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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낙산사 시문

    황경원

    페이지 정보

    조회 403회

    본문

     

    ○ 강원 도사가 되니 도암 선생이 매우 기뻐하시면서 어서 가라 권면하셨다. 내 장차중추의 달에 동쪽으로 아홉 군을 유람하면서 바다와 산을 마음껏 볼 수 있게 되었기에삼가 절구시를 지어 12수를 올리다 

    (自文學 出爲都事江原道 陶菴先生爲余甚喜 勉以趣行 余將以仲秋之月 東游九郡 縱觀海山 謹獻絶句 十二首) 

    강한(江漢)  황경원(黃景源)


    차가운 높은 나무엔 이슬기 자욱한데 高樹夜凉露氣濃

    꿈속에선 저 멀리 시냇물이 졸졸 흐르네 夢中幽澗遠淙淙

    도사의 돌아오는 행장이 가볍다 말하지 말라 莫言都事歸裝薄 

    가을골짝 구름과 노을이 만 겹이나 묵직할테니 秋壑雲霞一萬重


    두 번째(其二) 중향성의 가을 기운 과연 어떠한가 香城秋氣定如何

    천일대 서쪽에는 낙엽이 많이 쌓였겠지 天一臺西落木多

    슬퍼라 선생님께서 지금 연로하시니 只恨先生今已老

    그 누가 모시고 달빛 아래 담쟁이길 오를까 誰携明月上靑蘿


    세 번째(其三)

    청평산엔 옛적에 은자의 거처가 있다는데 淸平古有逸民棲

    층층 벼랑이 높아 오를 수 없다 하네 曾壁峩峩不可躋

    안타까워라 은자의 사립문 어디에 있는지 惆悵衡門何處在

    흰 구름만 아직도 빈 계곡을 지키고 있겠지 白雲猶自守空谿


    네 번째(其四)

    설악산에 백 길 폭포가 떨어지니 雪嶽飛流百丈垂

    현란한 무지개 내려와 맑은 물결 위에 떠있겠네 亂虹交下汎淸漪

    가상하구나 봉정암의 승려는 可憐鳳頂緇衣子 

    아직도 선생께서 은거하실 때를 기억하고 있으리 尙憶先生遯世時


    다섯 번째(其五)

    잇닿은 산봉우리 남으로 오대산에서 갈라지는데 連峰南自五臺分

    슬픈 학의 울음 달빛 아래 들리겠네 哀鶴遺音月下聞 

    어찌 하면 낚싯대를 흰 바위 아래 드리워 安得竹竿垂白石 

    비선암 위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낚아볼까나 祕仙巖上弄游雲


    여섯 번째(其六)

    태백의 산빛은 하늘 위로 뻗치고 太白山光凌上淸

    황지에는 가을비 걷혀 기러기 울겠지 黃池秋霽鴈鴻鳴 

    은자들이 집 짓고 산 것이 언제였던가 幽人築室知何歲 

    차가운 달만 또렷이 떠 돌웅덩이에 어리겠네 寒月亭亭映石泓


    일곱 번째(其七) 강을 낀 벼랑에는 단풍이 고운데 雲石夾江楓葉姸

    소양정 아래에는 저녁배가 떠 있으리 昭陽亭下暮帆懸 

    선생께서는 밤마다 창주의 꿈을 꾸시며 先生夜夜滄洲夢

    응당 갈바람 이슬 속에 찾아 드시겠지 應入秋風白露天


    여덟 번째(其八)

    첫날 돌아가지 않고 이틀째도 머무르더니 一日不還二日留

    사흘째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 누구와 놀았는고 泝洄三日爲誰游

    잔잔한 호수가 응당 손들을 즐겁게 하였으리나 澄湖澹蕩應娛客

    부질없이 영랑을 붙잡아 두어 단약을 캐게 하였구나 空滯永郞採藥舟


    아홉 번째(其九)

    넘실대는 경포엔 흰 마름풀 시들하고 鏡湖灧灧白蘋凉

    쓸쓸한 경포대에 석양빛 쉬 들겠네 寥落高臺易夕陽

    한 구비로 성은을 바랄 필요 없다오 一曲未須希聖渥

    태평성대의 벼슬살이가 또한 영광이니 淸時冠盖亦榮光


    열 번째(其十)

    가을 구름은 낙산과 나란히 높이 떠 있고 秋雲一與洛山高

    현묘한 굴 아래에는 파도가 칠 테지 玄窟下垂碧海濤

    부상이 지척이라 해돋이를 볼 수 있으니 咫尺扶桑觀旭日 

    왕명을 받들고 가는 길 감히 수고롭다 하랴 驅馳原隰敢言勞


    열한 번째(其十一)

    높은 정자 아득히 구름 너머에 서 있고 孤亭縹緲立雲端 

    총석정에 서리 맺혀 밤기운 차갑네 叢石凝霜夕氣寒 

    만일 선생님과 먼 곳까지 유람할 수 있다면 若使先生窮遠賞

    청려장 받들고 가을 산을 오르고 싶어라 願陪藜杖陟秋巒


    열두 번째(其十二)

