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 사리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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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舍利)는 무엇일까? 사리는 산스크리트어로 사리라(sarira)를 음역한 것인데 ‘사리라(舍利羅)’로 표현하다가 줄여서‘사리’가 되었다.
사리는‘몸’을 의미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화장(火葬)하고 난 뒤에 남겨진 뼈와 재〔灰〕까지를 의미하게 되는데 이를 전신사리(全身舍利)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랜 수행을 한 스님에게서 화장한 결과 나오는 구슬인 쇄신사리(碎身舍利)를 이른다.
사리는 다시 진신사리(眞身舍利)와 법신사리(法身舍利), 승사리(僧舍利)로 나누는데 진신사리는 석가의 몸을 화장한 유해이며, 법신사리는 석가모니가 가르치신 불법(佛法)이 부처의 또 다른 몸이라 하여 불경(佛經)을 말한다. 승사리는 고승의 시신, 또는 그들을 화장하면 나오는 구슬 등을 가리킨다.
사리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한 사례가 있었다. 1993년 말 인하대 임형빈 박사가 사리 1과(果)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한 것이 KISTI의『과학향기』에 실린 것이다.
경기도 평택 모 사찰의 한 고승이 사후 사리가 나오면 이를 유용한 일에 써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기증받은 사리 2과 중 1과를 분석하였더니 놀라운 일이 발견되었다.
첫째는 지름 0.5cm 정도의 팥알 크기 사리에서 12종의 원소가 검출됐으며 사리의 경도(硬度)는 1만 5,000파운드(6,804kg)의 압력에서 부서져 강철보다도 단단했다고 한다. (강철은 1만 2,000파운드에서 파괴)
두 번째는 대부분 원소는 뼈와 같았으나 놀랍게도 뼈에서 발견되지 않는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발견되었다. 특히 프로트악티늄(Pa)은 방사성원소로 상온에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세 번째는 프로트악티늄과 티타늄은 1,600도 이상의 온도에서 녹는 물질이라 화장 후에도 발견될 수 있지만 186도에서 녹는 리튬은 발견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과학적 접근이 신비감만 키웠다고 한다.
휴휴암 굴법당 진신사리
불가(佛家)에서 사리를 이야기하자면 반드시 탑(塔)과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탑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무덤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승탑(僧塔)도 부도(浮屠) 또는 사리탑(舍利塔)이라 하는데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묘탑(墓塔)이다. 다만 탑이 계속 늘어나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 대신 불경(佛經)을 법신사리(法身舍利)라 하여 탑 속에 봉안하였다.
우리군에도 법신사리를 모신 불탑(佛塔)과 승사리를 모신 불탑이 전해온다. 특히, 진전사 승탑은 우리나라 최초의 부도로 9세기 중반 도의선사(道義禪師)의 것으로 추정된다.
진전사가 한국 선(禪) 불교의 종찰로 참선(參禪)을 통해서 득도(得道)한 최초의 스님이 도의이기 때문이다.
이런 신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변으로 다가와 친근한 메시지를 던진 사리탑이 있어 소개해 보겠다.
진전사지 도의선사부도탑
2023년 5월 31일 낙산사 해수관음상 옆에서는「설악당 무산대종사」의 열반(涅槃) 5주기를 맞아 사리탑 제막식이 있었다.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전통적인 승탑이 아닌 생전의 모습을 한국불교 최초로 탑으로 조성하였다. 사리는 가운데 사각의 밋밋한 돌 속에 안치하였으며 표면에는 스님의 시와 그림을 음각하였다. 그 옆에는 누구든 쉬어갈 수 있게 빈자리를 마련하였다. 바다를 등지고 앉아 대청봉의 낙조를 바라보는 스님께서‘사리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내려놓고 차나 한 잔하고 가시게나!’라며 나그네를 위로한다.
아마도 사리는 탑의 주인공이 지극한 수행을 통해 깨달았던 마음을 대중에게 전하는‘수행의 결정체’였을 것이다.
낙산사 무산대종사 부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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