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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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포를 서술하다. 목은(牧隱) 이색(李穡)
나라 동쪽의 산수는 조선에서 으뜸이라 國東山水冠朝鮮
찾아 유람할 뜻 가진 지 이미 수년이러니 有意高尋已數年
승려에게 물어서 현화사엘 들르고 싶고 欲問瑜伽向玄化
수묵 산수화 구하러 황해도에도 들어가리 因求水墨入黃延
의상대 꼭대기에선 길이 휘파람을 불고요 義相絶頂長舒嘯
영은사 깊은 절벽에선 잠시 좌선을 하고 靈隱深崖蹔坐禪
곧장 박연의 천 척 높은 폭포를 빌어서 直借朴淵千尺瀑
무량 세월 생사 인연을 깨끗이 씻어보리 滌淸塵劫死生緣
병든 뒤론 욕정 잊고 치발조차 쇠잔한데 病後忘情齒髮凋
온 집안이 녹 먹으니 청조에 감사하노라 渾家食祿謝淸朝
때로는 먼지 자욱해 쑥대 문을 꼭 닫는데 有時塵暗閉蓬戶
어느 곳에서 달 밝은 밤에 퉁소를 부는고 何處月明吹洞簫
깊은 못 늙은 용을 어찌 낚을 수 있으랴 潭底老龍寧可釣
산꼭대기 봉황은 본디 불러도 안 온다네 岡頭瑞鳳本非招
다만 지금 우뚝한 도를 누구에게 물을꼬 只今卓爾從誰問
본래에 시골서 한 표주박 물을 마시었네 陋巷由來飮一瓢
『牧隱詩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