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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蘘陽의 漢詩

    350. 망양정기 (望洋亭記) /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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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내가 소싯적부터 글짓기를 좋아하여, “글은 배워서 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 하여 옛사람의 책들을 구하여 읽었는데, 마음에 기억하고 입으로 독송하기를 오래 한 다 음 시험 삼아 써 보았더니 글은 비록 이루어졌으나 비루하여 보잘 것이 없었다 이윽고 생각해 보니, 글이란 기(氣)가 주가 되므로 기가 충실하지 못하고서 글을 잘할 수 있는 경우는 없었다. 옛날에 태사공(太史公) 사마천(司馬遷)은 사해(四海)의 명산대천을 두루 유람하여, 기에서 얻어 말로 나타내었던 까닭에 그 글이 소탕(疎宕)하고 기건(奇健)하여 변화가 무궁한 것이다. 나는 치우친 땅에 태어났는데 그나마 나라 안의 기이한 경관들도 다 보지 못하였으니, 글이 이처럼 조잡함도 괴이할 것이 없다 하겠다.

    그 후 영동(嶺東)으로 귀양 오는 길에 낙산(洛山)을 지나면서 일출(日出)을 보고, 임영 (臨瀛) 강릉(江陵)의 고을을 지나면서 경포대와 한송정의 빼어난 경관을 바라보고, 소공 대(召公臺)를 지나면서 아스라이 먼 울릉도의 자태를 바라봄에 기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망양정에 올라, 하늘은 푸르고 바다는 깊어 그 크기가 밖이 없고 그 넓이가 가이 없고 그 깊이가 끝이 없음을 본 뒤에야, 비로소 평생의 장관을 유감없이 다하여 호호탕탕한 흉중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듯 느껴졌다. 온갖 시내가 도도히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 것을 보고는 기(氣)는 반드시 본원(本源)을 길러야 하며 문장은 혼후(混厚) 하고 심원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며, 삼광(三光 해,달,별)이 하늘을 돌아 쉼 없이 출몰하는 것을 보고는 기는 간단이 있어서는 안 되고 문장은 순실(純實), 맹건 (猛健)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며, 교룡과 고래가 물기둥을 뿜고 사납게 날 뛰는 것을 보고는 기는 모쪼록 웅용(雄勇)해야 하고 문장은 동탕(動盪), 발월(發越)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신기루와 오서(鳌嶼 신선이 산다는 섬)가 숨었다 나타났다 멀리 서 명멸하는 것을 보고는 기는 모쪼록 침착해야 하고 문장은 기고(奇古), 유묘(幽眇)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노한 풍랑이 울부짖으며 지축을 뒤흔들고 은산 (銀山)과 옥봉(玉峯), 소거(素車 흰 수레)와 백마(白馬)의 모습을 한 파도가 눈과 얼음 같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좌충우돌로 마구 치달리는 광경을 보고는 기(氣)는 모쪼록 능 려(凌厲)해야 하고 문장은 참절(曬截), 준발(峻拔)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 며, 바람이 잠들고 물결이 잔잔하여 수면이 잘 닦은 거울 같고 위에는 오직 하늘, 아래 에는 오직 물뿐이어서 달빛이 언뜻언뜻 비치는 가운데 물과 하늘이 서로 어우러져 있는 광경을 보고는 기는 모쪼록 응정(凝定)해야 하고 문장은 부박(溥博), 연홍(淵泓)하지 않아 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와 같이 천지의 사이에 만물의 변화로서 놀랄 만하고 기 쁠 만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하게 할 만하고 슬퍼하게 할 만한 것들을 이 정자 위에 서 남김없이 거두어 잡아 나의 기운을 돕는다면, 문장으로 발휘되는 것이 뭇 체식(體式) 과 온갖 자태를 모두 갖출 터이니, 예전에 기송(記誦)하고 표절하기만 일삼던 것과 비교 하면 과연 어떠하겠는가.

