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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사 시문

    윤휴

    페이지 정보

    조회 364회

    본문

     

    ○ 동정부(東征賦) 임자년      백호(白湖) 윤휴(尹鑴)


    애석하게도 나이 늙고 날로 쇠해가는 나     惜余年老而日衰兮

    한 해가 저물면 마음 더 안 좋다네     歲晼晩而志不平 

    주공 꿈꾸는 공자도 아닌데     非魯叟之夢周兮 

    무슨 상 나라 자탄하는 기자일 것인가      豈箕父之咨商

    갑자기이는 가을소리에     秋聲忽以動容兮

    하늘은 텅 비고 초목들 빛 누르네     天宇廓兮草木黃

    바람 불어와 옷깃에 나부낄 때면     風飄飄而振袂兮

    흰구름 따라 거닐어보기도 했지     從白雲而相羊

    봉래산 지향하여 가자고 하니     指蓬萊而言邁兮

    산이 겹겹으로 푸르르기만 하네      山萬重兮蒼蒼

    검푸른 바위산 따라 발길을 옮기니     遵紺岳以前途兮

    신패가 휘날리고 있는 듯 느껴지고     想神旆之飛揚

    반곡에 가 노자 소식 물어보니     問老子於盤谷兮

    흰털 눈썹에 깡마르고 가벼운 몸매라네     厖眉皓兮瘦骨輕

    높고 가파른 보개산을 지나     過寶蓋之巉巗兮 

    북관에 올라서 고금 흥망 굽어보고     登北觀而吊興亡

    짧은 비문을 부여에서 읽고는     讀短碣於夫如兮

    진도가 목숨 바친 것 슬펐다네     哀哉陳陶之致命 

    마니산에 앉아 장탄식을 하면서     坐摩尼而長息兮

    험준한 산에 눈여겨보노라니     迎岳色之嶒嶒

    비천을 박찬 쏜살같은 물이     凌飛川以高擧兮 

    명연에 모여 맴돌고 있네     集鳴淵而翺翔

    웬 적들은 저리도 많을까     何梵宇之怒起兮

    임금 덕화가 옛만 못한 탓이겠지     嘆帝德之衰降

    험한 바윗돌 부여잡고 위로 또 위로     攀岧嶢而上出兮

    정양산 꼭대기에 올랐더니     陟正陽之崇崗

    비로봉 높아높아 뭇 향기가 감도는 듯     毗盧卓兮衆香蔚

    골마다 파인 글들 휑뎅그렁하네그려     穴網峻兮永閬谹

    대관령까지 싸잡아서 한 덩어리로 되어 있고     據關嶺而磅礴兮 

    동해바다 손에 잡힐듯 휭 둘러 장관이로세     挹溟涬而穹聳 

    어쩌면 이리 보기 좋게 울울창창할까     夫何鬱葱而成章兮

    온통 붉은 잎에 향기로운 덩굴들     紛赩葉與蔓馨

    한밤중이면 해맑은 기운 솟고     存皥氣於中宵兮 

    이슬기운 들이마셔 창자를 씻는다네     吸沆瀣而嗽腸

    천을성 바라보며 휘파람 불고     臨天乙而舒嘯兮

    동서남북 거침없이 마음을 펼쳐보네     撫四極而揚靈 

    기기묘묘 이 무슨 조화속이런가     何造化之逞奇兮

    만 가지나 되는 꽃들 형용할 수가 없네     噫有萬之難狀

    처음에 보고서는 놀라 자빠졌다가     始屬目而駭惑兮 

    지팡이에 기대 서서 하나하나 보았더니     徐倚杖而騁望 

    어떤 놈은 나서서 가는 놈도 있고     或出以去兮 

    어떤 놈은 돌아왔다 가는 놈도 있고     或還以往 

    어떤 놈은 걸터앉아 있기 도 하고     或蹲以踞兮 

    어떤 놈은 도망가다 넘어진 놈도 있고     或走而僵 

    어떤 놈은 암컷처럼 엎드려 있고     或雌而伏兮 

    어떤 놈은 수컷같이 꿋꿋하고     或雄以彊 

    어떤 놈은 우뚝 서 있기 도 하고     或峙以立兮 

    어떤 놈은 그냥 내닫기 도 하고     或馳以騁 

