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구룡령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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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개의 구룡령길
구룡령길은 두 개이다. 둘 다 양양군과 홍천군을 잇는 길이지만 하나는 56번 국도 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일로 유명한 옛길이다.
구룡령옛길은 양양군 서면 갈천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 걸쳐있는 고개로 양양군 의 남쪽에서 백두대간을 넘는 길이다. 옛길 정상(해발 1089m)을 기준으로 명개리까지 약 3.7km, 갈천리까지 약 2.76km인데 옛길 정상은 56번국도 구룡령 정상(해발 1013m)에서 1.2km 정도 더 올라간다.
56번 국도는 총연장 231km로 양양군 양양읍~홍천~춘천~화천~철원군 김화읍을 연 결한다. 1987년 춘천~동면 구간을 시작으로 1991~1995년에 걸쳐 갈천~양양 구간이 완공되었는데 이 중 일부 구간은 일본이 수탈한 물자를 운송할 목적으로 1908년 개 설되었다.
구절양장(九折羊腸) 굽잇길 모습은 옛길보다는 56번 국도에서 확연하다.
2. 동서와 남북 교류의 흔적, 구룡령옛길
구룡령옛길 정상은 북위 37도 53분, 동경 128도 30분에 위치하는데 위도로 보면 강릉과 인접한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와 비슷하니 양양군 최남단에서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영(嶺)이라 하겠다. 『여지도서』양양도호부편에 ‘관문에서 서남쪽으로 서림 까지 30리, 서림에서 구룡령까지 40리, 구룡령에서 강릉 경계 인암(印巖)까지 30리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구룡령을 기점으로 양양-홍천-강릉 사이에 교류가 있 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옛길 정상은 강릉과 평창 사이에 있는 진고개(약 21km)와 양양과 인제를 사이에 있는 조침령(약 21km)을 잇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중간에 위 치한다. (*마루금 : 산마루와 산마루를 잇는 선)
<그림 3> 『여지도서』 관애조의 구룡령과 『관동읍지』 양양읍지도에 표기된 구룡령
3. 바꾸미들이 넘던 고개
명개리는 1973년 7월 1일 대통령령으로 양양군 서면에서 홍천군 내면으로 이관되 었으니 그 이전 구룡령옛길은 영동의 양양과 영서의 양양을 연결하는 길이었다.
구룡령 너머
감 익는 마을 있을까
가을 서성이는 고갯마루
새털구름 따라
노량 가노라니
집집마다 마중 나온 감나무 홍등 밝힌다
여기가 어디래요 말씨 꼬수분 아낙 야양 서림이래요
그래 노을처럼 하룻밤 자고 가자
앞장서니
달 삼킨 듯
그대가 웃으며 따라온다
- 허림, <서림이라는 곳> 전문
허림 시인은 홍천 출신인데 그의 시 한 편을 보더라도 구룡령 너머 두 마을이 거리는 멀지 않지만 자라는 식물도 다르고 쓰는 말도 다름을 알 수 있다.
영동에서는 소금과 해산물이, 영서에서는 감자 같은 고랭지 작물과 콩 팥 수수 깨 등 곡물이 구룡령옛길을 통해 교환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양양 지역의 임산물과 광물 자원을 외지로 반출하기 위해 현 56번 국도의 일부 구간에 도로를 놓았는데 이 길이 개통되면서 구룡령옛길은 점차 교역로의 기능을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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