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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 6백년 미래를 잇는 양양문화원

    2009 양양의 6·25 비화

    당목과 불 멀미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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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당목과 불 멀미

    사천리는 지금은 마을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인공 때는 그 어려웠던 시절에도 불구하고 내무서 모르게 마을제사를 지내곤 하였다.

    어느 해(주106) 겨울에 눈이 많이 와 서낭나무가 쓰려져 버렸다. 미신타파에 앞장섰던 좌익사상에 투철한 마을 사람 하나가 있었다. 그 사람이 톱으로 이 나무를 잘라 불쏘시개로 사용하였다. 그 해 눈이 워낙 많이 와 집 처마에 눈이 닿을락 말락 할 정도였다. 그러니 산으로 나무하러 가기도 어려웠던 참이라 동네 어귀에 나무가 쓰러지자 참 잘되었다고 그 사람은 생각했던 것이다.

    그 나무로 불을 떼어 밥을 해먹고 여물도 쑤어놓고 집에 들어앉았는데, 그만 탈이 나고 말았다. 이른바 동투가 난 것인데, 그렇게 그 집안 사람들 모두 불 멀미를 시작한 것이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불 멀미를 하던 그 사람은 전쟁 중에 끝내 이북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사천리는 인공 치하에서도 가만히 마을 제사를 올렸었건만, 그 해 겨울 폭설에 서낭나무가 쓰러지고 난 뒤부터 마을제사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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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106) 1950년 겨울-1951년초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