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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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보벽간운(洛山寺步壁間韻) 상유(桑楡) 유사규(柳思規) 131)
법당에 높이 걸린 등불은 밝고 蓮榻高懸照佛燈
방석에 한가롭게 참선하는 스님이 앉았네 蒲團閑坐入禪僧
하룻저녁 속되지 않는 이야기도리어 무뢰하고 一宵淸話還無賴
천리 밖 어버이 생각만 더 하네 千里思親恨轉增
비단 같은 물결에 등불 같은 달빛 속에 波光如練月如燈
선방에 고요히 노승과 마주 앉았네 靜坐禪房對老僧
탑에 달린 풍경소리 맑게 들리고 靈塔曉傳淸鐸響
꿈속의 나그네 생각 깨달음 적네 夢中覇思覺未增
『桑楡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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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유사규(1534,중종29∼1607,선조40)의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자(字) 여헌(汝憲) 호(號) 상유자(桑楡子)이다.
1562년(명종17)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고, 홍문관정자가 된 뒤 정언·지평·평양서윤·해주목사 등을 역임하였다. 1593년(선조 26)에 남양부사가 되었다. 때마침 혹심한 기근으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자 죽 (粥)을 끓여 기민(饑民) 진휼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듬해 병조참지, 이어 첨지중추부사, 판결사 등을 역임 했다. 이어서 봉상시정(奉常寺正)·병조참지 등을 거쳐 1604년에 첨지중추부사가 되고 곧 장례원판결사(掌 隷院判決事)에 올랐다.
이 시는 낙산사 법당에 등불 밝은데 스님은 한가로이 참선하는데 아무리 좋은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무뢰 해 보이는데, 멀리 계신 부모님을 생각에 잠긴다.
비단처럼 맑고 부드러워 보이는 물결과 등불 같이 밝은 달빛 속에서 스님과 마주 앉았다. 이러한 산사에 풍경소리 맑게 들리는 경치 때문에 꿈 속 같은 느낌에 나그네 자신은 깨달음이 적다고 표현하여 고요 하고 여유 있는 산사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