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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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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찬수
조회 13,498회 작성일 11-02-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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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가르침의 말이 있다. 그 가르치는 덕목내용의 범위가 아주 넓게 적용되는 말이다. 이는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글로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란 대성(大聖) 공자의 말이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의 뜻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다섯 글자는 중용(中庸) 27장에도 나오는데 온(溫)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유학자 정현(鄭玄)은 심온(燖溫)을 온(溫)과 같다 했는데 심(燖)은 고기를 뜨거운 물속에 넣에 따뜻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옛것을 배워 가슴속에 따뜻하게 품고 있는 것을 말한다. 주자(朱子)의 주(註)에는 심역(尋繹)하는 것이라고 했다. 찾아 연구한다는 말이다.

 

결국 온고이지신은 옛것과 새것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옛것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이는 오늘의 새로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새로운 사태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장차 올 사태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설 수 없다는 의미이다. 과거와 현재(사실은 현재란 시제는 찰나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와 미래에 대한 인과(因果) 법칙적인 원리를 터득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식의 태도라면 후진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줄 자격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1972년 동대문에 있는 J여자 중학교에서 나는 수학교사로 재직하였다. 여름방학이 시작 될 어느날이었다. 나는 서울의 명문인 대광고등학교 강당에서 신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교육을 받았다. 당시 동부교육청 학무과장이란 분이 강의를 하였는데 그 명강의 말씀 내용이 가끔 생각이 난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문교사가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는 바람에 교무부에서 신임 한문교사가 올때 까지 교내의 국어담당 신임교사에게 당분간 한문 과목을 가르치 란 것이다. 당시는 경우에 따라 학교 사정상 "상치과목(=자기전공이 아닌 과목을 동시에 가르치는 경우)"교사제도를 운용 할 때이다.그 교사는 국어전공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교사였으나 한문교사로서는 전공이 다르기 때문에 국어담당교사는 마지 못해 명에 의하여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다음이 문제였다.

 

즉, 교과내용에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이란 문장이 나왔는데 국어교사가 대충읽어 보니 글자 한자 한자의 어의를 대략 알것 같아서 자신만을 믿고 학생들에게 임시변통으로 가르친다는 것이 "정신이 한번 고꾸라 지면 될 일도 안된다" 라고 엉뚱하게 가르쳤다 한다. 도(到)자를 도(倒)자로 잘못 안 점도 있어서 인지....! 원래는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어떤 일이라도 이루어지지 않겠는가!!"라는 일깨움의 교훈적 뜻이 담긴 말인데 .... 그럴싸한 둘러대기 해석이 었으나 그 다음부터 인기있다던 국어교사만 보면 학생들이 퉤! 퉤! 하였다고 했다.

 

국어교사가 명강의를 한다고 해도 전공이 다르면 매사에 머리를 숙일 줄 알아야 하는데 자신만 믿고 막나가는 처신으로 인해 나타는 결과가 이렇게 엉뚱하였다. 자신이 없으면 교무실에서 다른 선배 교사나 전공이 다르더라도 나이 많은 교사를 찾아가서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한문해석 자문만 구했어도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을 터인데 지울 수 없는 봉변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물어본다는 것은 칭찬받을 행동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 그 교사는 학생들에게 평생 일도(一倒)선생님으로 통했다고 한다. (화곡. 김찬수)