    벗들은 다 왕명 받들고 가는 길 걱정하였는데 寮友皆愁原隰紆 

    선생께서만 홀로 바다와 산을 즐기게 되었다고 축하하시네 先生獨賀海山娛

    봉래산은 멀지만 단풍이 일찍 물들었으니 蓬萊迢遰香楓早

    한가을까지 기다리지 않고 말을 재촉하려네 不竢高秋命疾驅


    『江漢集』




    ○ 관음굴(觀音窟)       강한(江漢)  황경원(黃景源)


    운무 속 암자가 거센 물결을 누르는데 雲龕壓驚瀧

    날아오를 듯한 서까래는 천정에 걸쳐있네 飛棟跨其頂 

    백길 깊은 곳에 현묘한 굴이 있어 玄窟百丈深

    찬 등불 밤새도록 반짝이는구나 寒燈永夜炯

    용의 궁궐 바로 가까이 있고 龍宮正鄰近 

    인어의 집 또한 나란히 있어 鮫室且比並 

    아침저녁으로 조수가 일고 早潮與暮潮

    출렁이는 물은 태초의 기운과 통하네 潏潏通溟涬

    단향목에 부처를 새기었는데 栴檀刻金仙

    향기 는 어찌 그리 그윽하게 퍼지는지 香氣何幽迥

    선조께서 신령스러운 산에 기도를 하여 烈祖禱山靈

    이에 하늘이 성인을 내시었네 聖人乃天挺

    만년토록 왕위를 보위하고 萬年負黼扆

    칠묘가 제사를 받게 되었도다 七廟饗烝鼎 

    누가 일렀던가 이 산신의 공이 孰謂嶽神功

    위로 하늘과 같다고 /


    『江漢集』




    ○ 시(詩) 문학으로 강원 도사가 되니 도암 선생이 매우 기뻐하시면서 어서 가라 권면하셨다. 내 장차 중추의 달에 동쪽으로 아홉 군을 유람하면서 바다와 산을 마음껏 볼수 있게 되었기에 삼가 절구시를 지어 올리다. 12수

    황경원(黃景源) (自文學 出爲都事江原道 陶菴先生爲余甚喜 勉以趣行 余將以仲秋之月 東游九郡 縱觀海 山 謹獻絶句 十二首)


    세 번째(其三)

    청평산엔 옛적에 은자의 거처가 있다는데 淸平古有逸民棲

    층층 벼랑이 높아 오를 수 없다 하네 曾壁峩峩不可躋

    안타까워라 은자의 사립문 어디에 있는지 惆悵衡門何處在

    흰 구름만 아직도 빈 계곡을 지키고 있겠지 白雲猶自守空谿


    네 번째(其四)

    설악산에 백 길 폭포가 떨어지니 雪嶽飛流百丈垂

    현란한 무지개 내려와 맑은 물결 위에 떠있겠네 亂虹交下汎淸漪

    가상하구나 봉정암의 승려는 可憐鳳頂緇衣子 

    아직도 선생께서 은거하실 때를 기억하고 있으리 尙憶先生遯世時


    다섯 번째(其五)

    잇닿은 산봉우리 남으로 오대산에서 갈라지는데 連峰南自五臺分

    슬픈 학의 울음 달빛 아래 들리겠네 哀鶴遺音月下聞 

    어찌 하면 낚싯대를 흰 바위 아래 드리워 安得竹竿垂白石 

    비선암 위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낚아볼까나 祕仙巖上弄游雲


    여섯 번째(其六)

    태백의 산빛은 하늘 위로 뻗치고 太白山光凌上淸

    황지에는 가을비 걷혀 기러기 울겠지 黃池秋霽鴈鴻鳴 

    은자들이 집 짓고 산 것이 언제였던가 幽人築室知何歲 

    차가운 달만 또렷이 떠 돌웅덩이에 어리겠네 寒月亭亭映石泓


    일곱 번째(其七) 강을 낀 벼랑에는 단풍이 고운데 雲石夾江楓葉姸

    소양정 아래에는 저녁배가 떠 있으리 昭陽亭下暮帆懸 

    선생께서는 밤마다 창주의 꿈을 꾸시며 先生夜夜滄洲夢

    응당 갈바람 이슬 속에 찾아 드시겠지 應入秋風白露天


    여덟 번째(其八)

    첫날 돌아가지 않고 이틀째도 머무르더니  一日不還二日留

    사흘째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 누구와 놀았는고  泝洄三日爲誰游

    잔잔한 호수가 응당 손들을 즐겁게 하였으리나 澄湖澹蕩應娛客

    부질없이 영랑을 붙잡아 두어 단약을 캐게 하였구나 空滯永郞採藥舟


    아홉 번째(其九)