    어떤 놈은 끄떡않고 무게 있어 보이기도 하고     或安重以難危兮 

    어떤 놈은 대들 수 없을 만큼 존엄해 보이기도 하고     或尊嚴以難抗 

    어떤 놈은 깎아지른 듯 혼자 높이 서있기 도 하고     或戍削而孤高兮 

    어떤 놈은 우뚝 서서 서슬이 멀큼한 놈도 있고     或穹竦而兢稜 

    어떤 놈은 현무가 되어 도사리고 있기 도 하고     或爲玄武而蚪蟠兮 

    어떤 놈은 곰과 표범처럼 사나워 보이기도 하네     或爲熊豹而獷獰

    굼틀굼틀 굼틀거리는 놈     蟉以蜿蜒兮

    흘긴 눈으로 내리보고 치보는 놈     倪以俯仰

    입 오물거리며 물에서 노는 놈     喁以游泳兮

    쌍쌍으로 날아 공중을 오르내리는 놈     翩以頡頏

    말이 달 속에서 나와     神駒出乎月窟兮

    구름을 밟고 마냥 달려가는 듯     躡雲氣而長驤

    봉이 천 길 높이에서 날다가     威鳳翔于千仭兮 

    덕이 빛나는 곳 발견하고 날아오는 듯     覽德輝而來騰

    또 어찌 보면 왕의 대가가 나갈 때     又若王者之駕出兮

    백관들 모두가 뒤따라 가는 듯     而百職咸從

    대장이 장단에 올라 있고     大將登壇兮 

    삼군이 명령을 듣고 있는 듯     而三軍之聽命 

    문채 찬란하고 경건한 태도인가 하면     匪匪翼翼兮 

    한가로워도 보이고 통실통실한 듯도 해     閼閼龐龐 

    이글이글 곤륜산 집어삼키는 불길 같기 도 하고     熛熛然如崑崗之烈炎兮

    용솟음치는 큰 바다의 성난 파도 같기 도 하고     洶洶然如巨海之濤浪

    덩실하기 당 나라의 공덕비 같은 것도 있고     崇崇如唐室之天樞兮 

    우뚝하기한 나라 구리기둥 같은 것도 있고     矗矗如漢帝之金莖 

    붉은 구름 자색 무지개가 상제 거실을 호위하고 있는 듯     如彤雲紫霓之衛帝居兮

    표범꼬리로 장식한 기 가 천자 행렬의 의장으로 서 있는 듯     如豹尾罕旗之扈天仗

    명당에 모여 있는 홀기같이 옹기종기 파기 도 하고     如明堂之圭笏峩峩兮

    궁궐 뜰에 있는 종정같이 쟁글쟁글 소리도 나고     如大庭之鍾鼎嶈嶈

    태액지 맑은 물에 피오르는 연봉오리 같은 것도 있고     如太液淸波之天開菡蓞兮

    장양 큰 사냥 때 별처럼 늘어섰던 크고 작은 도끼들도 있고     如長揚大蒐之星陳戚揚

    태고의 눈이 그대로 쌓여있듯이 새하얀 것도 있고     皓皓焉如留太古之素雪兮

    뭉글뭉글 신선에게서 받은 현상같이 생긴 것도 있네그려     積積焉如受寒門之玄霜

    또 요순 시절 읍양의 풍속같이      又如唐虞之揖讓兮

    온화하고 명랑하게 보이는 것도 있고     穆穆皇皇

    탕과 무왕이 정벌할 때같이     如湯武之征伐兮 

    정정당당하게 보이는 것도 있고     正正堂堂

    진 나라ㆍ초 나라가 중원을 두고 다투다가     如晉楚之相遇於中原兮

    혹자는 패업을 이루고 혹자는 절제를 받는 것 같은 것도 있고     或奮而成伯或折而受盟

    유방과 항우가 형양에서 싸우기시작하여     如劉項之交爭於滎陽兮 

    하나는 성했다가 패하고 하나는 넘어졌다가 일어섬도 있고     或勃而僨或跌而昌 

    다 집어삼키기 도 하고 한 쪽 차지하기도 하여     奰哉如幷呑割據兮

    끝까지 양보라고는 없었던 것 같은 것들도 있고     而極力不相讓焉

    왕도도 패도도 모두 바닥이 나     窘哉如王伯道窮兮

    결국 칼과 창으로 맞닥뜨린 것 같은 것들도 있으며     而至於劍㦸相撞者

    또 용사가 갑옷 입고 창 들고 난리에 임함도 있고     又如勇夫之被堅執銳而赴難兮 

    선비가 붓 들고 책 끼고 다니면서 공명을 세움도 있으며     如章甫之擒翰挾策以立名

