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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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사(洛山寺)-양양부에서 북쪽으로 십오 리 오봉산 중에 있다(襄陽府北十五里五峰 山中)
김부의(金富儀) 49)
한번은 해안 높은 언덕에 올라 一自登臨海岸高
머리 돌려 멀리 바라보니 세상 근심이 없어지네 回頭無復舊塵勞
대성(大聖-관음보살)의 깨달음 이치 알고 싶으면 欲知大聖圓通理
산근(山根)에 부딪치는 노한 파도 소리만 들어보게 聽取山根激怒濤
한밤 중 동쪽 바다에 해가 솟아오르고 半夜銀輪湧海東
불어오는 바람결에 붉은 구름 날리네 長風吹散彩雲紅
맑은 빛 어룡굴을 바로 비치니 淸光直射魚龍窟
물가의 전각에 물결은 유리처럼 흩어지는구나 照破琉璃水殿中
『金剛山詩集』 下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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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김부의(1079, 문종33∼1136, 인종14)는 고려의 문신으로 본관은 경주이고 초명은 부철(富轍), 자는 자유(子 由)이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富軾)의 아우로 1097년(숙종2) 문과에 급제하고 직한림원(直翰林院)이 되었다. 1111년(예종6) 서장관(書狀官)으로서 추밀원부사 김연(金緣)을 따라 송나라에 가서 문명을 떨치고 귀국하여 감찰어사가 되었다. 1124년(인종2)사은부사로 송나라에 다녀왔고, 대사성과 이부·호부·예부의 3부상서(三部尙書)를 거쳐 한림학사승지(翰林學士承旨)를 역임하였다. 시호는 문의(文懿)이다.
이 두 편의 시 중에 첫수는 高, 勞, 濤의 운자를 썼다. 낙산사의 높은 곳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의 세상을바라보면서 자신과 세속에 대한 순화된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곳에서 의상과 같은 고승들이 득도한 곳으로그 이치를 터득하고 싶은 소망으로 찾았지만 자신에게는 깨우침의 공간이 아니라 다만 파돗소리 밖에 들을 수 없는 자신의 심회를 표현하였다.
둘째 수는 東, 紅, 中의 운자를 썼다. 한 밤 중에도 흰 물결이 일고 일출 전에 붉은 구름이 바람에 흩어진다. 아침 해가 홍련암의 해안 석굴을 비추자 파도의 포말들이 영롱한 구슬이 흩어지는 느낌에서 관음의 진상을 대하는 것처럼 경이함을 느끼고 쓴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