    넘실대는 경포엔 흰 마름풀 시들하고 鏡湖灧灧白蘋凉

    쓸쓸한 경포대에 석양빛 쉬 들겠네 寥落高臺易夕陽

    한 구비로 성은을 바랄 필요 없다오 一曲未須希聖渥

    태평성대의 벼슬살이가 또한 영광이니 淸時冠盖亦榮光


    열 번째(其十)

    가을 구름은 낙산과 나란히 높이 떠 있고 秋雲一與洛山高

    현묘한 굴 아래에는 파도가 칠 테지 玄窟下垂碧海濤

    부상이 지척이라 해돋이를 볼 수 있으니 咫尺扶桑觀旭日 

    왕명을 받들고 가는 길 감히 수고롭다 하랴 驅馳原隰敢言勞


    열한 번째(其十一)

    높은 정자 아득히 구름 너머에 서 있고 孤亭縹緲立雲端 

    총석정에 서리 맺혀 밤기운 차갑네 叢石凝霜夕氣寒 

    만일 선생님과 먼 곳까지 유람할 수 있다면 若使先生窮遠賞

    청려장 받들고 가을 산을 오르고 싶어라 願陪藜杖陟秋巒


    열두 번째(其十二)

    벗들은 다 왕명 받들고 가는 길 걱정하였는데 寮友皆愁原隰紆 

    선생께서만 홀로 바다와 산을 즐기게 되었다고 축하하시네 先生獨賀海山娛

    봉래산은 멀지만 단풍이 일찍 물들었으니 蓬萊迢遰香楓早

    한가을까지 기다리지 않고 말을 재촉하려네 不竢高秋命疾驅


    『江漢集』




    47 .낙산사에서 묵다(宿洛山寺)       황경원(黃景源)


    높은 누각에 밤새 파도 소리 시끄럽더니 高閣夜喧萬里濤

    샛별이 어느새 뜨락의 언덕에 떴네 啓明忽已在庭臯

    차츰차츰 해가 올라와 바퀴 같은 것이 커지고  升陽冉冉輪方大 

    넘실넘실 바닷물 불어나 수평선 다시 높아지누나 漲海茫茫水更高

    알지 못하겠어라 저 하늘가 어느 나라 국경인지 天際不知何國界

    굴속에는 응당 옛 신선들이 있으리 窟中應有古仙曹 

    부상은 환히 트여 삼청이 가까우니 扶桑寥廓三淸近 

    신령스러운 경관에서 이틀 묵는 노고를 잊네 靈境還忘信宿勞


    『江漢集』




    ○ 관음굴(觀音窟) 73)       황경원(黃景源)


    운무 속 암자가 거센 물결을 누르는데 雲龕壓驚瀧

    날아오를 듯한 서까래는 천정에 걸쳐있네 飛棟跨其頂 

    백길 깊은 곳에 현묘한 굴이 있어 玄窟百丈深

    찬 등불 밤새도록 반짝이는구나 寒燈永夜炯

    용의 궁궐 바로 가까이 있고 龍宮正鄰近 

    인어의 집 74) 또한 나란히 있어 鮫室且比並 

    아침 저녁으로 조수가 일고 早潮與暮潮

    출렁이는 물은 태초의 기운과 통하네 潏潏通溟涬

    단향목에 부처를 새기었는데 栴檀刻金仙

    향기 는 어찌 그리 그윽하게 퍼지는지 香氣何幽迥

    선조께서 신령스러운 산에 기도를 하여 烈祖禱山靈

    이에 하늘이 성인을 내시었네 75) 聖人乃天挺

    만년토록 왕위를 보위하고 萬年負黼扆

    칠묘 76) 가 제사를 받게 되었도다 七廟饗烝鼎 

    누가 일렀던가 이 산신의 공 孰謂嶽神功

    위로 하늘과 같다고 上與穆淸等


    『江漢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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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 관음굴(觀音窟):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 있는 법당. 낙산사 홍련암(洛山寺紅蓮庵)이라고도 한다.

    74) 인어의 집: 바닷속을 말한다. 『述異記』에 “남쪽 바다 가운데 교인(鮫人)의 실(室)이 있는데 고기와 같이 물에서 살고 직조(織造)하는 일을 폐하지 아니하며 눈물을 떨어뜨리면 구슬이 된다.”라고 하였다.

    75) 하늘이 성인을 내시었네: 태조 이성계의 증조부인 익조(翼祖)가 정숙왕후(貞淑王后)와 함께 이곳 관음굴에와서 후사를 점지하도록 기원하였더니 어느 날 밤 꿈에 가사를 걸친 중이 와서 알리기를, “반드시 귀한 아들을 낳을 것이며 이름은 선래(善來)다.”라고 하였다. 그 뒤 얼마 지나서 도조(度祖)를 낳았다고 한다. 도조는 태조의 조부이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44 江原道 襄陽都護府》

    76) 칠묘(七廟): 종묘(宗廟). 곧 태조(太祖)의 종묘와 삼소(三昭)ㆍ삼목(三穆)의 총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