    헌걸차고 굳세기 맹분 같고 북궁유 같은 그런 유형도 있고     赳赳乎洸洸乎如賁如黝兮 

    문채스럽고 빛나기자유ㆍ자장 같은 그런 유형도 있고     斐如而章如而如游如張

    붕거가 큰 기 빼앗아들고 춤추는 것 같은 놈도 있고     如鵬擧之奪纛而舞兮

    운장이 말을 몰아 달려가는 꼴 같은 것도 있고     如雲長之策馬而騁

    안연이 무릎 위에 책을 놓고 위연히 탄식함과 같은 것도 있고     如淵之橫經而喟然

    증점이 쟁그랑하고 거문고 밀치는 것 같은 것도 있고     如點之舍瑟而鏗爾

    이윤이 유신의 들에서 담담히 도를 즐김과 같은 것도 있고     如摯之囂囂然樂道於莘野兮 

    제갈량이 담박하게 융중에 누워 이성을 다스림과 같음도 있고     如亮之淡泊猗理性於隆中 

    부열이 부암에서 담 쌓는 일에 종사함과 같은 것도 있으며     如說之於傅巖身操版築兮

    휘가 녹문산에서 누에 치고 뽕나무 가꿈과 같은 것도 있으며     如徽之於鹿門躬服蠶桑

    정조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처녀처럼     如處子之貞保兮

    얌전하고 수줍고 차분하게 생긴 것도 있고     窈窕幽靖

    수양에 몰두하고 있는 조용한 선비같이     如靜士之潛養兮

    정숙하고 깔끔하고 의젓해 보이는 것도 있고     齋戒矜莊 

    석가여래가 명상하며 조용히 눈감고 있음과 같은 것도 있고     如伽之入定寂默昏冥

    노자가 마음을 비우고 현묘한 꿈속에 잠겨 있음과 같음도 있네     如聃之閉充玄虛冲靜 

    하늘이 기울자 여와씨가 고인 돌과 하늘을 고정시킨 자라같이 생긴 돌도 있고     又如女媧補天之石立極之鰲兮以之天傾

    복희씨와 우 임금 때 역상을 그리게 만든 하도를 지고 온 말과 낙서 싣고 온 거북 모양으로 생긴 것들도 있고     如羲夏負圖之馬載書之龜以畫玄象

    구개 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진주조개 같은 것도 있고     如珠貝之羅陳於九市兮

    푸른 하늘에 뒤섞여 있는 기 성 두성 같은 모양도 있고     如箕斗之錯落於靑冥

    우 임금 때 만든 구정의 세 발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姒氏之九鼎三足兮

    진시황 때 만든 열두개 금인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嬴皇之十二金人 

    악기틀 같은 것도 있고 쇠북같이 생긴 것도 있고     若鐻若鍾

    무안군이 훈련 때 지붕이 들썩이게 치던 북 같은 것도 있고     如武安勒兵之鼓屋瓦盡振兮 

    낭사에서 저격으로 진시황을 놀라게 했던 철퇴 같은 것도 있고     如浪沙狙擊之椎祖龍魂驚

    패공이 천하를 다투던 삼척검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沛翁爭天下三尺之劒兮

    당양 장판파에서 장비가 쓰던 장팔사모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當坂衛龍孫丈八之槍

    일만 군중을 진력하게 했던 이 사도가 흔든 기모양도 있고     如李司徒之颭旗萬衆致死兮

    뭇 추장들 조아리게 한 곽 영공의 벗은 투구 모양도 있고     如郭令公之免胄群酋頓顙

    들에 혈육이 낭자하게 했던 유 부수의 무기 같은 것도 있고     如劉副守之銃斧血肉盈野兮 

    가슴을 베고 정강이를 자른 악 절도 같은 것도 있으며     如岳節度之札刀椹胷斫脛

    또 조 태위가 창읍에서 오비를 견제하면서 치밀한 계획과 힘을 기르며 대들어도 끄떡않고 있었던 것 같은 것도 있고     又如條太尉之按吳濞於昌邑兮謀深氣壯角之不動

