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양양의 자랑 황금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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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깊어 겨울 문턱이다.
가을이면 늘 기다려지는 송이축제, 연어축제가 올해는 송이연어축제로 함께 열려 양양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가을에 들어서면 양양군민들은 송이가 얼마나 나올까 그리고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촉을 세운다.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해마다 가격이 높아진다. 원일전리 박상우 어르신 증언에 의하면 매일 경운기로 한가득 채취하였었다는데 요즈음의 생산량은 안타깝기까지하다. 매년 생산 절정기를 맞는 9월 말쯤이면 일평균 300~400kg 이상 많게는 1t이상 수매가 이뤄졌으나 올해는 100kg 안팎 수준을 맴돌고 있다. 1등품 공매가격도 1kg당 최고가가 2020년 641,600원, 2021년 1,100,000원, 22년 1,333,800원이었으나 올해는 1,562,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백두대간 수십년된 소나무(적송) 아래에서만 자라는 양양황금송이는 타지역 송이에 비해 육질이 두텁고 수분함량이 낮아 단단하다. 고유 향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것으로 평가되었고, 일본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양양송이 공판가는 역시 전국 최고 수준으로 타지역의 송이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문헌자료에 따르면 송이는 백로(白露:9월8일경)를 기준으로 10월 하순까지 발생하며 땅 속 온도가 19도 이하, 토양습도 20% 내외에서 2~3일간 유지되면 약 보름 뒤에 지표면으로 올라오며 4~5일 후부터는 갓이 벌어진다고 한다.
송이는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므로 전부 자연송이다.
송이버섯은 숲의 특정한 나무(소나무)와 어울려 지내는 땅속 곰팡이의 자실체로, 이 곰팡이는 나무에게 양분을 찾아주는 대신 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얻는다. 이러한 상리공생(相利共生) 때문에 인위적인 송이 재배는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그런데 송이의 생태는 자연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인간에 의한 ‘교란’도 큰 몫을 한다.
송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 이인로의『파한집』으로, ‘~한번은 추부(樞府)의 김존중을 뵈러가니, 마침 송지(松芝)를 바친 사람이 있어,~’(常謁樞府金存中, 適有獻松芝者~)라고 송이(松耳)를 송지(松芝)로 기록하고 있다.
고려의 문인 이규보(李奎報)는 송이를 신선의 음식으로 비유하며 송균(松菌)으로 적어 예찬하고 있다. 목은 이색은 자신의 시문집에서‘선녀의 하얀 속살’로 비유하며 송이를 노래했다.
『동의보감』(1613년)에는 송이(松耳)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성질이 평하며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맛이 향기롭고 좋으며 솔 냄새가 난다. 이것은 산에 있는 고송 밑에서 솔기운을 받아 돋은 것인데 나무에 나는 버섯(木耳)중 제일이다. 『속방』 ’송이에 대한 최초의 한글 기록은 한글 요리서인『음식디미방』(17세기중엽)에 기록되어 있는 '숑이'이다. 1809년 빙허각 이씨가 가정 살림에 관해 저술한 조리서인『규합총서』에도‘숑이’라고 적고 있다.
예로부터 산속의 진미, 귀족 버섯으로 알려진 송이는 그윽한 솔향기와 달짝지근한 맛,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의 세가지 아름다움을 갖춘 하늘이 보내준 성찬임에 틀림없다. 문인 이규보가『동국이상국집』에서 솔바람과 찬이슬만 먹고 자라는 고고한 자태의 송이를 먹으면 마음까지 평온해진다 고식송균(食松菌;송이를 먹다)이라는 시를 읊었을 정도이다. 이 시를 함께 읽으며 선조들의 송이 사랑을 느껴보자. 양양군민들의 송이 사랑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양 황금송이
食松菌송이를 먹다
이규보
菌必生糞土 버섯은 썩은 땅에서 나거나
不爾寄於木 아니면 나무에서 나기도 한다.
朽腐所蒸出 모두가 썩은데서 나기에
往往多中毒 흔히들 중독이 많았다 하네
此獨産松下 이 버섯만은 소나무에서 나
常爲松葉覆 항상 솔잎에 덮였었다네
爲有松氣熏 소나무 훈기에서 나왔기에
淸香何馥馥 맑은 향기 어찌 그리도 많은지
尋香始可得 향기따라 처음 얻으니
數箇卽盈掬 두어 개만 해도 한 움큼일세
吾聞啖松腴 내 듣거니 솔기름 먹은 사람
得仙必神速 신선 길 가장 빠르단다
此亦松之餘 이것도 솔 기운이라
焉知非藥屬 어찌 약 종류가 아니랴
(동국이상국집 제14권)
파한집 ~ 常謁樞府金存中適有獻松芝者~/ 한번은 추밀원의 김존중을 뵈러가니 마침 송이를 바친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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