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비화

2. 미군부대와 공병단에 이발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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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39회 작성일 2016-03-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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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군부대와 공병단에 이발봉사

김홍식 (남, 77, 양양읍 연창리)
면담일 : 201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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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령이내려지자거마리에피난와서살면서상평학교에다녔다.
인공때5촌당숙이월남했는데신고를안해서아버지께서정치보위부(전삼육유치원자리)에 끌려가 심한 고초를 당했다. 6·25한국전쟁 때 헌병들이 남쪽으로 피난가라고 해서 주문진에서 1박을 하는데 눈이 엄청나게 내려서 피난 온 우리들은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1950년 7월 23일부터 양양에는 공습과 함포사격이 심해 소개령이 내려지자 양양사람들 중 일부가 거마리로 피난을 와서 생활을하게되었다. 그해추석무렵미군비행기가현북중학교를공습할당시우리가다니던상평인민학교도공습을받았다.
인천상륙작전이전개되고1950년9월28일서울이수복되는시기에인민군들이 북으로 후퇴할 당시 양양지역에도 북상하던 인민군들이 우리 집 식구를 비롯한 동내 사람들을 함께 데리고 북으로 들어갔는데 우리 집 식구들과 일부 마을 사람들은 마을 인민위원장과 여맹위원장의 설두 하며 다구 치는 바람에 거부하면 잘못 될 까봐 마지못해 따라나서게 되었다. 성내리 붕근넘고개[북문:北 門]를넘어 청곡리로 해서 감곡리를 지나 금풍리 와 사교리를 지난 다음 대문턱 (석교리)으로 해서 상복리에 이르자 후퇴하는 대열에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감시가조금뜸하고느슨한틈을타상복마을산으로들어가서숨어있다가주위 가잠잠해지자우리식구들은산길로도망을나왔다.
3개월 만에 헤어졌던 아버님이 돌아 오셨다. 1·4후퇴 시 울진, 죽변까지 도보로 피난을 가는데 중간에 민가에 들어가 밥을 얻어먹으며 나갔다.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동생들 3명을 합해 7식구는 끼니를 때우는 일이 제일 어려웠다.
아버지가행방을알수가없이사라져애타게기다렸다. 왕도이모댁에서며칠을묵고있는데3개월만에아버지가돌아오셨다. 길에서군인들을만나짐꾼으로 고성 건봉사 전투에 탄약을 지고 고지에 운반하는 일을 하며 전투에 참가하였다고했다. 부대에서증명서를 해주고헌병이 태워다주었다고했다. 정말전쟁에 나가 돌아가신 줄 알고 할머니는 매일 기도를 하셨는데 기도가 통하신 것같다고하셨다.


- 동호리미군낙하산부대, 375의무중대, 1101공병단에서이발봉사를했다.
오랜만에집으로돌아오니집은모두타없어지고피양(평양)집등몇집만남았다. 우리는 성내리 군청뒤에토막집에서 지냈다. 토막집은 전쟁전에사랑방에살던사람이먼저와서움막집을짓고살았는데주인집을지을수있게남겨두었다. 그 집은 나중에 시장에 기름집을 내고 우리는 그 집 방2칸과 부엌 1간에서살았다. 16살소년이할일은없었다. 그래서이발소에나가손님들에게머리도 감겨주고청소도하고이발기술을배웠다. 그때미시령도로공사로양양사람들이동원되었는데나는거기사람들에게이발을 해주었다. 그리고 군부대에도 가서 이발을 해주러 갔다 오던 중 강현 면사무소 앞에서 군 부대 차와 우차가 충돌하는 장면을목격하고사망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미 극동사령부 산하 낙하산부대가 여운포리 있었는데 거기도가서이발을해주고서문리여학교자리에 있던 375의무중대에도 가서 이발 봉사를 하였다. 그리고1101야전공병단이양양에주둔해있었는데그곳에도가서이발 봉사를했다.


- 단발령이내려져상투를자르고머리를깎으니머리이가버글버글거렸다.
1군단 민사처 에서 천도교인들에게 단발령이 내렸다. 그들은 상투를 틀고 살았는데 상투를 자르라는 명령이 내려온 것이다. 치안대 사찰주임이 이발 기구를 지참하고 따라 오라고 하여 내곡리로 갔다. 4~50대로 보이는 남자는 머리에 수건을쓰고있어상투를올렸는지알수가없다. 사찰주임이머리를깎아야한다고하니나는천도교를믿으므로깎을수없다고했다. 수건을벗으라하니항의했다. 바로그때사찰주임이확잡고발을걸어넘어뜨리고목을잡고머리를 깎으라고했다.
나는준비한이발기구로재빠르게머리를잘랐다. 상투는잘려지고그사람은 소리를 지르며 반항했다. 머릿속에는 머리이가 버글버글 하였다. 이렇게 내곡리에서 2명을 머리를 깎았다. 다음 날은 갈벌(가평)에 가서 상투를 잘라야하는 대상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출타하고 없다고 하여, 마을 입구에서 그 사람이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들어오면 사찰주임을 따라 들어가“단발령이 내려왔으니깎자고하면”모두반항을했으나강압적인조치로갈벌에서도5명이나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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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을 하고 있는 미군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