    주공근이 조조를 적벽강에서 쳐부술 때     如周公瑾之壞曹瞞於中江兮

    불이 맹렬하고 바람 세차 상영까지 전소시켰던 것 같은 것도 있고     火烈風猛燒及上營

    물귀신이 오정을 지휘하여     如巨靈之揮五丁兮 

    산천을 이리저리 뒤바꾸어 놓은 것 같은 것도 있고     反山川之紀經 우 

    임금이 용문산을 뚫고 지주를 부수고 이궐산을 잘라     如神禹之鑿龍門折砥柱闢伊闕兮

    천지의 성품을 도막도막 끊어놓고     墜斷天地之性

    또 삼천 선비가 공자의 가르침을 듣고 있는 것 같고     又如三千簪裾兮仰聽孔聖之經誦

    맹수 같은 십만 군대가 모두 강태공 지휘 아래 움직여     十萬豼貅兮咸總尙父之鷹揚

    한 황제가 신성에서 거의했을 때 삼군이 소복을 입었네     漢皇之擧義於新城兮三軍縞素

    진섭이 초택에서 크게 일어나자 만백성이 호응했고     陳涉之大呼於楚澤兮萬姓 荷兵

    황제 헌원씨가 흉려산에서 치우를 죽일 때     軒轅之戮蚩尤於凶黎兮 

    동두철액이 부월의 형을 받던 것같이 보이는 것도 있고     銅頭鐵額之伏斧鉞於大刑

    광무 황제가 왕심ㆍ왕읍을 치수에서 쫓음이     光武之走尋邑於滍水兮 

    맹수들이 맹풍과 벼락 속에서 맹렬히 싸우는 기상이니     熊豹犀象之奔股崩戰於烈風迅霆 

    주위를 돌면서 눈여겨보고     周旋而睨之兮 

    또 내려다보니 눈이 휘둥글했다     俯監而瞠之

    섬세하고 작은 놈 울쑥불쑥 험상궂은 놈     纖微磊ÿ兮

    나무와 돌이 한데 모여 있고     木石同場

    얼그럭 덜그럭 쌓여 있는 놈 올망졸망한 놈     磈磈碌碌兮 

    큰놈 작은놈이 서로 물려 있으며     巨細相撑 

    잡답하게 얽히고 설켜     雜遝紛紏兮

    추하게 생긴 놈 괴짜로 생긴 놈이 얽혀 있어     醜怪繆刑

    진 나라 채찍에 몰려온 것 같은 놈이 있는가 하면     如秦鞭之驅兮

    우 임금 도끼에 찍힌 것 같은 놈도 있고     如禹斧之逿

    순 임금에 의해 손발이 묶여 있는 이부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貳負之荷桎梏於帝姚兮

    우 임금에 의해 족쇄가 채워진 지기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支祈之被牢鎖於夏王 

    함양의 저자에서 초나라 사람 이사의 잘린 허리와 목 같음도 있고     如咸市楚斯之腰領兮 

    철도끼로 잘라놓은 유소 계집 달기의 목과 정강이 같은 것도 있고     如玄鉞蘇妲之脰脛 

    속임질 잘하다가 쪼개진 전거의 대머리같이 생긴 것도 있고     如田巨之矯誣禿首而斮兮 

    왕위 찬탈했다가 삶아진 유궁후 예의 긴 팔과 같은 것도 있고     如夷羿之僭竊長臂而烹 

    도망갔다가 사지가 찢긴 상앙의 팔다리같이 생긴 놈도 있고     如鞅之走而轘兮 

    왕돈처럼 꿇어앉은 자세로 목이 잘린 것같이 생긴 놈도 있고     如敦之跽而斨

    불을 놓아 지글지글 끓게 한 동탁의 배꼽처럼 생긴 놈도 있고     如卓之殕火燃其臍兮

    죽었을 때 칼로 파버린 환온의 귓밥같이 생긴 놈도 있고     如溫之斃刃陷其⊦

    옥홀에 맞아 부서진 진호의 머릿골처럼 생긴 놈도 있고     如晉護之腦碎於玉珽兮

    칼날에 떨어져나간 양교의 머리통같이 생긴 놈도 있고     如楊釗之頭隕於劍鋩

    제부에서 곤장 맞는 진회같이 생긴 놈도 있고     如檜卨之受杖帝府兮 

    머리를 함에 넣어 오랑캐나라로 보냈던 사와 모양 같은 놈도 있으며     如師佤之凾首虜庭 

    또 어찌 보면 육조 시대에 중국인과 오랑캐가 섞여 살던 것 같기 도 하고     又如六朝之夷夏雜糅兮

    오대 적에 임금과 신하가 서로 난잡을 피우던 것 같기 도 하고     如五代之君臣相攘 

    필리가 남하를 □□할 때 강 따라 줄을 섰던 횃불 같은 것도 있고     如佛狸之□南夏也列炬沿江兮 

    묵돌이 한 고조를 에워싸고서 기마로 진을 치고 사방을 살피던 것 같은 것도 있고     如冒頓之繞漢祖也陳騎按方 

    부진이 강좌에서 병력을 자랑하면서 말채찍을 던져 강을 막고 기 를 들어 태양을 가리울 때     如符秦之耀兵於江左投鞭斷流擧旗蔽明兮 

    처량한 모습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던 꼴 같은 것도 있고     而奔走於鶴唳風聲 