    아, 내가 미미한 일신으로 정자에 올라 천지를 굽어보고 우러러보니 나의 존재가 겨나 하루살이보다도 더 보잘 것이 없건만, 높푸른 하늘과 드넓은 땅, 아득한 바다와 수많은 만물이 갖가지 괴이한 변화를 일으키면서 가슴 속으로 달려 들어와 나의 작용이 되지 않음이 없은즉, 그 또한 장엄하다 하겠다. 이에 한 호리병의 텁텁한 막걸리를 자작(自酌) 해 마시다 취해 창안(蒼顔) 백발로 정자 위에 쓰러져 누우면 천지가 일개 이부자리이고 창해가 일개 도랑이고 고금이 일개 순간이라, 시비니 득실이니 영욕이니 희비니 하는 따 위는 남김없이 융해되고 세척되어 저 홍몽(鴻濛)한 혼돈의 세계에서 조물주와 서로 만나 게 되니, 그 또한 통쾌하다 하겠다. 그 장엄함이 이와 같고 그 통쾌함이 이와 같고 보면,

    기가 어찌 충실하지 않을 수 있겠으며 또한 어찌 결핍됨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뒤 에 붓을 잡고 종이를 펴서 시험 삼아 내 흉중에 간직한 것을 쓴다면, 그 글을 보고 필시 무릎을 치며 탄복하는 이가 있을 터이니, 오늘 이 정자에서 얻은 바가 훌륭하지 않겠는가. 정자는 군(郡) 북쪽 30리 거리의 바닷가 깎아지른 벼랑 위에 있는데, 고인이 된 군수 채 후(蔡侯)가 세운 것이다.

    모년 모일에 기(記)를 쓰노라.

     

    望洋亭記

    余自少時。喜爲文辭。以爲文可學而能也。求古人之書而讀之。記於心而誦於口。久之。試 書之。文雖成而陋不足觀。旣而思之。文者。以氣爲主。氣之不充而能爲文者未之有也。昔 太史公周覽四海名山大川。得於氣而發於言。故其文疏宕奇健。變化無窮。余則生乎偏方。 而亦不能盡國中之奇觀。無怪乎文之鹵莽如是也。及謫嶺東。過洛山而觀日出。過臨瀛而望 鏡浦寒松之勝。過召公臺而望蔚陵之縹緲。中心已自喜幸。而及登望洋亭。見天容海色之蒼 然淵然。而其大無外。其闊無涯。其深無極。然後始有以盡平生之壯觀。而浩浩乎匈中。若 與曩時異矣。百川滔滔。日夜不止。則知氣之必養其本原。而爲文不可不混厚深遠。三光繞 天。出沒無停。則知氣之不使有間斷。而爲文不可不純實猛健。蛟龍鯨鯢。噴薄紛拏。則知 氣之務要雄勇。而爲文不可不動盪發越。蜃樓鳌嶼。隱現明滅。則知氣之務要沈着。而爲文 不可不奇古幽眇。風濤怒號。振撼坤軸。銀山玉峯。素車白馬。橫馳逆走於雪花氷雹之中。 則知氣之務要凌厲。而爲文不可不巉截峻拔。風恬波靜。鏡面如拭。上有一天。下有一水。 而水天相涵於空明有無之中。則知氣之務要凝定。而爲文不可不溥博淵泓。凡天地之間。萬 物之變。可驚可愕。可喜可娛。使人憂。使人悲者。無不收攬於是亭之上而肋吾之氣。則其 發於文者。衆體百態。無不兼備。而其視前日之記誦剽竊者。果何如也。噫。以眇然之身。 登亭而俯仰。則不啻如糠粃蜉蝣之微。而天之蒼蒼。地之茫茫。海之浩浩。物之林林。百怪 千變。無不驅入於方寸之中。而爲己之用。則其亦壯矣。一壺村釀。自酌自飮。蒼顔白髮。 兀然頹於其中。則天地一衾枕也。滄海一溝瀆也。古今一須臾也。是非也得喪也榮辱也欣戚 也。無不消融蕩滌。而與造物者相揖於混沌鴻濛之域。其亦快矣。其壯也如是。其快也如是。 則氣焉有未充。又焉有餒之者乎。然後把筆伸紙。試書吾胸中之所有。則其必有擊節而嘆賞 者矣。余之有得於是亭者。不其題歟。亭在郡北三十里濱海斷岸之上。故太守蔡候所建云。 月日。記。

    『鵝溪遺稾』 卷之三,箕城錄,雜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