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신사의 가치제고를 위한 전통문화의 계승과 창작”에 대한 토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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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식 (아시아강원미속학회 이사)
전통문화를 그대로 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을 바탕으로 시대에 맞게 활용하여 창작에 이르러야 한다는 발표자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토론자의 역할을 위해 몇 가지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문하고자 합니다.
먼저 발표자께서는 양양의 동해신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문화콘텐츠로 되살리는 방안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 문제의식의 출발점으로 2장에서 ‘시공세계글쓰기’ 및 ‘반(反)4 차 산업혁명’ 개념을 제시하셨습니다. 이는 동해신사 관련 기록을 토대로 새로운 시공으로 창출하는 것, 4차 산업혁명의 반인간적 측면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듯합니다. 시공세계 글쓰기는 환상과 실재를 연결하는 상상력의 방법론으로서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레텔링을 토대로 하여 ① “동해신사의 동해용을 현재 우리 앞에 살려” 내어 “동해신사의 용이 하늘로 오름하는 용오름 광경을 해오름 양양(襄陽)에서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리고 이를 ②“복합현실(가상현실+증강현실)”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발표문에는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듯합니다. <포켓몬고>, <쥬라기공원>를 예로 드셨고, 동해신사 관련 사실과 설화의 특성을 분명하게 할 것, 동해신사의 주인공 동해신(용이나 용왕) 을 양양의 공간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말씀하신 것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가 제시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말씀하시는 ‘반4차 산업혁명’의 의미는 “인공지능을 인간적인 정서(情 緖)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발표자께서는 그 방법으로 ‘5차 산업혁명’을 제시하셨고, 그 방법은 “다문화론, 다신론, 다종교론의 입장에서 선(善)이 주체가 된 인간과 귀신의 교감, 인간과 인간의 교감이 중심이 된 산업을 만들어내면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선(善) 중심의 인간과 귀신’이라는 중심축을 활용하면 된다”라고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인간과 귀신이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될 때 사랑은 지구촌을 이끄는 보편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로 드신 <<오징어게임>>이 자본주의의 정글 원리를 극복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직 인간의 착한 본성에서만 인류를 위한 인공지능이 나올 수 있다. <오징어게임>이 결말에서 그 게임에 참여해서 죽었던 사람들이 모두 살아나는 반전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라고 하셨습 니다. 그런데 최근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 도래 시점을 앞당겨 2030년대에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1)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 선악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계신데, 지금 우리가 도래하는 특이점 이후의 AI를 성선설·성악설을 기준으로 일도양단(一刀兩斷)할 수있을까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2)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신과 물질의 구분을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빅테이터 기술은 말씀하신 대로 신격(神格)을 물격(物格)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정서보다는 기계의 본질을 갖고 있다”라는 말씀입니다. 정신과 물질의 구분이 모호해지면 기계와 정서의 구분 또한 모호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위험성을 극복 하자면 인간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보편적 사랑 중심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융복합 창의력’이필요”하다는 말씀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귀신의 교감이 필요함’이라는 주장에는 ‘신격을 대치한 물격’이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동의하지만 디테일한 논의가 필요하 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질문입니다. 동해묘의 전통을 계승하고, 재해석하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①‘전통계승론’은 옛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는 방법은 동해묘 관련 축제 (祝祭)라고 하셨습니다. 해맞이 행사와 해수욕장 개장제로 변해서 그 전통을 잇고 있으니 다행 스럽다고 하셨고, 문화재로 등록 및 옛 제도를 복원을 방법론으로 제시하셨습니다. ②‘전통활용론’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제사의식에만 머물지 말고, 강릉단오제와 춘천 공지천의 경우처럼 스토리텔링화가 필요하다는 말씀하셨고, “인간과 신의 교감은 복잡하고 어려우면 접근할 수 없다. 인간과 신의 교감, 그리고 사람의 정서는 단순하고 쉽게 이해할 때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통계승론’의 경우 발표자께서 예로 든 정조 때 글을 보면 아마도 일반인은 얼씬도 못하였을 것입니다. 축제는 어울림으로부터 이루어지는데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면 어떻게 축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오히려 무속인이 끼어야 축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릉단오 제에서 무속인이 없다면 어떨게 될까요?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두 번째 방법론으로 제시하는 ‘전통활용론’과 상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의문이 해소되어야 ③‘전통창작론’이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씀하신 “양양에서 동해신사와 관련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면 그것이 동해신사의 전통문화가 되는 것”이 전통창작론의 핵심인 듯합니다. 사례로 척추동해비의 실패와 해신당의 성공 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례를 참조하여 “동해신사의 전통은 재미와 쉬움, 접근성, 친근성을” 성공의 방법으로 제시하셨습니다.
말씀에는 충분히 동의하면서도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용의 활동을 실내에서 영상으로 보여주지 말고, 동해신사와 숲 그리고 바다에서 보여주면 어떨 까요? 밤에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동해신사뿐만 아니라 동해신사가 자리하고 있는 동해신묘지 주변을 활용해서 10∼20분의 짧은 영화 한 편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공간이 넓어져야 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가 있을 테니까요. 나아가서 용의 활동도 IOT를 통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진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제가 발표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해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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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이 커즈와일은 미국 출생의 미래학자, 발명가, 경영자, 작가인데, STEM(과학·기술·공학·수학)기술과 GNR기술(유전공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nology), 로봇공학(Robotics)의 발달로 세상은 특이점의 시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특이점’이란, 기술의 발달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영향이 넓어져 인간이 전의 생활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크게 변화 하는 기점을 뜻한. 인간에게 삶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도래한다고 주장한다.(https://journey-to-find-happiness.tistory.com/2)
2) 스마트폰, PC를 넘어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시계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을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라고 하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각종 기기에 통신, 센서 기능을 장착해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X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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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