    양 무제가 동태사에서 불교에 몸바쳤을 때 중들이 길을 막고 사찰이 공중으로 치솟았으나     如梁武之捨身於同泰緇衣塞路佛刹亘空兮 

    대성이 함락될 때 우두커니 서만 있었던 것같이 생긴 놈이 있더라     而却立於臺城之崩喪 

    아아, 슬퍼라     噫嘻悲乎 

    그 기울고 몰락된 형세와 깨져 없어진 몰골들이라니     其傾陷之勢破歸之象

    안개가 짙어 돛대가 부러진 것은     霧黑檣摧

    육 승상이 남천에서 황제를 등에 업었을 때이고     陸丞相之負帝於南天兮

    회오리바람에 바다가 뒤집힌 것은     風颶海飜

    장 추밀이 바다 가운데서 목숨을 불고할 때였다     張樞密之捨命於中瀛 

    송산에서 밤에 무찌를 때는     松山夜鏖

    날으는 탄환에 비석이 부러졌고     碣石摧於飛丸兮

    관내가 유린을 당할 때는     關內橫蹂 

    차령에 의해 하늘이 진동하기도 했었지     九寰震於借靈 

    아아,     嗚呼 

    물건들을 보면 감회도 많아     唉玆觸物之多感兮 

    이내 마음 슬프기만 하다네     余懷之傷矣 

    그리고 또 어두컴컴한 곳에 살고 있는 도깨비들 하며     亦又有魑魅魍魎之宅於幽陰兮

    숲 속에 굴 파고 사는 두더지 날다람쥐 여우 너구리들이     鼴鼯狐狸之穴於林莽

    어두운 곳에서 숨어지내면서     潛䁆兮

    낮이 되면 멋대로 날뛰고     當晝以቏

    의심을 품은 듯 수줍음을 타는 듯     含疑畜羞兮 

    사람을 보고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見人以惝怳 

    그래도 제가 사는 곳에서는 내로라 하고     猶且據所以視雄兮

    세력을 부리면서 제 혼자 잘난 체하고     馮勢而自臧

    하늘도 부끄러워 않고 사람도 부끄러워 않고     不愧以怍兮

    두려워하지도 않고 여유 있게 지내는 꼴들이     不愓以䍚

    어쩌면 꼭 간사한 소인배들 몰골이어서     實憸人宵夫之狀類兮

    내 그놈의 속들 알아보고 싶지도 않다네     吾不欲究其肺腸

    그러나 그것들 역시 음양 이치가 하나로 뒤섞이고     是蓋一理二氣之磅礴兮 

    음과 양이 서로 운행하고 움직이면서     交運而迭盪 

    제각기 그 꼴대로 만들어놓은 것들이기에     所以體物而化成者 

    그렇게 변덕 심한 구름과 미쳐 날뛰는 파도와도 같다네     若是其雲譎而波狂 

    다만 만이면 만 개 하나하나 다른 꼴들을     惟吹萬之不齊兮

    누가 그렇게 맡아서 만들어내는 것일까     孰回斡以主張

    가보고 싶으나 막혀 있는 남녘 오랑캐땅     懷臨睨之阨南夷兮 

    하늘을 한번 훨훨 날아봤으면     憶翩然而下大荒

    구경하기에 빠져 돌아갈 줄도 모르고     惧躭觀以流連兮 

    길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가노라네     遂改路而下降

    뭇 꽃들이 살던 곳 어디냐고 물었더니     問百華之遺墟兮

    어쩌면 다른 말들이 그리도 많을까     何異言之幻厖

    휑뎅그렁한 대자연 속에 들어가     入元化之呀然兮

    수많은 폭포들 콸콸 쏟아지는 소리를 듣고     聽萬瀑之砰訇

    붉은 낭떠러지에 푸르른 봉우리하며     惟丹崖與翠巘兮

    새하얀 돌들 그리고 깊고 넓은 물     石皚皚兮流汪汪

    신령한 새가 살던 옛집을 보아도     瞻靈禽之舊宅兮

    소리 안 들린 지가 천년이라네     聲不聞兮千齡

    새란 놈은 어찌하여 제 자랑만 한다던가      云何鳥之自標兮

    물건마다 종류 달라 같은 것이 아니라네      物有類而非貞 

    화룡은 설레설레 물 속에 잠겨 있어      乃火龍之盤沈兮

    벼락 치고 비 쏟아져도 끄떡도 않는다네      邈乎雷雨之滿盈

    아마도 못을 비우고 떠나버려      豈竭澤而去之兮 

    이름만 남아있지 신령은 없는 게 아닐까      恐名存而無靈 

    아, 수없이 오고 가는 구경꾼들      噫游子之來往兮 

    말도 못하게 몰려드는 성명 뿐이지      紛雜遝其名姓 

    비컨대 용문에 모여드는 고기들이      比龍門之鱗集兮 

    어떤 놈은 실패하고 어떤 놈은 용 되어 하늘로 오른다던가     孰點額而化升 

    그들이 남겨둔 것 후인이 보고서는       徒留看與後人兮

    향냄새와 악취를 구별해서 말한다네      指薰蕕於臭芳

    거미 뒤를 따라 어루만지면서      步蜘蟵以摩挲兮

    붓을 집어들고 정서를 그려본다네       聊拈筆以抒情

    마하연을 찾아 쉬면서는      尋摩訶以憩息兮 

    이것이 대승이라는 뜻임을 알았고       知寓義於大乘 

