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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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주석(洛山酒席) 간재(艮齋) 조종저(趙宗箸) 239)
넘실거리는 흰 물결에 산바람 흔들리고 白浪飜天風撼山
등불 밝은 곳에 스님은 한가롭네 佛燈明處寺僧閑
문 앞은 푸른 바다 뜰에는 밝은 달 門前滄海庭前月
천하의 기경 혼자서 보네 獨占奇觀天地間
○ 낙산관일출(洛山觀日出) 간재(艮齋) 조종저(趙宗箸)
술에 취해 깊게 잠들어 宿醉昏昏睡正濃
새벽에도 깨지 못하네 晨光侵戶尙瞳朧
스님이 다가와 아침 해 보라기에 居僧蹴我看朝日
은해는 창망한데 붉은 빛 물들었네 銀海蒼茫萬里紅
『艮齋集』
양양부사 시절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에 깨지 못하자 스님이 다가와 일출을 보라고 하기에 일어나 일출을 보고 지은 시이다. 망망한 은빛 바다에 일출로 붉게 물드는 광경을 보고 표현하였다.
○ 제회원당(題懷遠堂) 간재(艮齋) 조종저(趙宗箸)
만발한 요황(모란)에 자하기운 가득하고 百朶姚黃爛紫霞
현산 서쪽 밭두둑에 비로소 해가 기우네 峴山西畔日初斜
그대 습지 240) 떠나가지 마시게 使君不向池習去
임천 호사가에 와서 취해 보세 來醉林泉豪士家
『艮齋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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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조종저(1631,인조9년~1690,숙종16)의 본관은 한양(漢陽)이고, 자는 취숙(聚叔), 호는 간재(艮齋)이다. 1680년(숙종6) 경신대출척(庚申大黜陟)으로 서인(西人)이 등장할 때 종부시정이 되었다. 1675년(숙종1) 7월에양양부사로 도임하였다. 학문에 뛰어나고 특히 역사에 밝았으며, 산수· 천문· 의약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달하였다.
양양부사로 낙산사에서 술자리를 하고 느낌 감회를 표현하였다. 넘실거리는 물결이 산바람에 흔들리는데 산사의 스님은 등불 밝히고 참선하는데 한가롭기만 하다. 수천년 동안 변하지 않는 낙산의 풍경인 문앞은 바다요, 뜰에는 달, 천하의 기경을 혼자 보는 것을 아쉬워하며 표현하였다.
240) 양양은 예부터 모란이 많았다. 모란이 불게 물들어 화려하게 피었는데, 황혼 무렵해가 기울자 벗들과 즐거운 연회를 하며 보네고 싶은 심회를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