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맺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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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진동리에서 군사도로로 정상 삼거리에 올라 단목령 방향으로 150m를 가면 헬 기장이 나오고, 다시 100m를 더 이동하면 1984년에 공병여단에서 만든 조침령 표지 석이 나온다. 이곳에서 50m를 더 가면 2007년 10월 25일 인제 국유림관리소에서 세 운 ‘백두대간 조침령(鳥寢嶺)이라고 쓴 대간석(大幹石)에 이르게 된다.
조침령 표지석 뒤편에는 백두대간 조침령(770m)은 백두에서 지리산까지 1,400km의 중간지점이라 새겨있다. 그러나 산림청 관계자는 “전체 백두대간의 정중앙지점은 휴전선 북쪽으로 40㎞ 올라간 강원도 평강군 지점이고 남한 구간의 정중앙지점은 오미 자(五味子)로 유명한 문경시 동로면 황장산(1,077m) 벌재 부근이다.”라고 밝혔다.
옛 조침령은 선질꾼과 마방이 사라지면서 바꾸미 길의 기능을 잃었기에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터널 개통으로 쓸모없어진 조침령 옛길은 백두대간 숲길로 복원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살아내면서 남긴 자취는 세세손손 전해 주어야 한다.
<그림 11> 2007년 산림청이 세운 조침령 표지석
『정감록』 에서는 강원도 홍천과 인제의 골짜기 중 일곱 곳을 들어 “3둔 4가리”109) 라 하였다. 흉년과 전염병이 없고, 전쟁과 환란을 피할 수 있는 유토피아, 우리나라 최고의 피난처가 바로 우리군의 영로와 연결된 장소들이다. ‘둔(屯)’은 골짜기가 깊어 사람 몇이 숨어 살 만한 작은 은둔처를 가리키고, ‘가리〔耕〕’는 화전을 일구어 밭갈 이할 만한 곳으로, 난세를 피해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3둔은 구룡령 너머로 내린천 상류인 홍천군 내면에 있는데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 세 곳을 지 칭하고, 4가리는 박달령, 북암령, 조침령 너머의 인제군 기린면의 진동계곡인 진동리 와 방동리에 있는데 아침가리(朝耕洞), 연가리(煙耕里), 적가리(適巖洞), 명지가리〔큰 소(沼)가 있던 마을로 명지동(明池洞)〕이다.
영로의 확·포장으로 이제 신비의 3둔4가리도 세상을 헤집고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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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鄭鑑錄』 피장처(避藏處),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地處) : 물 · 불 · 바람 세 가지 재난이 들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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