    이웃을 끊고 외로이 사는 자 만나서는      遌孤宿之斷隣兮 

    궁벽한 길 찾아 괴상한 짓 하고 있음을 탄식했다네      嘆索隱而怪行 

    노향을 캐 실에 꿰어 허리에 차고       採盧香以紉珮兮

    계수나무 가지 휘어잡고 맴을 돌고       援碧桂而彷徨 

    삼대 꺾어 지팡이 삼고      折疏麻以爲杖兮

    지초를 식량 삼아 먹으면      餌玄芝以爲粻

    마음속이 너무나도 유쾌하고      竊快在其中心兮

    정신이 맑고 건강하기시작한다네      精醇粹而始壯

    운대의 가을빛을 보며 섰노라면      倚雲臺之秋色兮

    찬바람이 갑자기 내 옷에 불어오고      溘泠籟之吹我裳

    안문을 넘어 동으로 가거드면      踰雁門以東逝兮

    산 속의 온갖 풍광 다 접한다네      挹萬景之嵐光

    운취산에 가 자유자재로 노닐면서      投雲翠以偃仰兮

    산에 비치는 낙조 따라 즐겨볼까      步山映而怡情

    현자들 불러 모은 금대도 아니요      豈招賢之金臺兮

    신령을 접하는 명정도 아니면서      非接靈之明廷

    역대를 두고 왜 그리들 지었을까      何歷代之營搆兮

    황제 사는 대궐처럼 휘황찬란하게      儼皇居之煒煌 

    중에게 부드러운 말을 붙여       接軟語於禪子兮

    백개의 남긴 발자취를 보고      覩伯喈之遺蹤

    이어 전쟁에 싸워 이기는 방법 듣고서는      聞制勝於游方兮 

    칼을 어루만지며 정신이 그쪽으로 갔다네      撫孤劍而神往

    구름이 뭉게뭉게 조용히 비가 내려      雲祈祈而作雨兮

    주룩주룩하는 소리 밤새워 들었더니      聽建宵之浪浪 

    일천 산들 갑자기모습이 달라져      千山忽以改觀兮 

    비단구름이 가로 펼쳐져 있는 듯하네      若雲錦之橫張 

    마부에게 남으로 갈 길 차리게 하고      戒僕夫而南出兮 

    성사를 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跨星査兮渡虹梁 

    자천을 따라가다가 돌산에 올라가서      沿磁川以陟砠兮 

    양양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니       望東海之洋洋 

    노중련의 고고한 모습도 생각나고      想仲連之高蹈兮 

    공자가 타리라던 떼 보고도 탄식했네      嘆尼父之攸乘

    안기생을 부를 수가 있다던가       殆安期之可招兮

    진 나라 동남동녀들 어디로 갔단 말가      眇秦童之何往 

    아득한 마음 갈피잡을 수가 없어      心超忽以靡屆兮 

    머리 풀어헤치고 봉황이나 타고싶다네      欲披髮而御鳳凰 

    그리고 바람 박차고 구만리 날으는 큰 붕새랑      思搏風之鯤鵬兮

    깊은 바다에 누워 있는 큰 자라 고래랑도 생각나고      逮偃溟之鰲鯨

    백천의 풍광을 구경하기 위해       攬風光於百川兮

    한가한 날을 잡아 돌아봐야지       聊暇日以周章 

    가마를 내려두고 전송 나온 자에게 하직을 고함이여     弛擔輿而謝送者兮

    젊고 예쁜 사람 멀리 가기 때문이라네      蓋婉孌乎遠將

    높고 확트인 바다산에 올라       憑海山之高軒兮

    험준한 구정산도 돌아봐야지       回瞻乎九井之崢嶸

    아, 비로봉 그리고 구룡연이       噫毗盧與九淵兮 

    유독 꿈속에 아른거리네      獨依依乎夢想 

    그렇게도 유별나게 고고한 표상      惟卓犖之高標兮 

    그리고 그 속에 깊이 간직된 신비한 것들을       與神怪之幽藏

    내 샅샅이 다 볼 수 없는 것은      余不得攀援而窺闞兮

    힘이 벌써 그만큼 달려서라네      久矣膂力之無强

    변화하는 사물의 형태를 두루 관찰하자면       猷物化變態之是遍

    온갖 험난과 어려움 갖추 맛을 봐야겠지      而亦險阻艱難之備嘗 

    마치 순임금이 깊은 산에서 살 때      而譬重華之處深山也 

    나무와 돌과 함께 살았듯이       木石與居 

    그리고 우임금이 구년홍수 다스리면서      想夏伯之參洪流也

    섬이고 물가고 닥친 대로 갔듯이 말이야      洲渚與登

    포구에서 목란을 기대고 보아도      倚木蘭於浦口兮

    신선 사는 곳 아득하여 알 길이 없다네      杳仙踪兮難詳

    감호를 가다가야 그만둘 수가 없지       馳鑑湖且焉止息兮

    맑은 물결이 일렁일 것 아닌가      漪灔澦之淸澂

    석감에 숨어 있어도 마음 끄는 것은      隱石龕而嬋媛兮

    출렁출렁 들리는 파도소리이며      聽濤聲之 

    수레 만 대가 굴러가는 것은       車轟輵止萬轂兮

