稚松被之. 余臨其上. 香風自遠而至. 若與天翁相遇於縹緲. 異哉. 杆城有永郞, 花津兩湖. 皆與鏡湖相似. 而永郞巖石之奇. 花津樹木之異. 各有佳處. 宿乾鳳山寺向高城. 路傍有懸鍾巖. 諺傳五十三佛自西域歸. 憇于此石以懸鍾. 窟以安佛. 石舡艤岸云矣. 陽月晦出高城向三日浦. 路 左有龜巖. 呈三角松杉襲之. 入浦則海人已艤舡. 兩舡合一. 張幙于上. 遂舍馬而舟. 直向丹 書巖. 巖揷水底. 攀而躋. 則有小碣尺餘. 刻曰杆城高城某浦埋幾條. 盖志埋香也. 陰記高麗 江陵道云. 兩傍刻皇帝壽遐. 且題張燈窰白銀一片. 盖諂佛也. 緣崖入石竇. 有石刻陷而藏. 卽洪貴達詩刻也. 詩不如書. 書不如刻也. 刻工甚妙. 其西巖下有丹書述郞徒南石行六字. 狂獠渾以墨. 遊人憤而磨. 丹書仍迷. 古跡將泯. 惜矣. 卽以舟遡至巖下. 磅礴奇恠. 回登四仙 亭. 盖大石出水爲島. 高松出石濃陰. 小亭倚松爲楹. 入據其楹. 則三十六峰. 或低或高. 蒼崖 怪石. 有如化生之物. 爭呈其枝. 四面環湖. 淵泓澄淸. 風殘浪淨. 如寶鑒縣空. 古人所謂水靜 則明者也. 水之性利於下. 如瀑流之飛走者何也. 如此湖之淵渟者何也. 人之見者. 觀瀑皷豪 興. 觀湖淸心性. 而觀海者自有牢籠天地之氣. 各隨所遇而有得焉. 人不可不擇地也.

    『嘿守堂先生文集』 卷之十八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