    숭산 화산같이 험준한 산들이라네      岳嵩華止嶒埈

    예쁘장한 유담 영호 다 보아도      歷遊潭與永湖之靘媚兮

    내 마음에 드는 것들 아니지만      非余心之所賞

    어쩌면 청산의 눈빛은      何星山之雪色兮 

    고개 돌려 볼 때마다 눈에 그리 차는지      每回首而盈眶 

    저 쌍쌍이 노니는 백조들       惟兩兩之白鳥兮 

    그리고 명사에 붉은 해당화       與鳴沙之紅棠 

    그것이 바다 곁에 사는 풍류이며      實傍海之風流兮 

    나그네 서글픔도 달래준다네      解覊懷之悢悢

    맑은 시내 따라 천천히 거닐다가      過淸澗而弭節兮

    날아갈 듯 잘 지어진 집을 보고서      得傑搆之飛甍

    그리워지는 옛사람 보지를 못하고      懷古人而不見兮 

    그 마음 노래가락에 실어본다네      託餘響於淸商

    노닐기 위해 일찍 출발하여      乃夙駕而容與兮

    죽포에 배 띄우고 사방을 바라보니      航竹浦以盱衡

    설악에는 구름 드리워 있고      雲垂垂於雪岳兮

    동해의 물결 호호망망도 하여      波浩浩於東溟 

    낙가산 올라 절간에 들리면      登洛伽兮入禪門 

    산간이 맞아주어 반갑고       喜山簡之逢迎

    선원 데리고 현학을 울리며      携仙源而奏玄鶴兮

    나대의 유향을 듣는다네       聽羅代之遺響 

    어쩌면 이 좋은 곳 규모도 이리 굉장할까      何寶地之宏規兮

    바다도 뭍도 온통 승지로세      占海陸之雄勝

    금선굴 하며 의상대 하며      金仙窟兮義相臺

    돋는 해 맞이하는 이화정 하며      賓日僚兮梨花亭

    먼저 비를 뿌려 먼지 씻게 하고      先雨師以淸塵兮

    또 바람 시켜 영을 선포하려는지      命風伯而宣令

    하늘은 어두컴컴 쓸쓸하기만 하고      天凄陰以沈寥兮

    구름은 꽉 끼었다 금방 벗어지네      雲霮䨴而汛晴

    끝도 안 보이는 저 넓은 바다      極瀛渤之無際兮

    정신이 아찔하여 하늘에 오르는가 싶다네      神飄飄兮上九紘

    하늘에 둥실 떠 해와 어울리는 듯      勢浮天而浴日兮

    휑뎅그렁하고 어슴푸레하기도 하고      氣澒洞而泱漭

    아득한 저 별 석목이 아니던가      渺析木之疇許兮 

    부상 저 끝까지 가보고 싶다네      直欲窮乎扶桑 

    진 나라의 천황이라는 것       繄秦域之天皇兮 

    어느 시대 누가 만든 이름이라던가      云幾代而何名 

    두 눈을 하늘 밖으로 돌려       寓雙眸於天外兮

    떠오르는 붉은 햇빛을 보니      窺出日之紅光

    용광로 속에 이글거리는 불덩어리      火輪熾於鴻爐兮

    온 바다가 부글부글 끓고 있네      環海涌其爲湯

    붉은빛 수레에 자색 일산을 달고      紛彤車與紫蓋兮

    눈부시게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班陸離其下上

    마치 뜬구름이 가리운 듯 침침하여      若浮雲之晻曖兮

    얼른 뛰어오르지 못하고 있더니      又潛躍其難升

    주위의 장애물 다 녹여내고       旣蒸蒸而銷化兮

    불끈 솟아올라 제 길 따라 간다네      更騰騰而遵養

    뭇 용들이 끼고서 힘차게 날아가니      羣龍翼其奮飛兮

    상하사방 온 천지가 금방 훤하네      六合俄其宣朗 

    저렇게도 밝기만 한 저 태양의      寔大明之隆煕兮 

    가는 길을 누가 감히 막으랴      敢閼遏於長程 

    하늘을 가로질러 땅을 짜고 가노라면      用經天行而緯地勢兮

    만물이 다 그 덕에 자란다네      凾品彙而亨貞 

    내 사실 그를 보고 감명을 받아      實有震於余衷兮 

    정과 동의 음양 이치 깨달았다네      悟懸陰於飛陽

    저 크고 작은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속에     彼小大之相乘兮

    소장의 이치가 생겨나는 것이라네      從有契乎消長

    개인 달도 어쩌면 저리 밝을까      何霽月之淸輝兮 

    서로 바라보고 번갈아서 밝혀준다네      又代明於相望

    천리 멀리 검은 연기 한 점 없고      泯纖煙於千里兮 

    만경창파에 금물결 일렁이다가      漾金波之萬頃 

    해면에 갑자기장풍이 불어오고      長風忽其駕海兮 

    천둥 벼락이 큰소리를 치게 되면      巨雷殷其流轟 

    크나큰 그 소리 그 빛이       聲與色其兩大兮

    아마 어둠 속에서 명멸하리      想起滅於窈冥

    내 그 광경 끝까지 다 구경을 못하고       余惟兹覽相觀之不可以極兮

    눈을 돌리고 귀도 돌리려고 생각했네       思收視而返聽

    환하고 넓은 유일한 길을 찾아      觀昭曠於一原兮

    무변의 광경을 두루 살펴보고      瞰無邊之光景

    옛 철인들 마음을 다시 생각하니      念先哲之襟期兮

    광풍이요 제월이요 상서 그것이었네      曰光霽與瑞祥

    왔던 길로 내 수레 다시 돌려      回朕車以復路兮 

    그 길로 죽 도로 갔다네       乃遂焉而還征 

    하늘도 울어대는 험준한 산을 지나      凌天吼之嵽嵲兮

    만 길이나 치솟은 묏부리를 바라보고      瞻皓峀之萬丈

    창해의 유허를 굽어보면서는      俯滄海之遺墟兮

    한 나라 때 장량을 생각했다네      思漢代之張良

    용감한 사나이를 만났더라면      豈猛士之可求兮

    박랑에서 충분히 요절을 냈으련만      能奮袖於博浪

    아마도 시운이 맞잖은 탓으로      恐時運之參差兮 

    부질없는 장자방 눈물만 흘렸다네      空雪涕於子房

    춘주에 들려 길을 멈추고     入春州而停驂兮

    경운의 청평을 물었더니       問慶雲之淸平

    물은 푸르러 못을 이루었고      水靑靑而成淵兮 

    산은 높아높아 상당이로세      山崔崔兮上黨 

    고고한 열경의 풍도는       夫何悅卿之高風兮 

    산과 함께 높고 물과 함께 푸르르며      共山高而水淸 

    자현의 속세를 초월했던 일들      惟資玄之逸躅兮

    탐욕자 간신배의 본보기가 아니던가      寧不律夫貪侫

    긴 흐름을 따라 돌아 돌아가면      遵長淮而摎流兮

    아득한 서울거리에 닿을 것이고      襲天街之蒼莽 

    동쪽 성곽을 보며 돌아가면      瞻東郭而言復兮 

    높다란 대궐문도 바라보이리      望閶門之將將

    삼각산 어찌 그리 높고 험준하며      何白岳之律律兮

    한강수는 어찌 그리 흐름이 세찰까      而漢水之湯湯

    울창한 남산에 올라가면       隮南山之薈蔚兮

    서울거리는 어두운 먼지 속에 있고      塵九逵之冥冥 

    오릉에는 나무들이 무성하고      樹五陵之葱葱兮 

    사교에는 연기가 자욱한데      煙四郊之芒芒

    백성들은 밭 갈고 누에 치고      民耕桑之雩雩兮

    선비들은 거문고 타고 글 외우는 곳      士絃誦之洋洋 

    참으로 아름다운 이 산하       誠河山之美哉

    이름하여 기자 나라의 남쪽 지대라네     曰箕邦之南壤

    삼가 단군의 뒤를 이어       欽檀君之克讓兮

    부사의 유풍을 이 땅에 심고      尙父師之遺馨

    세월 멀어 팔조지교는 잘 몰라도      緬八條之難詳兮

    홍범구주는 없어지지 않았다네      而九範之匪亡

    계찰이 노 나라에서 악 구경하던 일에 비하면     比季札之觀樂於虞箾兮

    비록 다른 점이 있으나 감히 말은 못하겠네      雖有他而不敢請

    옛날 중니가 올라가서는       昔仲尼之登覽兮

    태산에서 천하가 작다고 했고      小天下於岱宗 

    회옹은 낭랑하게 시 읊으며       惟晦翁之朗吟兮

    축융봉에서 가슴 털어놓았었지      乃盪胷於祝融

    속세를 초탈한 가의는      賈生之鵠擧兮

    하늘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이치를 터득했고      覩天地之圓方

    소요부는 천하를 두루 돌며       堯夫之歷覽兮

    바람과 번개를 타고 다녔다네      駕風霆而旁行

    내가 지금 구경다니는 것이야      惟今日之遊賞兮

    옛 성현들 뒤를 어떻게 따르랴      豈追蹤於賢聖 

    그러나 성인이 위연 탄식을 했던 것은      繄元聖之喟然兮 

    사실 풍영을 길이 허여했던 것 아닌가      實深與乎風詠 

    끝맺음을 하기를       亂曰 

    공자는 인자 지자가 좋아하는 것을 말하면서      孔言仁智之樂兮 

    산은 정하고 물은 동하기 때문이라고 했고       由山水之動靜

    맹자는 호연지기를 말하면서      孟云浩然之氣兮

    배양를 잘해야 생긴다고 했지      因善養以生

    그 교훈에 대한 감회가 많아       惟玆感懷之長兮 

    가을바람에 흥을 돋우고      蓋溯秋風以起興 

    감정을 산과 바다를 통해 풀어보았다네      憑海山而抒情

    지적한 것도 다르고 서로의 경지도 비록 다르지만      雖所指所造之不同兮

    천시․인사․사물의 이치는 서로 변역되어 가는 것이라     天時人事物理之相推而相

    盪也夫


    『白湖全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